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HR인데 왜 HRM, HRD, 채용이 서로 다른 시장처럼 움직일까요
안녕하세요. 카카오벤처스 투자팀입니다.
예비 창업자와 이미 제품을 만들고 시장을 두드려본 창업자 모두에게 ‘어디서부터 진입할 것인가’와 ‘어떻게 확장할 것인가’는 늘 중요한 질문입니다. 그리고 한 번쯤은 이런 전략을 떠올려보셨을 겁니다. 하나의 니치한 버티컬로 뾰족하게 진입해 옆 카테고리로 자연스럽게 확장하고, 결국엔 업 전체를 장악해 나가는 전략 말이죠.
그럴듯해 보이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습니다. HR SaaS 시장을 보면 더 와닿습니다. HRM, HRD, 채용이라는 세 버티컬은 하나의 HR 카테고리에 속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성격의 비즈니스 세 개가 공존하는 구조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HR SaaS의 세 가지 버티컬을 차례로 분석하면서 각 버티컬이 어떤 전략적 성격을 지니는지, 업의 성격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근태 및 급여처럼 기업의 인력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HRM(Human Resources Management) 영역은 SaaS 전환이 가장 빠르게 진행된 분야입니다. 업무 프로세스가 정형화되어 있고 반복성이 높은 만큼, 자동화와 솔루션화를 위한 조건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인데요.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HRM 버티컬에는 수많은 제품이 출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시장을 들여다보면, 많은 제품이 경쟁하는 듯 보여도 결국 몇 개 제품으로 수렴되는 흐름이 나타납니다. 그 이유는 스위칭 코스트가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HRM 솔루션은 전사 직원이 매일 사용하는 시스템입니다. 그래서 한 번 도입되면 바꾸기 어렵고, 시스템 교체 시 조직 전체의 운영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죠. 연차 관리 시스템이 하루만 멈춰도 업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많은 기업은 다소 불편하더라도 익숙한 툴을 그대로 유지하는 편을 택하게 됩니다.
또한, HRM 영역은 이미 잘하는 플레이어가 여럿 존재하는 시장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인력관리 솔루션 시프티입니다. 시프티는 2023년 기준 영업이익률 74.5%를 기록했고, 솔루션을 도입한 사업장 수는 30만 개를 넘어섰습니다. 특히 중견 및 대기업을 중심으로 유료 고객의 재구매율이 97.2%에 달할 만큼, 제품 충성도와 확장성이 입증된 상황이죠.
여기에 더해 기존 ERP(전사적 자원 관리) 강자들의 움직임도 HRM 시장의 진입장벽을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더존비즈온은 ERP 솔루션 제품에 인사관리 모듈을 포함해 제공하는데요. 기업 입장에선 이미 익숙한 ERP 시스템 안에서 HRM 모듈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시스템 자체를 변경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기존 ERP 기업에게 HRM 툴은 락인을 강화하는 수단이 되고, 새롭게 진입하려는 스타트업에게는 또 하나의 높은 허들이 되는 셈입니다.
이렇듯 HRM 영역은 겉보기에는 기술적 진입 장벽은 낮아 보일 수 있겠으나, 이미 락인된 시장에서 기업이 제품을 바꾸게 만들 설득 포인트를 발굴하는 것 자체가 난이도 높은 과제입니다. HRM에서 출발해 HRD나 채용처럼 같은 HR 내 인접 버티컬로 확장하는 것 역시, 단순히 기능을 하나 더 추가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는데요. 각 버티컬이 안고 있는 과제의 성격이 전부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더 자세히 다뤄보았습니다.
• HRD가 단순히 소프트웨어를 잘 만든다고 해서 성공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 이유는?
• 채용 SaaS의 성패는 'OOO을 만들 수 있는가'에 달렸다
• 하나의 니치한 버티컬로 진입해 옆으로 확장하는 전략, 모든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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