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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작가 Oct 15. 2020

TENET 테넷 [영화 속에 숨겨진 진짜 의미!]

이해하지 말고 느끼라고 한 진짜 이유 !  /  테넷과 동양의 철학

영화 테넷 진짜 해석


 

테넷 간단 요약:



이해하지 말고 느껴라
 
 =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지금의 삶과 함께 그냥 흘러가라.
그게 생명이다.



유투브 영상으로도 확인해보세요 (구독과 좋아요 ^^) :    https://youtu.be/oOJ0rSqVUnI



안녕하세요. 오작갑니다.

저는 에세이 [진짜좋은거]의 작가입니다.


지금부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님의 영화 테넷의 진짜 의미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이 영화는 한달 반 전인 2020년 8월 26일에 개봉한 영화죠.

왜 10월 10일에 개봉하지 않았는지 살짝 아쉽습니다.

그래서 제가 10월 10일 10시에 유투브에 포스팅 하는걸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이해하기 힘들고 불친절하다고 혹평을 하는 사람들도 꽤 많았어요.

사실 놀란 감독의 기존 영화들이 지나치게 친절했기 때문에 실망하는 거라고 봐요.

20년 동안 구상하고 7년동안 시나리오를 썼다고 해요.

그걸 2시간 반 동안 다 보여주려니

 아마 힘들지 않았을까요?

이 영화의 가장 큰 어려움이 러닝타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그랬듯 역시 시간이 등장하는데요..

과연 이번에도 시간이 메인 컨셉일까요?

인터스텔라에서 시간은 '다르게' 흐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면

테넷에서는 시간은 '거꾸로' 흐를 수도 있다는 말을 하려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러는 걸까요?


그것은 '시간의 순행성'에 부여하는 '절대성' 마저 버리라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확실하다고 믿는 것들, 고정관념, 신념, 교리.. 이 모든 것들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을 하려고 하는 거죠.

제목 TENET의 뜻도 '교리'라는 뜻이에요.


보통 제목이 모든 내용을 가장 짧게 함축해 놓은 건데요,

그렇다면 놀란 감독은 '교리'에 대한 메세지를 전하려고 제목을 TENET이라고 지었을까요?

TENET이라는 회(回)문이 이 영화와 너무 딱 맞아떨어져서 놀란 감독이 쾌재를 불렀을 제목이었던 것 같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교리'가 주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주제는 'TEN'입니다.     10


놀란에게 10이 왜 중요했고, 놀란에게 10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그리고 한가지 또 의문점이 생깁니다.

시간을 중요하게 다루는 영화라면 12를 쓰지 왜 10을 썼을까요?

손가락이 10개인 우리는 일반적으로 수를 사용할 때 10진법을 씁니다.


그런데 시간을 잴 때는 12진법이나 60진법을 쓰죠.

하루의 시간은 12시간씩 반나절 두번.. 한 해 동안 달 모습이 바뀌는 주기가 12번이죠..

그런데 12가 아니라 10이란 말이죠.


테넷의 10이, 10진법의 10이라면.. 그러면 왜 20도 아니고 30이나 100이 아닌 10일까요?

아마도 10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10은 고대 피타고라스 학파가 숭배했던 완전한 수 입니다. 10은 영원하고 완전한, 신의 영역을 의미하죠.

그러니까 놀란 감독은 이 완전한 수 10을 빌어 삶 전체를 의미하고 싶었을 수도 있어요.

이 세상, 이 우주 만물을 10으로 놓고 봤을 수 있어요.

만약 그렇다고 하면 놀란 감독은 우리의 삶을 시작과 끝이 있는 것이라고 봤을까요?

기독교의 관점으로 본다면 1이 창조이고 10이 천국입니다.


그런데 불교의 관점으로 본다면 1에서 9가 되었다가 10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다시 1로 돌아가는 거죠. 1로의 회기.. 즉 윤회 samsara 입니다.


영화에서 무기상거래의 배경이 인도인 것을 보면 아마 윤회적 관점을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생각해볼 수도 있겠죠?

사실 저도 처음에는 윤회적 시간의 의미를 담았나.. 하고 생각했었어요.


이건 아마 우리가 가지고 있는 놀란 감독의 프레임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놀란 감독이 매번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 때문에 당연히 시간이 주제일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런데 앞서 언급했듯 시간을 말하려고 했다면 12라는 숫자를 썼을 것이고,

또 윤회에 대한 의미를 많이 내포하기는 했으나

메인 메시지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럼 도대체 뭘까요? 메인 메시지는?

10진법의 10이기도 하지만 제 생각에는

2진법의 1과 0으로서의 10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10진법에서 1은 '시작'을 의미하고, 0은 '끝'을 의미한다면

2진법에서 1은 '있음'을 의미하고, 0은 '없음'을 의미합니다.


TENET을 숫자로 표시하면 101 일겁니다.

