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경쟁자가 아닙니다

by 아론의책

바르셀로나에 살면서 그 공간을 다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 살았던 날이 있었습니다. 스페인이 익숙해지면서 어느덧 다 안다는 착각에 자신을 가두었던 시절이었죠.


"스페인에서 가이드를 제일 잘하시는 것 같아요"


사람들의 칭찬과 후기가 많아질수록 착각은 더 깊어져 갔습니다. 심지어 1년 차 가이드 때 존경했던 선배들이

어느덧 작아 보였습니다. 제가 더 잘하는 것 같다는 교만함이 생겼던 거죠.


어느덧 저는 동료들을 경쟁자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레이스에서 가장 앞에 서 있는 사람처럼 저를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들을 이기기 위해 손님들에게 더 친절하고 더 많은 정보를 공유했습니다.


그것이 스페인 최고의 가이드가 되는 길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마흔이 되어 30대의 저를 바라보니 그저 웃음이 나옵니다. 타인을 만족시키기 위해 애쓰던 날들, 혼자만의 경쟁을 하며 몸부림쳤던 날들, 모두를 경쟁자로 만들며 외로운 싸움을 계속했던 날들.


마흔이 되어서야 그 시간들 속 제 모습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닫게 됩니다. 내 불안과 질투 같은 연약한 감정의 판타지들이 그 시간들을 집어삼킨 것을 알게 됩니다.


이제는 경쟁을 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말이죠. 좋지 못한 감정을 품고 사는 것이 나 자신을 가장 많이 힘들게 한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은 다른 사람에 매력이 있고, 저는 저의 매력이 있음을 인정합니다. 그래서 잘하는 사람, 멋진 사람이 보이면 배우려고 합니다. 질투하지 않고 배우려고 할 때 우린 파트너가 됩니다.


꽃들이 들판 위에서 비교하지 않고 각자의 자리에서 피어나듯이 나답게 사는 것이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경쟁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가 아니라, 파트너십을 맺고 상생하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배우고 성장하고 나누는 삶. 그것이 과학의 발전보다 더 가치 있고 절실한 시대를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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