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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포레스트
Mar 02. 2024
경유지에서 만난 추억들
중국동방항공 타고 베이징에서 경유하기
어느덧 게이트가 열리고 내가 타고 갈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비행기마다 시트 색깔이 조금씩 다른 편이라 그 색으로 여행지를 기억하곤 하는데
예전에 갔던 유럽여행도 중국동방항공이라 똑같은 푸른 시트색이 나를 맞이해 주니
진짜로 유럽을 다시 가는구나 하는 실감이 들었다. 똑같이 베이징에서 경유한다는 것조차 말이다.
설레는 마음도 반, 갑자기 무슨 사고가 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반인 채로 출발했다.
원래 같았으면 비행기 사고 등에 생각을 할 텐데 경유 시간이 2시간이라 연착되면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를 놓칠 수 있어서 제발 연착만은 피하게 해달라고 빌었다.
다행히 연착은 되지 않았고 위탁수하물도 다시 찾을 필요가 없어서 비교적 느긋하게 공항을 둘러보았다.
예전에도 닫힌 가게들이 많았는데 여전히 닫혀 있었다. 왜지? 내가 항상 인천공항만 생각해서 그런가?
명품을 파는 상점들도 많이들 닫혀 있었고 구경할 수 있는 공간은 식당가와 몇몇 개의 작은 상품을 파는 가게만 있었다. 공항에 불도 환하게 켜진 공간이 많이 없어서 마치 새벽에 체류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이것마저 여전해서 좋은 걸까? 과거의 기억을 되짚어 베이징 공항에 있는 KFC를 찾으러 갔다.
향신료를 못 먹기에 아무 음식이나 시키기엔 조금 무서워서 만만하던 게 KFC였으니까.
기내식을 먹어 약간 배가 불러 닭다리 하나만 샀다. 사실 맛이 크게 다르진 않지만 나는 이 공간에서 먹는 치킨의 맛을 좋아한다. 여행에 대한 설렘의 맛일까.
주문을 하고 미리 준비한 하나은행 트래블로그 어플에 돈을 송금해 두었기에 이걸로 먹으면 되겠다 싶었다.
5년 전에 왔을 때는 파운드를 위안으로 환전하고 먹었는데 그 사이에 세상이 많이도 변했구나 싶었다.
트래블로그 카드로 결제를 하는데 안 된다고 하길래 당황하다 혹시 모르니까 하고 가져왔던 신용카드로 긁었다.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으니까 꼭 해외여행 가는 분은 결제 가능한 신용카드 하나 같이 구비해 두시길...!)
의아해하며 치킨을 음미하고 왜 안 되는지 찾았는데 내가 트래블로그에 돈만 넣어두고 위안으로 환전을 안 해서 안 되었던 것이었다. 이래서 처음 쓸 때 사용법을 찾아보라는 게 이런 건데!!!
공항을 천천히 둘러보기도 하고 앉아서 사람들 구경을 하기도 했다. 영국으로 가는 한국인들이 제법 있었다.
가족단위도 있고 나처럼 혼자 가는 것 같은 사람도 있었다. 그들은 어떤 마음으로 가는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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