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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스텔뮤 b Dec 11. 2020

스리랑카, 낯선 곳으로부터의 선물

(feat. 노리다케 찻잔)



스리랑카 콜롬보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페이스북에 체크인을 한다.



"콜롬보, 스리랑카

checked in Colombo, Srilanka"



좋아요가 눌리면, 그제야 안심을 했다.



그때, 내가 어디쯤에  있는지 온라인상에 흔적을 남기는 건 지인들을 위함이 아니었다.

SNS에 위치를 설정해 놓는 것은 나의 존재를 그나마 드러내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좋아요는 외로이 세계여행을 하다가 반가운 동네 친구를 만나는 느낌처럼 위로가 됐다.



외항사 승무원으로 근무한 것은 나에게 성취감을 안겨다준 소중한 직업이었고, 비행기를 타고 세계를 다니는 바라던 일이었다.


2년이 지난 시점부터였을까, 여행과 '일' 사이에서 나의 열정과 설렘이 무뎌졌는지 모른다.


가본 곳을 여러 번 가게 되기도 하면서 처음의 그 기쁨을 온전히 누리지 못할 때도 있었다.




이번 스리랑카 스케줄에는 다행히 한국인 동료들이 많았다. 그래서 함께 움직이기 좋을 택시투어를 결정하게 되었고, 스리랑카의 수도 콜롬보에서 꼭 가봐야 하는 해변을  목적지로 정했다.


스리랑카는 남아시아에 위치한 섬나라로 관광객에게도 잘 알려진 해변가들이 있었다.


우리는 왕복 여정택시 예약을 해 두고,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스리랑카식의 아침식사를 했다.



해변가로 가기 전에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는 노리다케 아울렛에 먼저 들렀다.


노리다케는 일본 도자 브랜드로 생산하는 공장이 스리랑카에 있어서, 스크래치난 찻잔이나 시즌이 지난 상품들을 관광객들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이다.


이리저리 둘러보아도 스크래치 상품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의 상품들이 대부분이었고, 그중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세트는 이렇게 잘 보일 수 있게 디스플레이를 해 놓는다.


한 참을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찻잔을 골랐고, 깨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포장도 굉장히 꼼꼼하게 해 주었다.


"

서퍼들이 많이 찾는
서핑포인트가 많은 스리랑카



오기 전에는 잘 모르던 도시 콜롬보. 어릴 적 부루마블 게임에서 외쳤던 이름 중 하나였으나 직접 이렇게 와보니 전혀 새로운 곳에 잠시 온 기분 좋은 낯선 느낌이기도 했다.


생각보다 많은 관광객들을 볼 수 있어 놀라기도 했는데, 유럽에서는 아시아의 파라다이스로 여겨진다고 한다.


2000년대 이후 태국이나 중국을 포함한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보다 조용하고 한적하게 장기여행을 오는 서양인들이 많아졌다고 했다.


또한, 스리랑카에는 세계적인 서핑포인트가 많아서 서퍼들의 장기체류를 자주 볼 수 있다는 이야기 듣게 된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서핑 비용 그리고 물가의 이유로 한 달 이상을 머무는 서퍼들도 많다니 세계는 넓고 가볼 곳은 정말 많구나.

해변가에 도착해 한 참을 걷다 보니, 바닷가의 멋진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스리랑카 사람들 하면 친절하다는 생각이 먼저 떠오르는데, 말을 걸면 늘 웃는 얼굴을 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둘러보는 동안의 스리랑카의 잔잔한 바다 그리고 평화로웠던 해변가의 모습은 사진이 아닌 영상으로 나의 기억에 남아주었다.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하였으나 내전이 오랫동안 있어온 나라로 경제적으로도 많은 타격을 입은 나라인 스리랑카는 여행 물가가 상당히 높은 편이기도 하다. 그동안의 여행객들의 증가로 인한 것인데, 로컬 버스나 도보를 활용하게 되면 매우 저렴하게 이동이 가능해진다.


인원수가 많을 때는 우리가 이용했던 택시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 택시를 타면 창 밖의 스리랑카의 곳곳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여행하는 기분으로 콜롬보에서의 반나절을 보냈다.



많은 서양인들의 여행지임을 알 수 있었던 호텔 내 수영장을 사진기에 담아보았다.


스리랑카 하늘의 구름과 저 멀리 바다 그리고 인공 수영장과 사람들의 조화가 한눈에 들어온다.






내가 제일 마음에 들어하는 두 사진으로 해가 구름에 가려진 찰나에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본 스리랑카에서의 시간을 담아봤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해변가에서 노는 모습 그리고 바다의 파도가 어우러진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스리랑카 콜롬보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여긴 어디인가, 나는 누구인가 생각했던 나는 그날 저녁 스리랑카 낯선 곳으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바로 이 사진을 카메라에 담았던 순간의 바람소리,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아직도 기억에 필름처럼 남았다.


그렇게 해변가를 좀 더 걷다가 아쉽지만 돌아갈 준비를 했고, 분명 짧은 의미 있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유시간을 주고 한참을 기다려준 택시기사님을 찾아 그렇게 우리는 안전하게 숙소로 돌아왔다.



낮에 노리다케 아울렛에서 구매한 찻잔 사진도 찍어보았는데, 청아한 색감이 마음에 들었고 지금도 잘 사용하고 있는 추억이 담긴 찻잔들이다.


스리랑카 낯선 곳으로부터의 선물이 된 찰나의 사진.


마음이 따뜻해져 돌아온 스리랑카 비행이자 여행.


오늘은 스리랑카에서 반나절을 스케치해보았다.  다음에는 어느 도시로 다시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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