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순위 확립하기
시차 적응, 몸살, 투고, 인터뷰, 휴가, 교육, 대청소, 가족 행사 등을 지나고 나니
런던에서 돌아온지 7주가 지나있었고 11월 말까지 마무리 하겠다던 원고는 일정이 밀려, 12월 말까지 보내기로 했다.
분명 나의 일순위는 집필 활동이라 했건만... 영국을 갔던 것도, 교육을 받는 것도, 대청소를 한 것도 모두 더 글을 잘 쓰기 위해, 작가 생활을 잘하기 위해 했건만, 이번주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원고 작업을 하는데 문득 글쓰는 것보다 다른 곳에 쓰는 시간과 에너지가 더 많다는 걸 발견했다.
예를 들면, 교육을 듣다, 글을 쓰기로 한 시간에 다른 교육을 신청하지 않나, 갑자기 무언가를 하겠다고 선언해, 글 쓰는 데 쏟아 부어야 할 시간과 에너지가 새로운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치는 데에 가있었다.
어제도... 브런치를 쓰겠다고 한 시간에 세미나에 어시스팅으로 들어가고, 잔다고 한 시간에 새로운 노트북을 사왔다.
두 주를 주말에는 12시간 넘게 세미나를 듣고, 주중에는 장거리 운전하고 이리 저리 뛰어다니니 피곤이 가중된 건 당연하다. 마침 발목 치료로 한의원을 다니는데 성인이 되고 처음으로 한약을 맞췄으니, 체력이 바닥을 기고 있다는 심증!
1년 전, 이쯤, 내가 올해 세운 목표는 "8권의 책을 10+개국에 출간한다."였다.
실제 어떤 결과를 가졌나를 보면, 1권의 책은 10+개국에 출간, 2권의 책은 출판사와 계약을 하고 24년 출간 예정이다.
6월까지만 해도 8권, 아니 10권이 출간 될 줄 알았다. 그정도로 정말 글을 쓰는 것에 헌신하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원고 하나 작업하는 것도 버겁다.
지금도 원고와 내 책이 우선순위인데 달라진 건, 원고와 책이 우선순위라는 것을 계속 까먹는다. 이런 저런 대처할 일, 해야 할 일이 생기면서 현실에 우선 순위가 밀려났다고나 할까?
예를 들자면, 2주 전 커뮤니케이션 교육을 듣고 내가 삶에서 사람들의 말을 그대로 듣는 게 아닌, 나만의 해석으로 듣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특히 부모님의 말을 거절과 회유, 설득으로 듣고 있었는데, 이게 완전 아니라는 걸 깨닫고, 내가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부모님을 밀어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하루의 고민 끝에 반나절동안 운전해 부모님을 뵙고 왔다. 교육에서 많이 얻어, 바로 그 다음주, 즉 지난주에 있던 심화 과정까지 신청하고 나니 뭘 많이 얻고 깨우쳤는데 아... 몸이 힘들더라.
그러고 나서는 그동안 미뤄뒀던 외주 일감이 생각나고, 다른 하기로 했던 것들이 생각나면서 막상 글을 써야 할 때 다른 일들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오늘은 다시 정신을 차렸다. 터닝포인트!
즉,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될 일들을 했는데 어느새 주객이 전도 된 것을 발견했다. 그동안 어떤 것을 할 지 선택 할 때 이렇다 할 기준이 없으니 당장 중요해 보이는 것들을 끼어들기를 허용했다.
내일부터는 미리 약속된 3일의 클래스를 제외하고는 6시 이전에는 다른 것은 신경 쓰지 않고 원고 작업을 할 것이다.
항상 생각해보면, 하나를 하면서 그것만 하고 있었던 적은 없다. 하나에 몰입하는 건 런던 때 하고 싶은 것이 엄청 많았지만, 우선 순위와 내가 하기로 한 목표에 집중하는 연습을 끝없이 반복하고 그 과정에서 좌절을 통해 겨우 할 수 있었다.
p.s. 지난번에 인터뷰를 본 곳에서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합격 사실을 허용할 것인지 물어봤는데 아직 답장하지 않았다. 오늘 계속 발견하는 나의 패턴은 왜 매번 선택을 유보하고 자주 바꾸는가? <생각하라 그리고 부자가 되어라>의 <결단력> 부분 읽고 매일 한 번 이상 적용 시켜야겠다.
결국 결단을 잘하고 선택을 잘하기 위해서는
1. 내가 하고자 하는 것, 가고자 하는 것이 명확 해야 한다.
2. 1번이 확실하지 않다면 그냥 빨리 선택하고 빨리 경험한다. 이로 인해 나은 데이터가 쌓인다.
최초의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 최초의 선택 이후에 마음이 계속 바뀐다. 하루에도 수십 번, 매일, 매주 어이 없을 정도로 바뀐다. 그러므로 최초에 선택하고 계획한 대로 잡고 그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
글을 쓰기 위해 그리고 롱런하기 위해 잘 쉬고 잘 먹는 게 중요하다. 그러므로 앞에 일이 생겨서 늦게까지 책을 써야지, 하는 건 없는 걸로!
기회 비용으로 가져가자. 하기로 한 시간에 A와 B 둘 다를 할 수 없다. A 만 하거나 B 만 해야 한다. 그 시간에 못하면 못한 걸로 끝.
되게 쉽게 마음이 바뀌고 바뀐 것에 내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쓰려고 한다. 그게 뭐든 잘하려고 다 하려고 하는데 그러지 말고 그냥 한 가지를 정해서 할 것을 하자. 한 가지를 배웠으면 다음 번에는 그걸 적용하는 걸 계속 연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