10과 10을 거꾸로 한 01이죠.

0은 교집합이겠네요. TENET에서 N이 교집합이듯이..

'없음'이 교집합인 셈이죠.




컴퓨터의 이진법, 즉 0과 1의 조합은 동양의 음양사상과 같습니다.




음양사상의 근간은 '주역'(周易)이죠.

일반적으로 '점치는 책'(점서占書)으로 치부되곤 해왔죠.

그냥 '역'(易)이라고도 하는데, 역이란 말은 '바뀐다' '변한다'는 뜻이며,

천지만물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현상의 원리를 설명하고 풀이한 것입니다.

자연의 '순리'죠.


역은 양(陽)과 음(陰)의 이원론(二元論)으로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어 해는 양이고 달은 음입니다.

달은 차면 다시 기울기 시작하고, 여름이 가면 다시 가을 겨울이 오는 현상은 끊임없이 변한다는 것이 주역의 원리입니다.


주역이 일반적인 시선에서 점서로 오해를 받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사도 나오죠.

닐이 주도자에게 "일어난 것은 일어난다"고 말하자 주도자가 닐에게 묻습니다.

"Fate?" (운명인건가?)

그러자 닐이 말합니다.

"call what you want." (부르고 싶은 대로 불러)

주도자가 다시 묻죠. "what you call" (넌 뭐라고 하는데?)

닐이 이렇게 대답합니다. "reality..  now, let me go" (현실.. 자, 이제 날 보내줘.)

닐이 (사람이) 결국 죽을 수 밖에 없는 건지,

그리고 그렇다면, 그것은 운명이라고 하는 건지..

10101가 계속 이어지는, 그러니까 생성과 소멸이 계속되는 이것이 운명인지를 물어보고..

놀란 감독은 닐의 입을 빌어 이렇게 말합니다.

"난 아닌 것 같지만, 당신이 운명이라고 믿고 싶으면 맘대로 하세요..

죽음.. 그건 그저 자연의 순리일 뿐이에요.."


생명은 생성과 소멸의 흐름입니다.


생명이란 완결된 구성물이 아니라 요소의 흐름 속에 있는 구성물입니다.


생명은 흐름 그 자체입니다.

'나'도 흐름 그 자체입니다.






[정보]


인간에게 '정보'란 것은 인간이 생존할 수 있게 하는 소중한 자원입니다.

정보가 인간의 정체성을 만들죠.

즉; 정보=인간 이라고 우리는 믿습니다.


그리고 모든 정보는 수로 표현이 가능합니다.

수는 문자의 가장 오래된 원형이자 정보의 중요한 형태입니다.

세상의 모든 사고와 논리는 '정보처리'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이 '정보처리' = '계산'


'계산' = '알고리즘'


그러니까 이 영화에서 나오는 그 알고리즘은 즉

'정보'인 거에요.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여기서 그 '정보'..라는 것..

그 '앎'이라는 것은

'지혜'나 '진리'가 아니라 '지식'을 의미합니다.


근데 이 '정보'는 불확실성입니다.

정보이론에서 엔트로피는 어떠한 사건을 정의할 때,

그 사건이 가지는 불확실성을 수치화하는 것이죠.


"지금 우리 주위에는 산소가 있다" 라는 문장이 가지고 있는 불확실성은 제로다.

새로 얻어낼 수 있는 정보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에요.


[열역학 제 2법칙] 이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인데요,

모든 자연계에서의 사건의 진행은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진행의 방향으로만 가능하다는 거죠.

질서에서 무질서로..  

확실성에서 불확실성으로 모든 만물이 움직입니다.


시간이 과거에서 미래의 방향으로 흐르는 것도

과거는 이미 일어난 것들에 대한 정보이며, 그 정보의 불확실성은 제로이죠.

미래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정보이기에 불확실성이 높습니다.

시간은 즉 확실한 정보(낡은 정보 혹은 정보 아님)에서 불확실한 정보로 흐르는 거죠.


그러니까 과거의 정보가 현재의 정보보다 더 불확실하다면

시간이 거꾸로 흐를 수도 있다는 말이 됩니다.

반대로 미래의 정보가 현재의 정보보다 더 확실하다면?

지금의 정보보다 미래의 정보가 더 확실해지려면 세상의 모든 정보를 다 동원해서 미래를 예측해야만 하겠죠. (물론 개인적으로는 그래도 안될 것 같지만, 영화니까요..)


미래에 한 여성 과학자가 '알고리즘'을 발명해냅니다.

즉 이 말은,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계를 발명해낸 겁니다.

그런데 이 과학자는 자신이 큰 실수를 한 것임을 알게 되죠.


모든 정보가 모아진다는 것은

그 정보로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게 되며,

그리 되면 엔트로피의 법칙에 의한 자연의 순리가 멈추게 된다..는 것을 미쳐 몰랐던거죠.

