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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 Oct 30. 2023

마음공부의 목적.

나를 위한 시작

처음, 마음공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앞 선 글에서도 밝혔듯이 인생 2막을 시도하며 도구로서, 수단으로써 코칭을 배우기 위한 목적이었다.

코칭 기술을 배우러 갔다가 자연스럽게 내가 코칭을 받게 되었고, 그것을 시작으로 나는 본격적인 마음공부를 하면서 나에 대해 알아가는 중이다.

처음 마음공부를 시작할 때의 목적은 좋은 사람, 좋은 엄마, 좋은 딸, 좋은 아내가 되는 것으로 목적 자체가 나보다는 내 주변의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다.

내 마음과 의식이 성장하면 내 가족들에게도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 테니까.

그러면 나도 가족도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을 테니까..



아이한테도 더 다정하고 여유로운 마음을..

남편한테도 친절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엄마한테도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하지만, 마음공부를 하면서 딸이나 남편을 대하는 태도가 크게 변하지는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엄마와는 언제부턴가 서로의 선을 넘지 않으면서 무난하게 잘 지내고 있다. 마음공부를 하고 나니 엄마를 대하는 마음 가짐이나 태도가 조금은 유해진 것도 사실이다.

시간이 약인가..? 나도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건가..?

이제는 엄마도 강하고 센 사람이 아닌, 그저 힘없고 불쌍한 노인 같다는 생각뿐이다.

이겨야 할 대상이 아니라 내가 돌보고 보살펴야 할 노인이라는 생각에 그동안 못다 한 효도를 할 수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더 많이 해드려야겠다는 마음이 커진 상태다.


아무튼, 가족한테 더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목표로 시작한 공분데 이 공부가 자꾸 나를 테스트한다.

심지어, 남편과 아이는 나의 마음공부 자체를 나를 공격하는 빌미로 사용하기까지 한다.


어제도, 진짜 별 거 아닌 걸로 남편과 다툰 상황에서 가장 먼저 남편이 나한테 한 말은 마음공부였다.

마음공부고 코칭이고 할 필요도 없고 자격도 없다는 말..


그럴 거면 마음공부는 왜 해?

코칭은 뭐 하러 받아?

하나도 변하지 않았어.

마음공부를 할 필요도 코칭을 배울 자격도 없어! 그만 때려치워!


처음엔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난 그런 공부해 봤자 하나도 소용이 없구나...

난 여전히 작은 걸로 쉽게 화를 내고 쉽게 흥분하는구나. 스스로도 자책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내가.. 진짜 남들을 위해.. 다른 사람을 위해 이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인가? 자문을 해봤다.

내가 스스로 공부를 하면서 배우고 성찰하고 깨닫는 그 모든 것이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인가??

스스로 셀프 코칭을 하면서 한참을 걷다 보니, 그건 나의 착각이자 오만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내가 마음공부를 해서 다른 사람한테 좋은 사람이 되려 했다는 것...

아니었다.

난 나를 위한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다.

나조차 마음공부의 목적을 착각했는데, 남들이 착각을 하는 건 당연할 수밖에...

아이를 위해서도, 남편을 위해서도 아닌 내 마음이 덜 힘들게... 다친 내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서 하는 공부였다.


내가 마음공부를 시작한 이유가 결국은 딸을 위해서도, 남편을 위해서도 아니었다는 게 명백해졌다.

난 나를 위해서.. 나의 마음을 보담아 주기 위해서, 덜 다치기 위해서 마음공부를 한 거였고 그렇기에 남들은 모르지만 내 마음은 그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남들은 모르지만 나만이 느끼는 나의 변화..



이전과 확실히 다른 건... 화가 나는 상황이나 빈도가 비슷해도 그 화가 나를 휘감아 바닥까지 내리꽂을 만큼 힘든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순간의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아서 얼굴이 벌게지고, 심장이 두근거리고, 입에서는 육두문자가 튀어나오지 않고는 버틸 수 없을 만큼 내 화는 불길처럼 내 몸과 마음을 감쌌었다.

