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아카이브 81'은 2022년 1월에 공개된, 미스터리/서스펜스/스릴러 장르의 8부작 드라마입니다. 2004년 영화 '쏘우'로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컨저링'과 '인시디어스' 시리즈 역시 성공시킨 감독 '제임스 완'이 제작을 맡은 작품입니다.
1994년 발생한 뉴욕의 '비져 아파트' 화재사건. 주인공 댄은 현장에서 발견된 그을린 캠코더 테이프를 복원하던 중, 충격적인 진실이 담긴 영상을 마주하게된다.
작품 줄거리
어린 시절, 집에 발생한 의문의 화재로 고아가 되버린 영상복원가 댄(마무두 아티)은, LMG라는 대기업 CEO에게 특별한 영상복원 작업을 의뢰받는다.
1994년 뉴욕 '비져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회수한 캠코더 테이프를 복원해달라는 것. 댄은 자신의 신상을 모두 알고 있다는 사실에 경계하지만, 가족이 당한 화재사건과 비져 아파트의 화재사건에 연결고리가 있음을 직감하고 의뢰를 받아들인다.
외딴 별장의 작업실에서 테이프를 복원하던 댄은, 그것이 '멜로디 펜드레스'라는 여성의 것이며, 그녀가 어린 시절 생이별한 어머니의 행적을 찾기위해 '비져 아파트'에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영상 속의 멜로디는 역사연구 다큐멘터리 촬영이라며 입주자들을 속였고, 단서를 찾기위해 여기저기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었다.
댄은 복원하던 영상 속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보게된다. 아버지 모습이 멜로디의 카메라에 촬영된 것이었다. 흥분한 댄은 가려진 진실을 찾기 위해 영상과 현실을 파헤치기 작한다.
[아카이브 81] 육각 스탯
육각형 영화 리뷰
1. 소재(특별함) [9점]
'아카이브 81'은 의문의 화재현장에서 발견된 캠코더 테이프를 복원하고, 영상 속 단서를 통해 진실을 추적한다는독특한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1994년에 영상을 촬영한 '멜로디'와 현재에서 영상을 복원하는 '댄'을 둘다 주인공으로 봐도무방합니다.
아파트의 입주민들을 인터뷰하는 멜로디
현재의 댄은 복원한 영상에서 발견한 단서를 바탕으로 자신의 가족에게 벌어진 화재사건과 방화범으로 낙인찍힌 아버지에 대한 진실을 추적합니다.
과거의 멜로디는 비져 아파트에서 행적을 감춘 어머니를 찾기 위해 의심스러운 입주민들을 인터뷰하거나 비밀스러운 공간들을 파헤칩니다.
불에 그을린 테이프들을 복원하는 댄
2. 등장인물(매력) [6점]
등장인물들은 대체로 평면적입니다. 반전을 위한 과도한 캐릭터 설정을 하기보다는, 이야기 방식과 분위기에 대한 몰입을 깨지 않으려 하며장기적인 관점에서 서스펜스를 잘 쌓아올리고 있습니다.
3. 배우(연기) [7점]
주인공인 댄과 멜로디는 이미지 자체가 '연기력'이라고 보일 만큼 굿 캐스팅입니다.
댄은 감정 표현이 단조롭고, 표정이나 호흡을 최대한 절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 단조로운 표현방식이 긴장감과 공포감을 고조시킵니다. 온통 어두운 작업실에서 홀로 작업하던 댄이 공포에 질리면, 커다란 눈이 희번덕대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색다른 방식의 공포를 선사합니다.
멜로디의 얼굴은 이 작품에 최적화되어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미묘하게 이목구비가 비대칭이고, 어떤 표정이든 불안하게 보입니다. 멜로디가 공포를 느끼든 그렇지 않든, 관객은 멜로디의 얼굴이발산하는 기본적인 공포감을 지속적으로 느끼게됩니다. (2018년 영화 '유전'의 주인공인 토니 콜렛 역시 비슷한 이유로 굿 캐스팅이었습니다.)