생명의 흐름이 멈추게 된다는 사실을..


생명은 생성과 소멸의 흐름 그 자체인 것인데,

즉, 질서에서 무질서로, 확실성에서 불확실성으로 흐르는 순리가 깨어지면

생명은 영원히 끝이 날 것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리게 됩니다.

그래서 그 알고리즘 기계를 9개로 분리시켜 과거에 흩뿌려버립니다.

알고리즘의 일부 기술을 이용해서 인버전이 가능했다는 논리겠죠 아마.

이 기술은, 즉 전세상이 아니라 사람이나 기계 등 일부만 인버젼을 시키기 위해서는

세상의 모든 정보를 모을 필요는 없고,

그 일부에 대한 모든 정보만이 필요할 테니

그 기술은 미래에는 가능하다고 가정할 필요가 있겠죠.


그런데 이 9글이라는 그 기업은 도대체 왜

(영화에 나오는 미래 세력을 9글이라고 칭한겁니다 제가..^^;)

세상의 모든 정보를 싸그리 다 몽땅 모으려 하는 걸까요?

영화에서는 그들이

지구 온난화 등을 들멱이며,

과거를 default 시키려는 행위에 당위성을 애써 부여받으려 하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그들이 원하는 게 정말 그런 걸까요?

정말 이 세상을 리셋시키는 걸까요? 태초까지? 빅뱅까지? 정말???


자신들의 할아버지를 죽여서 자신들도 사라지도록 하겠다는 (할아버지 패러독스)

그런 고귀한 결심을 했을까요?

아니면, 뭔가 더 끔찍하고 황당한 (이미 황당하긴 하지만) 목적, 욕심이 있었을까요?

저는 후자라고 봤습니다.


9글은 모든 것을 소유하고자 하고, 또 그것이 영원하기를 바랍니다.

영원한 부와 생명, 즉 영생을 원하는 거죠.

자신이 소유한 것이 영원하기 위해서는 그 양이 유지되거나 증가해야만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죠.


모든 것은 언젠가는 소멸해야 다른 생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9글은 그것을 원하지 않는 거죠.

그래서 엔트로피의 역행을 원하는 겁니다.


질서에서 무질서로 흐르면 안되기 때문이에요.


확실성에서 불확실성으로 흐르면 영원히 소유할 수 없지요.


그래서 9글은 질서의 끝, 그리고 확실성의 끝을 욕망하게 됩니다.

(사실 약간 과장된 가정일 뿐이지, 현실에 많은 이들이 이러한 것을 욕망합니다.

안정된 직장을 원하고, 확실한 미래를 위해 지금을 버리며 살아가죠.)


아무튼, 여기서 한가지 어색한 설정이 있죠..

시간의 역행은



"이해하지 말고 느껴라" 라는 대사를 통해

마치 놀란 감독이 "골치 아프게 이해하려고 들지 말고 그냥 영화 즐겨~" 라고

말하는 것 처럼 알려져 있는 것 같습니다.

뭐, 그런 의도도 있었을 수도 있죠~

그런데 사실 이 대사는 정말 의미심장한 대사이며

영화 테넷의 주된 컨셉을 담고 있습니다.


무언가를 이해한다는 것.


일반적으로 우리가 무언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모든 정보가 확실해야 하죠.

모든 정보가 확실해지면,

그 말은 불확실성이 제로가 되고,

엔트로피가 감소하게 되면 생명은 멈춥니다.



이해하지 말고 느낀다는 것..

이해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확실성을 인정하라는 것이고


느끼라는 것은,

그저 지금 나에게 다가온 현실과 함께

그저 흐르라는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또 이런 대사를 남기죠.


"무지가 우리의 무기" 라고..


무지는 곧 불확실성이며,

불확실성으로의 흐름이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정보는 늘 update되어야 합니다.

소멸과 생성이 지속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세포처럼..


그런데 이 정보가 계속 증가하면 엔트로피는  감소합니다.

혹은 고정된다면,..  

그것은 사실 죽은 것과 다름 없죠..


우리를 죽이는 암세포 역시 죽지 않고 계속 늘어나기만 하려 합니다.





테넷은 부처의 연기론적인 스토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일하고
독립적이고,
불변하는 실체라고 말할 수 있는 건
하나도 없다.
-부처-




알고리즘을 9개로 분리하려고 하는 이와,

그것을 하나로 모아서 단일하게 하려는 짓.. 에서

놀란 감독은 단일성이 아닌

다양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9명의 (사실 그 이상, 수많은)사람들과

다른 시간의 흐름 속 사람들과 사건들이

얽히고 설킨 것이 현실이라며

상호연결성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엔트로피 개념을 통해

무상함을 전하고 있습니다.





영화도,

삶도..


이해하려 애쓰면 느끼기 힘듭니다.


하지만

먼저 느끼면

이해할 수 있어요.






Just feel i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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