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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코드 Jun 22. 2023

오이시쿠나레 모에모에 큥

이웃 나라 일본 비행 가는 날

오늘은 오사카 가는 날

일본 비행이 있는 날이다.

일본 비행은 보통 레이오버 없이 당일에 갔다 당일에 돌아오는 비행이다.

오늘은 아침 출발 비행이라서 새벽부터 일어나 준비했다..

어젯밤 아이들을 재우고 나서 브리핑준비를 하느라 4시간 밖에 못 자고 겨우 졸린 눈을 비비고 준비를 해본다.

집에 할머니가 와 계셔서 남편이 공항까지 바래다준다고 깨워 달라고 했는데

준비를 끝내고 방문을 열어 보니 세 남자가 너무 쿨쿨 잘 자고 있다.

 조용히 다녀와야겠다… ㅎㅎ 너무 잘 자고 있잖아?

김포까지만 가면 되니 택시를 불렀다. 그래도 주말 아침시간이라 차 막힘 없이 금방 브리핑룸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오늘은 기내식 체크업무 듀티와 방송 듀티를 맡은 날.

보통 비행 가기 하루 전날 저녁 해당 편 듀티 사무장님께서 그날 노선의 비행 승무원들에게 듀티를 배정해 주신다.

기내식 체크 듀티, 기내판매 듀티, 상위 클래스 최상위 승무원 듀티, 방송듀티 등 각자 맡은 듀티를 가지고 그날의 비행에 최선을 다한다.

승객들이 보기엔 모두가 늘 같은 서비스를 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각자가 맡은 바 책임에 따른 업무를 해낸다.

그리고 노선에 따른 기종도 다르기 때문에 각 기종에 대한 정보도 전날 미리 숙지를 해야 한다.

기종에 따른 비상장비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오븐 사용등 장비 사용도 다르고 비상탈출에 대한 안전 숙지도 다르기 때문에 그때그때마다 모드 전환? 은 필수다.


다행히 단거리 비행은 식사의 종류가 한 종류이기 때문에 오늘의 기내식 체크 듀티는 어렵지 않게? 잘 마칠 수 있었다.

드디어 오사카 가는 비행의 보딩이 시작되고 승객분들이 하나둘씩 탑승을 시작하셨다.

코로나의 여파로 한동안 한중, 한일 노선의 운행이 중단되었다가 다시 재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단거리 비행은 너무 오랜만이다.

‘아 그러고 보니 일본어 기내대화를.. 좀 살펴보고 나올걸 그랬나.. ’

어젯밤 둘째 아이가 ‘엄마! 내일 일본 가니까 일본어 좀 배우고 와!’ 했던 말이 생각났다.

대부분 일본에 여행을 가는 한국승객들이 많아 다행히 비행 중간중간 기내대화에 어려움은 없었다.

와 오래간만에 1시간 반 비행 보딩과 기내식 서비스, 면세품 판매까지 마치고 나니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갔다.


페이융 수욱 쿵

‘우리 비행기는 방금 도착했습니다.’

오사카 간사이 공항에 안전하게 잘 도착했다. 기내 방송을 마치고 승객들이 하나둘씩 하기하기 시작했다.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사요나라.’


하기 인사가 끝나고 승객들이 내리기 얼마 안돼서 청소 직원들이 들어오시고 청소가 시작되었다.

“자자 시간이 얼마 없으니까 우리 빨리 밥부터 먹읍시다!” 사무장님의 말소리가 들린다.

오후 12시.

승객들이 하기하고 일본 직원분들이 기내를 청소해 주시는 사이 우리는 이제 첫끼를 뜬다.

김포로 돌아오는 비행기 탑승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얼른 식사를 끝내고 보안점검과 청소상태를 점검하고 또다시 보딩을 시작해야 한다.

그래도 이제 오랜만에 주말에 일찍 도착하는 비행이라 공항에 아이들을 데리고 남편이 함께 나중 나오기로 했다.

힘내서 돌아가자!!



‘와 드디어 도착이다. 아이들과 함께 공항에 왔나?‘

아.. 그런데 사실 아이들이 너무너무 보고 싶지만 갑자기 너무 피곤이 몰려오네…?

오늘은 집에서 그냥 같이 쉴걸 그랬나… 갑자기 후회가 조금 몰려온다…

결국 아이들과 만남을 하고 우리는 오랜만에 4 식구가 외식도 하고 바깥외출을 했다.

그런데 나나 남편이나 너무 피곤한 상태에서 아이들과 함께 외출을 하려다 보니 자꾸 아이들이 혼날일이 많아진다…


‘아… 괜히 오라고 했었나.. 이러려고 했던 게 아닌데..’

남편과 시간을 맞춰서 함께 외출하는 시간이 많지 못해서 아이들에게 함께 하는 시간을 보내주고 싶었을 뿐인데

우리 부부 둘 다 너무 힘든 나머지 결국엔 짜증 가득한 외출이고 말았다.

아이들은 혼나서 울고 피곤해서 울고 우리는 아이들에게 내지 말아도 되는 화도 내고 있었다…


여보.. 우리 다음에는 피곤할 때는 그냥 집에서 치킨 한 마리 시켜 놓고 쉬자..


오늘의 비행일기는 아이들에게 반성하며 마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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