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창문을 두겠어요.

by 주승아

예상치 못하게 일찍 끝나버린 출장업무 탓에

광주의 이름 모를 동네에서 생긴 반나절의 시간이 생겼다.

평소였다면 휴대폰을 켜고 서점을 찾았겠지만

나의 마음이 내키는 곳으로 걸어서 동네 구경을 하고 싶었다.

낯선 동네를 걸으면서

‘길 잃으면 그땐 택시 어플을 켜자!’라며

이곳저곳을 다녔는데 그 동네는 오르막이 많아서

골목 중간에 음료 자판기를 곳곳에 두면

금방 부자가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오르막을 오르다 보니,

나에게도 갈증을 해소할 무언가가 필요했는데

오르막 끝에 카페가 보였다.

찰나 망설였지만 이내 가쁜 숨을 내쉬며 도착했다.

세차게 숨을 몰아쉬며 마시는 아메리카노는

나를 어느 산을 등반에 성공한 산악가로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그제야 보이는 창문 속 풍경과

창문 결을 따라 들어오는 바람은

나에게 향해서 여러 나무의 향기를 가져다주었다.

잊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동네의 기억.

그 동네의 이름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모르지만

나는 언젠가 다시 만날 동네라고 생각하며 지낸다.


마음의 창문 두겠어요.
머지않아 당신이 불어오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