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미니멀 라이프
항상 원룸에 살았다.
현관문을 열면 먼저 화장실이 있고, 책상과 옷장 옆에 침대가 있었다. 싱크대는 침대와 마주 보고 있었고, 작은 베란다에 냉장고와 세탁기가 있었다. 난 5평 작은 원룸에서 월세로 5년을 살았다. 남향집이었지만 새시가 좋지 않아 춥고 더웠다. 벽은 방음이 되지 않았고 마루는 다 낡아서 발에 가시가 찔리기도 했지만 그럭저럭 지냈다.
졸업 후에는 바로 옆 건물로 이사 갔다. 8평 원룸이었다. 베란다는 두 배로 길었고, 화장실도 더 넓었다. 서향집이라 오후에 햇살이 뜨겁게 들어오는 곳이었지만 괜찮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전에 살던 원룸보다 더 좋아진 것이 분명했는데 크게 감흥은 없었다. 나에겐 그저 원룸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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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친구가 그런 말을 했다. 속상한 일이 있어도 집에 간다는 생각만으로 마음이 다독여진다고 말이다.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라 어떤 느낌인지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집이란 게 그럴 수도 있는 곳이구나 싶었다.
일주일에 한 번은 부모님이 계신 집에 내려갔지만 이미 떨어져 산지 오래였기에 나에게 편안한 집은 아니었다. 이 곳도 저곳도 오롯한 내 집이 아니었다.
그런 생활이 14년쯤 되고 나니
집이라는 게 갖고 싶었다.
내 명의로 된 거창한 그런 집이 아니라
'온전히 쉴 수 있는 나를 위한 집’이 갖고 싶었다.
사라
'우리 집엔 아무것도 없어-'와 같은 퍼펙트한 미니멀리스트는 아니에요. 샴푸바 하나로 세안과 샤워를 모두 하는 환경을 위한 제로 웨이스트의 삶을 살지도 못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니멀 라이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물건에 치여 살지 않을 만큼 적당히 소유하고, 적당히 단순하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어서에요.
뭐- 저는 적당히 하는 미니멀리스트예요.
1남편, 1아내, 1토끼가 함께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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