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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사도 Apr 23. 2021

생애 첫 라이브 커머스 진행 후기(1)

라이브 방송 하루 전까지 생생 기록

 수천 번의 고민과 걱정 끝에 2021년 3월 31일 생애 첫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진행했다. 1시간 동안 진행했고, 약 800명의 시청자와 함께했으며, 약 500만 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첫 라이브 커머스 방송이었고 100명만 봐주셔도 성공일 것이라는 기대를 무색하게 만들 만큼 예상 밖의 성과였다. 기획 라이브 방송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동시간대 ‘푸드’ 카테고리에서 접속자 수 2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1위 판매자의 시청자는 15,000명이었다는 것은 안 비밀)


 ‘대박이다!’라고 할만큼의 성과는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관련 경험이 하나도 없는 온라인 셀러에게는 값진 경험이자, 추후 마케팅의 방향성을 잡을 수 있는 계기였다. 매출액 또한 시간 대비 적지 않은 금액이기도 했다. 제대로 준비한 시간은 이틀이 채 되지 않았다. 리허설은 전날에 한 번, 당일 한 번 2번 약식으로 진행했다. 방송 시작 전에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준비했는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조금은 구체적으로 준비 과정과 진행 현장을 이야기 드리고자 한다.


 ▶ 라이브 방송 하루 전까지
 방송 하루 전까지는 당연하게도 판매할 아이템과 가격은 정해두어야 한다. 가능하다면, 제품의 소구점(광고가 시청자나 상품 수요자에게 호소하는 부분이나 측면)도 미리 조사/공부하는 것이 좋다. 나처럼 본인이 직접 판매하는 제품이라면 조금은 더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방송에서 설명하고, 잠재 고객의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 라이브 방송의 특성상 제품을 잘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시청자들이 바로 알아볼 수 있으며, 이는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제품 설명, 프로모션을 요약해서 보여줄 수 있는 팻말을 미리 준비하는 것도 매우 좋다. 라이브 커머스는 화면 크기가 제한적이고, 기능의 특성상 홈쇼핑처럼 제품 가격과 특징들을 화면에 글자로 나열해서 보여줄 수 없다. 시청자들이 말로 설명하며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요소가 필요하다. 나는 프로모션 가격이 기존 판매금액 대비 얼마나 할인되는지와 혜택을 강조하는 팻말을 하나 준비했고, 판매하는 두 가지 제품의 소구점을 4가지 키워드로 각각 준비했다. 총 3개의 팻말을 준비했다. 간단한 디자인 후에 인쇄업체에 맡기면 개당 5,000원 정도의 저렴한 금액으로 제작이 가능하다. 포토샵을 다루기 어려우실 경우, PPT로도 간단하게 작업해서 넘겨줄 수 있다. 이 부분도 어려우실 경우, 크몽 등 재능 공유 플랫폼을 이용하면 된다. 고난이도 작업이 아니라 저렴하게 의뢰 가능할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대본을 준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프로그램의 주요 구성 뼈대만 키워드로 잡고 그 흐름대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방송 중에는 시청자들의 질문과 소통이 수시로 이뤄진다. 라이브의 특징이자 장점은 시청자와 셀러의 ‘소통’에 있다. 대본 위주의 진행은 소통을 방해하고 자칫 일방적인 정보 전달만 하는 ‘재미없는’ 방송이 될 가능성이 크다. 나 또한 라이브 방송 전에 다른 분들의 방송을 보며 공부했다. 대본 없이 자연스럽게 소통하며 진행하는 방송은 시청자들의 호응도 컸고 그만큼 관심도가 큰 것 같았다. 반대로 대본 위주로 진행하는 방송은 시청자들의 참여가 최소화되고 TV에서 나오는 홈쇼핑을 보는 것과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굳이 라이브 커머스를 찾아서 보는 것은 일방적인 제품의 특장점이 궁금하기보다, 이 제품에 대한 궁금증과 실제로 어떤지 보기 위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읽어 내려가는 대본보다는 흐름을 간단한 큐시트로 만드는 것이 좋다. 나는 아래와 같이 진행 순서/키워드를 구성했다.


예)  

    오프닝 3~5분: 인사(밝게) / 오늘 라이브 소개 / 1주년 기념 / 새우의민족 소개  

    혜택 강조: 방송 중 무료 배송 / 300팩 한정 판매 / 곰새우, 닭새우 국내 최저가  

    곰새우 소개  

    닭새우 소개  

    조리법 시연: 뜨거운 물 조리 / 에어프라이기 버터구이 조리  

    곰새우, 닭새우 먹방  

    보관 방법, 배송정보, 구성/가격 다시 강조  

    마무리 멘트, 다음 라이브 예고

  

 보여지는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 외모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외모만으로 시청자를 잡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ㅠ.ㅠ) 개인 셀러가 직접 출연하는 방송의 경우에도 출연자의 외모와 시청자 수가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었다. 시청자분들이 흥미를 느낄만한 요소와 함께 깔끔하고 신뢰가 가는 소품 준비를 미리 해두면 좋다. 나는 식품을 보여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에 ‘앞치마’를 준비했고, 새우를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새우 머리띠’를 준비했다. 처음에는 새우 코스튬을 입고 진행하려고 했지만, 과하다는 주변의 의견에 따라서 머리띠로 바꾼 것인데, 지금 생각해봐도 너무 과한 것보다 적당하게 포인트를 줄 수 있는 머리띠와 깔끔하고 단정한 앞치마 조합이 가장 나은 선택이었다. 과한 컨셉은 소개하려는 제품보다 출연자에게 잠깐의 흥미만 느끼게 할 뿐인 것 같다.


 방송 당일 도움을 줄 수 있는 스태프 2명 정도 미리 섭외하시는 것을 추천한다. 여건이 되지 않으시면 혼자 해야 겠지만, 돌발 상황 및 매끄러운 진행을 위해서 2명 정도만 도움을 줘도 훨씬 원활한 진행이 가능하다. 한 명은 온라인 CS 담당자 역할을 하면 된다. 실시간 채팅창에 올라오는 질문 중 진행자가 미처 답변을 못 하고 지난 부분, 자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 당일 프로모션에 대해 수시로 안내, 불량 시청자(욕설, 비방 등으로 방송 흐름 방해자)의 경고 및 강제 퇴장을 담당해준다. 또 다른 한 명은 현장에서 카메라 움직임을 잡아주거나, 상황에 따른 준비물 등을 준비하여 출연자가 화면을 비우지 않게끔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나 또한 2명의 도움을 받았는데, 방송 당일 라이브 예약을 걸어둔 방송이 갑작스럽게 중단되면서 크게 당황했다. 다행히도 CS 담당 스태프가 중단된 방송에서 새로운 라이브로 다시 안내를 시작했고, 현장 담당 스태프가 새로운 방송을 개설하는 동안 새로운 방송을 준비했다. 


 처음 방송을 시도하시는 분은 적어도 1명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스태프와 함께하기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더불어, 방송 당일 방송 시청자로 분위기를 만들어줄 시청자 역할 지인을 초대하는 것도 강력히 추천한다. 썰렁해질 수 있는 방송에서 시청자들의 채팅방 참여도와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혹시,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서 실제 방송 영상 아래 링크로 남겨둘게요:)

※ 2021년 3월 31일 실제 방송 영상 : https://view.shoppinglive.naver.com/replays/10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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