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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가 Dec 04. 2023

내가 저출산을 걱정하지 않는 이유

After me, the deluge.

  영어 표현에 After me, the deluge(Après moi, le déluge.)라는 표현이 있다. 루이 15세가 즐겨 사용했다는 이 말은 <내가 죽은 다음에 대홍수가 나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 정도의 의미인 듯하다. 내가 저출산을 걱정하지 않는 이유는 이런 <저급한 심보> 때문은 아니다.  


  한국의 인구 감소에 대해 미국의 유력 언론에서도 대서특필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중세시대의 흑사병보다 심각하다는 논조다. 학생시절부터의 엄혹한 경쟁, 남녀 갈등 탓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지만, 어려운 현지 사정은 현지인이 아니면 정확히 알기 어렵다.


  오래된 이야기지만, 어느 미국인 지인에게 들었던 이야기다. 그의 친구가 결혼용품 상점(bridal shop)을 운영했는데, 하루는 젊은 남녀가 가게에 들어왔다. 전시된 신부 드레스 중 하나를 여자가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아 주인이 입어 보라고 했는데, 너무 잘 어울렸다. 신랑인 듯한 남자가 감탄한 듯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너무 잘 어울린다며 구매를 권했다. 그랬더니 여자가 사고 싶지만 살 형편이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남편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그들은 이십 분 전에 결혼했다고 털어 놓았다.


  나도 그 1인이지만, 예전엔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태에도 결혼한 사람들이 없지는 않았는데, 요즘은 정말 보기 어렵다. 미국 등에 비해 극히 적은 듯하다. 워낙 수천 년을 불안정한 생활을 해오다 보니, <경제적 안정>을 최우선시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인구가 감소하다 보면 합계 출산 1.8명인 북한에게 침공당할 수 있다는 소설까지 쓰고 있다. 지금은 출산하지 않는 게 대유행인데 모든 유행은 지나가기 마련이다. 평균의 법칙에 따라 결국은 선진국 정도의 수준으로 회귀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2042년경부터 반환점을 돌지 않을까 전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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