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입시 증원이 발표된 이후 수도권부터 지방까지 전 지역의 학원이 의대 진학 준비반에 관한 문의 전화가 폭발한다고 한다. 주변 사람들이 다 관심을 가지니 나만 갖지 않으면 뭔가 잘못된 것 같고 불안한 마음이 올라오는 것은 대한민국에 사는 학부모들의 공통된 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냉정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자녀의 진로를 내 욕심과 의지로 할 수 없다는 진리는 차치하고 앞으로 의대가 정말 전망이 좋은 직업인지 생각해 보자. 의학을 전공하면 소득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금과 미래는 분명 다른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지금 초등학생, 중학생의 진로를 현재의 사회적 상황에 맞추어 대비하는 것은 간과하는 부분이 많다. 사회와 문명의 변화를 예견하고 직업군에 종사할 인원, 시스템의 변화를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의 성향, 재능, 관심 분야를 살펴보아야 한다. 진로를 정하는 데 부모가 정보를 제공할 수는 있지만 결정하는 것은 본인의 몫이다. 너도 나도 의대 입시반에 편승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어느 교육 칼럼가는 나쁜 엄마란 '생각 없는 엄마'라고 단정했다. 엄마의 생각 없는 행동이 아이에게 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의대 입시반에서 선행학습을 하는 것보다 아이가 좋아하는 책 위주로 인지 자극을 주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또, 아이의 뇌인지 역량인 집중력, 작업기억, 유동 지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운동과 예술 활동을 권하는 부모가 되는 건 어떤가?
조급한 마음을 제어할 수 있는 부모, 지혜로운 부모가 결국 행복한 아이로 키울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