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과연 무엇일까?
결국, 모든 사람들의 궁극적 목표는 '행복하기 위해서'일 텐데, 그럼 행복은 과연 어떤 것이기에 모든 이들에 게 가장 중요한 공통적 삶의 가치가 되는 것일까?
'오늘부터 딱 1년, 이기적으로 살기로 했다'라는 책의 첫 제목은 '오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가?'로 시작했다. 책을 읽기도 전에, 첫 장의 질문이 나를 멈추게 했다.
나는 과연 '행복'을 어떻게 정의 내릴 수 있을까?
행복에 대해 한 문장으로 정의를 내려보려 하니, 행복이 주는 느낌과 뉘앙스는 알겠는데 막상 한 마디로 정의 내리기는 쉽지가 않았다.
그래서 소파에 누워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남편에게 행복의 정의에 대해서 물어봤다.
당신은 행복이란 뭐라고 생각해? 한 문장으로 행복의 정의를 내려볼래?
행복?? 음...... 알람에 맞춰서 움직이지 않는 거??
아니.. 그러니까 '행복'이란 무엇이다..라고 정의를 내려봐. 행복이란 '알람에 맞춰서 일어나지 않는 것'이란 말이야? 그건 가치가 아니고 당신이 바라는 거지. '행복'이란 가치에 대해서 정의를 내려봐.
아.. 그걸 어떻게 한 문장으로 정의를 내려. 행복은 하나로 규정할 수 없이 너무 범위가 많은데..
난.. 행복이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자유'라고 생각해. 난 그게 가장 큰 행복의 가치 같아. 이게.. 참 평범하고 익숙한 건데, 의미를 정의하기는 생각보다 쉽지가 않네..
'오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아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으려면 우선은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를 내려야지만 가능할 테다.
결국, 남편도 나도 질문에 대한 대답은 'NO'가 될 수밖에 없었다.
남편은 여전히 알람에 맞춰서 정해진 시간에 맞춰 움직이는 생활을 하고 있으며, 나 역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원하는 때에 마음껏 하면서 살지는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행복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고, 행복을 주제로 얘기를 나누면 감정적으로도 행복한 느낌을 받게 될 줄 알았는데 마주한 현실은 우린 현재 행복한 삶을 살고 있지 않다는 씁쓸함 뿐이었다.
그리고, 이틀 뒤에 나는 '급체'에 걸려 진짜 죽을 뻔한 고비를 경험하게 되었다.
워낙에 어릴 때부터 위장 기능이 약한 탓에 잘 체하는 편이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그 기능이 더욱 저하되어 거의 한 달에 한번 꼴로 체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생소하면서도 고통스러운 증상이 동반됐다.
말로만 듣던 '급체'로 죽을 수도 있겠다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눈앞에 뿌옇게 되면서 천장이 빙빙 돌더니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는 물론이거니와 두 손이 저리면서 감각이 없어지는 마비 증상까지 왔으니 말이다.
이러다 내가 오늘 죽는 건가.. 싶을 만큼 앉지도, 눕지도, 서지도 못하는 상태가 되어서 119를 불러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내 의식은 분명 '급체'로 인한 증상임을 알았고 이건 응급실에 가서도 해결될 수 없는 상태임을 인지했다. 오히려 응급실에 가면 화장실도 마음대로 갈 수 없어서 더 힘들 걸 알았기에 괴롭지만 어떻게 해서든 집에서 해결을 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남편의 부축을 받아 화장실을 오가며 위, 아래로 몇 번을 쏟아내고 나니 1시간 만에 진정이 되었고, 그제야 겨우 잠이 들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 날 녹초가 돼서 겨우 눈을 뜬 나는 남편한테 말했다.
행복은... 아프지 않은 거야...
그렇게, 4일을 죽만 먹고 5일이 지나서야 정상적인 일상생활로 돌아온 나는 그제야 행복에 대해 아주 명확하게 한 문장으로 정의 내릴 수 있게 되었다.
행복이란? 아프지 않은 것!
누가 언제, 어디에서 불시에 나한테 '행복의 정의'에 대해 묻는다 해도 나는 이제 고민하지도, 머뭇거리지도 않고 대답할 수 있다.
그리고, 행복에 대해 다른 정의를 내리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꼭 질문하고 싶다.
원하는 모든 것을 다 이루었다 해도.... 몸이 아프다면... 과연.. 행복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