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들어가기에 앞서, 여는 글

by 안삐딱

어릴 적에 글짓기 학원을 다녔었다. 그때는 뭘 그렇게 쓰라는 건지, 쓸 말도 없는데 글을 써야만 하는 그 시간이 가슴에 무거운 돌을 얹은 듯 갑갑했다. 나의 삶은 하루하루 버거운데 무지개에 대해 쓰라니, 뜬구름 잡는 소리에 그저 막막하기만 했다.

지금은 글을 좀 잘, 쓰고 싶다. 아니, 공감받는 글을 쓰고 싶다. 아니, 누가 좀 내 글에 공감해 주길 바라고 있다.


나는 생각이 많다. 아주- 많다. 시답잖은 상상부터 구체적인 망상까지. 누군가 내 머리통을 들여다보면 이게 뭔가 싶을 만큼 이런 짬뽕도 없을 것이다. 거기에 감성이 촉촉하다 못해 축축-하다. 길가에 돌멩이에게까지 공감하는 마음이니, 이 얼마나 덧없고 황망한가.


그래서 글을 잘 쓰고 싶다. 이런 사람이 나 말고도 있기를 바란다. 내가 이상한 게 아니길 바란다.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또 있기를. 살아가야 할 이유가 필요한 사람이 나 말고도 있길. 그래서 글을 아주, 잘, 쓰고 싶다.


글을 쓴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기 그지없다. 이건 읽히려고 쓰는 글인데 읽어주는 이가 없거나, 내 생각을 표현하고 싶은 꼭 맞는 말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거나, 아니면 그저 내가 아직 필력이 부족하거나. 어찌 되었건, 쓰고자 함과 써짐이 달라 이 텁텁함이 가시질 않는다. 언젠가 내 마음을 고대로 글로 쓸 수 있게 된다면 이 텁텁함이 좀 개운해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