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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달쌤 Jun 09. 2021

만화의 차원을 넘어선 만화책... 미완성으로 남다

#5. 베르세르크

나를 전율하게 만든 만화책


요즘 학생들은 우리 때와는 달리 만화책보다는 웹툰을 주로 본다. 웹툰 작가를 지망하고 관심이 있어하는 학생들이 많다. 40대에 막 접어 선 난 아직 웹툰이라는 장르가 어색하다(?). 그래서인지 학생 때부터 빠져들었던 만화책이 많이 줄어든 요즘 가끔씩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한 때 대유행했던 드래곤볼, 슬램 덩크는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추억 한켠에 아직도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그중 가히 충격적인 전율로 나에게 다가온 만화책이 바로 '베르세르크'이다. 난 아마 대학을 졸업하고 막 교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처음 접했었던 것 같다. 연재는 무려 1889년 정도에 시작되었으니... 그러나 안타깝게도 얼마 전 작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고 어쩌면 이렇게 무언가를 기록하고 싶은 마음이 동해서 그동안 내가 본 거대한 세계를 소개하고자 한다. 결국엔 미완으로 남았지만 작품을 생각하면 더 어울림 직도 하다.



어두운 세계관의 끝판왕 


베르세르크는 주인공 '가츠'라는 인물이 밑바닥에서 인간의 한계를 끊임없이 초월하는 의지로 자신을 둘러싼 악을 물리치는 이야기이다.  

만화책 그림의 배경 중 - 주로 어둡다.

이야기의 시작은 중세시대 세기말에 대한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이교도들이 창궐하면서 종교적인 타락이 한참일 때의 배경일듯하다. 사실 이야기를 설명하자면 너무 길다. 그 어두움이 장대한 이 이야기의 배경이 되고 끝가지 유지된다. 그리고 주인공의 상징인 큰 대검을 가지고 전쟁터에서 큰 활약을 한다.


그리피스 - 모든 이들의 동경 대상이다

베르세르크에서 주인공 가츠와 대척점에 있는 인물은 '그리피스'이다. 모든 이들의 동경의 대상인 매의 단 용병 대장인 그리피스는 결국 가츠와 단원들을 제물로 바치고 가츠와 캐스커라는 여자 주인공을 빼고는 끔찍한 죽음을 맞이 한다. 가츠는 끊임없이 악령 들과 싸우고 그리피스를 쫒게 되지만 후반부에는 동료들이 하나둘씩 생기고 충격으로 정신이 파괴된 캐스커를 치료하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장면이 주를 이룬다. 여기서 우리는 '이런 만화책은 많잖아'라고 답할 수도 있지만 그 어떤 만화보다도 작품성이 높고 세계관을 잘 구현한 이야기는 앞으로도 보기 힘들 것 같다.


너무나 뛰어난 퀄리티


이 만화를 무려 32년간 연재했으니 작가 '미우라 켄타로'는 자신의 인생을 어쩌면 이 작품 하나에 갈아 넣었을 정도로 엄청나고 세밀한 표현력을 보여 준다. 초반부와 중반부의 표현 장면만 봐도 작가가 얼마나 가면 갈수록 미세한 표현 하나에 신경을 썼는지 알 수 있다.


초반부- 이교도 쿠산 진영
중반부- 그리피스

초반부에는 인간 세계에서의 전투 장면이 주를 이루고 중반부는 우리가 사는 세계에 틈으로 판타지 생물들이 등장하고 후반부에는 그것이 좀 더 심화된다. 위 두 그림처럼 초반부에도 전체적인 전투 장면이다 대열을 하나하나 세밀하게 표현했는데 후반부는 거의 광적으로 자세하게 표현한다. 기사를 읽어보니 보통은 메인작가가 그림을 그리고 배경은 서브 작가가 맡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가는 혼자서 수십 년 동안 그렸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베르세르크의 매력은 무엇인가?


1. 주인공이 한계를 뛰어넘는 의지로 그려나가는 전투씬

2. 다양한 판타지 모티브를 이야기 곳곳에 녹여서 이끌어가는 플롯

3. 갈수록 끝이 보이지 않는 인과율이 지배하는 어두운 세계관

4. 선과 악을 대변하는 수많은 캐릭터와 주인공을 도와주는 정가는 인물들

5. 만화책을 보는지 영화를 보는지 헷갈리게 만드는 표현력


이외에도 수없이 많다.... 그러나 다소 선정적인 장면이나 잔인한 장면도 많이 나오기도 한다.


이야기 후반부에 '가츠'를 돕는 일행


이런 자세한 그림은 어디서 영향을 받았을까?


베르세르크를 지배하는 엄청난 세계관과 배경 그림은 어디서 모티브를 얻었을까? 언 듯 본 것 같기도 한데 내가 대학교를 다닐 때 처음 알게 된 러시아 화가 '백진스키'의 그림이 생각난다. 그 당시 이 사람의 그림을 보고 충격과 묘한 전율이 있었다. 예전에 본 기사에서 베르세르크 작가가 백진스키의 작품에서도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기사를 본 것 같기도 하다.


백진스키- 거울


세기말의 암울한 상황을 아주 잘 표현한 작품이 많기도 하지만 섬뜩한 느낌도 많이 든다. 어찌 되었건 작가는 많은 연구와 고뇌를 하면서 작품을 출간했고 32년이라는 어머어마한 시간에 비해서는 작품 권수가 적어서 아쉽다.

그리고 너무 텀이 길어서 예전에 한참 빠져있을 때는 몇 달을 기다리다가 지친 기억도 난다.


넷플릭스에서 소개된 1기, 2기 영상은...


넷플릭스 영상 중 주인공 가츠

넷플릭스에서 소개된 베르세르크는 이야기 중반부에서 후반부로 넘어가는 장면이다. 초반부는 벌써 몇십 년 전에 제작되었고 중간중간에 영화판(3편)이 나왔었다. 넷플릭스에 있는 베르세르크라는 애니를 처음 보시는 분들도 물론 재미는 있겠지만 만화책을 먼저 보고 영상을 본다면 훨씬 더 깊이 있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판타지물 중 대서 사물이나 화끈한 전투신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후회 없을 인생 만화이자 애니메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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