진실에 다가가려는 인물들
4. 장면 전환(리듬/템포) [7점]
'아카이브 81'은 이야기의 무대가 현재와 과거로 계속 바뀌기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또한 새로운 단서가 나타날 때마다 국면이 바뀌는 등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기 바쁩니다. 하지만진부한 클리셰인 '놀래키기'식의 공포를 거의 쓰지 않고, 지속적으로 공포를 쌓아올리는 방식을 쓰고 있어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5. 장면 연출(볼거리) [8점]
현재 시점에서 댄이 복원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은 다소 볼거리가 제한적이지만, 영상 속으로 들어가 멜로디의 이야기가 진행되기 시작하면 다양한 인물들의 반응, 공간, 사건들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미술적으로 VHS 테이프, 16mm 캠코더 등 아날로그 장비들이 다수 등장하고, 브라운관 티브이에서 재생되는 노이즈 가득한 영상 같은 것들은 더욱더 몰입감을 높입니다. 장면들은 디지털과 아날로그, 현실과 초현실을 넘나들며 지속적으로재밌는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비밀스러운 의식을 치르는 입주자들
6. 이야기(스토리텔링) [8점]
'아카이브 81'에서 일등공신은 스토리텔링 방식입니다.
작품 속에서 댄과 멜로디는 각각 다른 화재사건을 겪었습니다.먼저 일어난 화재는 1994년에 멜로디가 입주한 '비셔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입니다. 사건을 파헤치던 멜로디를 포함한 다수의 입주민들이 사망했고, 불에 그을린 테이프가 발견되었습니다. 두 번째로 일어난 화재는 댄의 집에서 일어난 것입니다. 그날 사망한 댄의 아버지는 방화자로 지목되었습니다. 댄은 이 같은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댄은 복원된 영상에서 아버지가 등장하는 것을 발견하고 충격에 빠집니다. 아버지가 어떻게 멜로디를 알고 있는 것인지, 무슨 이유로 비져 아파트에 간것인지, 비져 아파트의 화재는 댄의 가족이 당한 화재와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인지, 댄은 진실을 알고자합니다.
멜로디는 어린시절 자신을 버린 어머니의 흔적을 따라 '비져 아파트'에 입주합니다. 역사연구 목적으로 인터뷰를 녹화한다고 했지만, 거짓말입니다. 입주민들과 부딪칠수록 그들이 의심스러운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느끼게 되고, 아파트의 공간이나 벌어지는 일들은 정상적이지 않습니다. 멜로디는 이곳에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지만, 엄마를 찾기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단서들을 찾아내려합니다.
이처럼 현재 시점에서 댄이 두 화재사건의 연관성과 사건을 둘러싼 음모를 파헤치는 동안, 과거의 멜로디 역시 입주자들의 비밀과 음모들을 파헤치며 진실에 다가가려합니다.
각자 다른 시대에서 각자의 목표를 위해서 고군분투하던 이 둘은, 관객들이 상상하지도 못했던 방식으로 교감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둘의 이야기는 과거의 비져 아파트와 현재의 작업실이라는 분리된 시공간에서 진행되지 않습니다.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새로운 개념의 차원에서, 하나의 진실을 향해 달려가게 됩니다. 이러한 서사방식은 8부작이라는 시리즈이기에 가능했고, 그 특성을 잘 활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초자연적인 현상에 혼란스러운 댄
갈무리
개인적으로 '아카이브 81'은, 8개 에피소드를 한 번에 정주행 하시기를 권장합니다. 이것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서사방식,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표현방식에 '제대로 시달리기' 위함입니다. 부디 8편을 한번에 보실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 핏줄 시리즈
넷플릭스에서 감상 가능한 미스터리/서스펜스/스릴러 시리즈 -> '죄인' (시즌1~4)
한 핏줄 영화
넷플릭스에서 감상 가능한 더 매운맛의 오컬트 공포 영화 -> '유전' 2018, '미드소마'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