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집에 토끼랑 함께 삽니다.
신발 박스보다 조금 큰 박스에 동그란 솜뭉치가 들어있었다. 전 남자 친구, 그러니까 현 남편이 웃으며 폭신한 방석 위에 솜뭉치를 꺼냈다.
고작 해봐야 손가락 두 마디 만한 귀가 있고 목에는 하얀색 스카프를 두르고 앞 발에는 하얀 발목 양말을 신은 짙은 회색의 솜뭉치. 만지면 부서질까 봐 멀뚱멀뚱 보고만 있었는데, 이 솜뭉치는 낯선 장소와 낯선 사람에 당황하지도 않고 방석 위에서 차분하게 앉아만 있었다.
그렇게 나는 토끼와 살게 되었다.
작은 집에 토끼랑 함께 삽니다.
1남편 1아내 1토끼가 사는 이야기. (정말 토끼)
/
토끼 밤이의 작지만 큰 세계, 집이라는 공간에서 함께 지내는 이야기예요. 장난꾸러기 토끼이지만 보송한 얼굴로 두 발을 곱게 모으고 앉아있으면 마음은 어느새 고롱고롱 해지곤 해요.
토끼와 살면서 라이프 스타일이 변했고, 소소한 습관들도 변했어요. 맥시멀 리스트는 미니멀리스트가 되었고, 청소라고는 한 달에 한 번쯤 하던 사람이 매일 아침마다 대청소하는 부지런한 인간이 되었죠.
토끼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능청스러운 밤이에게 우리는 7년째 길들여지고 있어요.
사라
instagram.com/small.life.sara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