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글을 써야겠다.
죽는 상상을 한다. 매일. 숨이 훅 꺼지는 상황을 생각한다. 몸의 숨이 다 빠져나가, 터질 듯 불었다 쭈그러드는 풍선처럼 바닥에 툭 쓰러지는 상상 말이다. 숨을 따라서 마음이라도 빠져나오면 행운이다. 대체적으로 의식마저 툭 끊기는 죽음인데, 반드시 일하다가 죽는 생각을 한다. 디테일한 죽음을 생각하는 건 건강하지 못한 정신 때문이라 한다면, 나는 병약한 정신을 가지고도 잘 생활하고 있다.
'죽으면 어떨까?' 혹은 '아주 편안한 날들'을 생각하며 죽음을 떠올린다. 구체적으로 죽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했다. 문 모서리에 카우보이 매듭으로 만든 둥근 묶음을 얹어두고 목을 메달 생각을 했다. 죽을 때쯤 밧줄이 미끄러져 살 수 있을 거다.
한 번은 죽는 일에 구체적으로 몰입했다가, 내 귀에 '아빠'라고 아들이 부르는 환청을 듣고서야 죽음에 대한 몰입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생의 약동은 아니고, 가슴이 덜컥 주저앉는 외침 같은 소리여서, 아들이 자고 있는 방으로 들어가, 자고 있는 아들의 모습을 확인한 후에야 눈물을 그렁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