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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달쌤 Apr 30. 2021

일본 애니메이션의 또 다른 열풍

#4. 귀멸의 칼날

오랜만에 일본 애니메이션의 인기를 잇다


일본 애니메이션은 내가 자랄 때 참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고등학교 때는 세기말의 분위기를 대변했던 에반게리온 시리즈를 을 비롯하여 2000년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 그리고 만화를 원작으로 많은 팬덤을 이룬 '원피스', '진격의 거인'등 매년 화자가 되는 작품들이 많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주변에서 사라지고 매니아들의 전유물로 최근에는 점점 잊히는 추세가 되고 있다. 아마 다른 볼거리들의 발전과 디즈니의 영향 확대 , NO 재팬 운동으로 많이 위축되지 않았나 한다.


이런 상황에서 조용하게 사람들의 입소문과 함께 논란의 중심에 섰던 주인공의 귀걸이 모양이 오히려 홍보 효과를 제대로 주면서 최근 개봉한 영화도 대박이 나버렸다.


귀멸의 칼날이 이렇게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인공 - 카마도 탄지로

1. 캐릭터의 개성이 뚜렷하다. 


귀멸의 칼날은 주인공 탄 지로를 비롯하여 동생 네츠코 그리고 이어 나오는 탄지로의 친구 젠이츠와 멧돼지 탈을 쓴 이노스케등 주요 인물의 개성이 아주 뚜렷하다. 각기 다른 검술 기술을 가지고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주인공 탄지로를 중심으로 각기 인물들의 모습에 따라 보는 이로 하여금 자신이 마음에 드는 캐릭터를 충분하게 고를 수 있는 여지를 보는 내내 주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나처럼 이노스케이 저돌적인 모습과 탄지로의동생 네츠코의 귀여운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꽤 많을 것 같다.


                             

탄지로의 동생-네츠코

2. 진부함을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풀어낸 스토리


이야기는 간단하다. 주인공 탄지로 가족을 몰살한 혈귀들을 물리치는 것... 그리고 혈귀로 변한 동생 네츠코를 인간으로 만들기 위한 모험이 이 애니메이션의 주된 스토리이다. 하지만 일본 사무라이 바탕에 가족을 위한 복수, 동생을 보호하는 주인공은 소재가 매우 진부하기도 하다. 이와 비슷한 애니메이션을 몇 편을 본 기억이 난다. 하지만 분명 차이가 있다. 우선은 선과 악의 구분이 분명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피곤하지 않게 한다. 일본 애니메이션은 선과 악이 뒤섞이면서 철학적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주인공은 개인주의나 개성에 따라 움직이기보다는 철저하게 정의와 약자를 돕는 것에 초첨을 맞춘다.  한마디로 일본 색채가 강하지만 그 안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요즘 나오는 일본 애니메이션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 엿보인다.


3. 논란의 노이즈 마케팅


이 애니메이션이 처음에 소개되고 국내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하자 많은 언론에서는 주인공 탄지로의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귀걸이에 대해 비판을 많이 했다. 나도 처음에는 거슬리지는 않을까 색안경을 끼고 봤었지만 한두 번 눈이 가다가 이내 작품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여러 언론의 지적과는 다르게 일부러 이것이 부각되거나 스토리에 반영되지는 않은 것 같다. 다만 이러한 논란이 오히려 노이즈 마케팅이 되어 큰 이슈로 부각되면서 더 인기가 많아지는 효과를 나타내지 않았나 싶다.



영화관에서 의외로 큰 성공을 거두다


귀멸의 칼날 극장판 주인공 -렌고쿠

                      

 

코로나 19로 인해 작년부터 극장가는 한산하다. 새로운 영화 수도 적고 그나마 개봉하여도 관객수는 반의 반도 안 오는 실정이다. 새로운 신작이 50만도 채 넘기기가 버겁다. 그 와중에 일본 애니메이션이 그것도 코로나 시국에 150만 이상을 극장가로 불러 모은 작품이 바로 귀멸의 칼날 극장판 '무한 열차 편'이다. 극장판은 새로운 이야기나 시리즈를 짜깁기 한 것이 아니라 그대로 연결하는 형식이다. 시리즈에 혈귀를 물리치는 다양한 고수(주)들 중 불꽃 기술을 쓰는 렌고쿠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영화니 만큼 화려한 격투씬과 볼거리가 꾀 쏠쏠하다. 그리고 이제 막 시작이라는 느낌이 물씬 풍긴다. 마지막에 약간 눈물쌤을 쥐어짜는 것은 좀 어색하긴 했지만 숨은 잠재력은 엄청난 것 같다. 일본에서는 기존에 최고의 관객을 불러들인'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기록을 깨버렸다고 하니 실로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더욱더 기대되는 앞으로의 향방


이야기의 단초가 되는 주인공뿐만 아니라 다양한 캐릭터들이 소개만 되어 있고 능력은 베일에 가려져있다. 또한 혈귀들도 높은 서열은 아직 많이 등장하지 않았다. 이야기가 무궁무진하게 전개될 수 있을 듯하다. 아마도 국내에서도 수많은 팬덤을 확보하며 당분간 인기를 끌지 않을까 한다. 개인적인 바람은 부디 '진격의 거인'처럼 뜬금없이 스토리가 흘러가질 않길 바란다. 이 느낌 그대로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하면서 선이 악을 물리치는 이야기로 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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