화를 한번 내면 진짜 몸살이 날 만큼 기력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두통이 시작됐으며, 소화 기능까지 멈춰서 진짜 몸으로 아파왔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안에 까만 울화가 덩어리 져서 출렁거리는 것이 느껴질 때면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진정이 되지 않았던 적이 많았다.

속이 까매져서 이러다 심장병 아니면 암으로 죽겠다.. 란 생각을 할 정도였으니..

한번 화가 나면 2~3시간은 흥분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누구한테라도 하소연을 해야 했으며 그 여파는 2박 3일까지 진행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화가 일정 기준을 넘어서지 않는다. 내 마음을 내 스스로 더 이상 불길로 뒤덮지 않는다.

화가 나지만... 어느 선까지 올랐다가 금방 내려온다.

그리고, 그 화의 강도 자체가 예전에 비하면 아주 약해져서 억울하고 원망스러운 마음이 있을지언정 그 화의 불길이 증폭되지 않은 상태로 잠시 머물다가 사그라진다.

그리고, 발산보다는 수렴을 하게 되었다.

어딘가에 내뿜지 않고는 배길 수 없었던 그 흥분이, 이제는 고요한 침묵 속에서 가라앉는다.

흉을 보기 위해 사람을 만나고, 욕하고 흉보면서 화를 진정시켰는데 지금은 나만의 시간을 찾아 벗어나는 방법을 찾았다. 그곳이 카페건 숲길이건 오롯이 나만의 시간에 나 혼자 집중하며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가려 한다. 그 시간만큼은 그 누구한테도 방해받고 싶지 않다..



그리고 스스로 셀프 코칭을 한다. 계속해서 질문한다.

질문해서 답을 찾게 되면... 그 답이 나의 문제도 알려주고 상대의 문제도 알려준다.

아직은 한참 미흡한 단계라, 여전히 상대의 잘못이 부각되기는 한다.

지적조차, 내색하지 않을 만큼 의식이 성장하진 못했기에 잘못에 대한 확인 사살까지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이 그리 화가 나지 않는다.

다행이다... 내 감정이 나를 더 밑바닥으로 끌어내리지 않는다는 사실이...

물론, 어제도 남편은 나를 비난하며 내가 변함이 없다고 충분히 느꼈을 거다.

하지만, 그러든지 말든지... 난 내 마음이 편안한 게 중요한 사람이니까.

그리고 나는 그걸 느꼈으니까.. 나의 마음공부가 내 마음을 잘 돌보고 있는 것이다.



이제 그 누구도 나의 마음공부에 대해 왈가왈부할 자격은 없다.

내가 나를 위해 하는 공분데 무슨 자격으로 나의 공부에 대해 평가를 한단 말인가.

물론, 이 공부의 끝은 나는 물론이거니와 타인을 향한 더 괜찮고 좋은 모습일 테다. 하지만, 이제 겨우 두어 달 남짓한 내 공부에 대해 그 누구라도 나의 자격을 운운한다는 것은 월권이라 생각한다.

난 누구의 비위나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 마음공부를 하는 것은 아니니까...



일단은, 나의 마음공부는 모든 게 내가 중심이 되어 내가 바라는 내 마음의 안정이다.

내 마음이 안정이 된다면 그 이후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다른 이들에게도 편안하고 안정된 좋은 모습으로 타날 것이라 믿는다.



결국, 나를 가장 힘들 게 하는 것은 나다. 그런 나를 힘들지 않게 도와줄 수 있는 것도 오로지 나다.

마음공부를 하면서 나는 나를 더욱 아끼고 알아가게 되어 가는 것 같다.

이것도 마음공부가 나에게 준 변화일 테다.



내가 겪는 이 모든 과정이 나중에 나와 같은 힘듦을 겪는 사람들에게 가치 있게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되길 조심스럽게 바래본다..

물론, 아이나 남편은 여전히 '너나 잘하세요~'라고 하고 싶겠지만 말이다..

역시나.. 그러든지 말든지다.  

그러기 위해서도 마음공부는 앞으로의 나의 삶에 나와 계속 함께 해야 할 여정이 될 것이다.

마음공부는 지금도 앞으로도 유일하게 나를 위로해 주고 나를 달래주는 가장 큰 가치를 지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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