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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토끼 Feb 03. 2024

시간의 흐름

마음이 요동친다.

간질간질? 그건 아닌 것 같다.

간질간질하다는 건 뭔가 기분 좋은 설렘이 느껴지는 표현인데, 지금 내 마음 상태는 그것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벌써 2024년이 밝아온 지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다.

정말 눈 한번 깜빡하고 났더니 한 달이 흘러있는 기분이다. 

이 빠른 세월을 잡는 방법이 과연 있을까?


시간의 흐름은 나이 먹는 것과 비례해서 빨라진다. 

모두에게 주어지는 24시간은 분명 같은 속도로 흘러갈 텐데, 나이 들수록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처럼 자각되는 이 현상을 "시간 수축 효과(Time-Compression Effect)"라고 한다.

네덜란드의 심리학자인 다우베 드라이스마 교수는 《나이 들수록 왜 시간은 빨리 흐르는가》라는 책을 통해 그 이유를 다음 세 가지의 가설로 표현했다.


1. 망원경 효과

망원경으로 대상을 바라볼 때 실제 대상과의 거리보다 훨씬 근접하게 지각하는 현상에 빗대어 표현하는 용어로, 사람들은 대개 경험한 일들을 실제보다 최근의 일로 기억한다. 과거의 일은 마치 망원경으로 바라보는 것처럼 확대되어 느껴져 시간적인 거리가 축소되며, 시간이 실제보다 더 빨리 흐르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2. 회상 효과

사람들은 종종 과거의 사건이 일어난 날짜를 회상할 때 발생 시기가 잘 알려진 사건을 지표로써 사용한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이렇게 지표로 기능할 수 있는 경험들이 줄어들게 되며, 따라서 새로운 기억도 줄어들게 되어 시간의 흐름이 빠르게 느껴진다. 

이와 관련해 심리학자 매코맥(D. McCormack)은 평균 연령 80세인 노인들을 대상으로 자전적 기억에 대한 연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참가자 대부분의 기억이 삶의 1분기에 속하는 패턴을 보여주었다. 즉, 사람들은 사춘기부터 성인기 초기의 경험에 의해 그의 성격과 정체감을 형성하며, 신경생리학적인 면에서도 이 시기의 기억력이 절정에 달한다. 그러나 이후 단조롭고 틀에 박힌 일상 및 새로운 경험이 드문 반복적인 삶을 통해 사람들의 기억이 단순화되는 것이다.

3. 생리 시계 효과

사람의 생리 시계는 호흡, 혈압, 맥박 등 수십 가지의 기제로 구성된다. 이를 통제하는 것은 뇌의 시상하부 교차상핵(Suprachiasmatic nucleus: SCN)으로, 이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노화와 함께 도파민의 방출이 감소되고 SCN 세포 역시 감소하여, 생리 시계 자체가 느려진다. 

미국의 신경학자 피터 맹건(Peter Mangan)은 사람이 연령대에 따라 시간을 다르게 감지하는 것을 밝혔다. 그는 9~24세, 45~50세, 60~70세 집단별로 3분을 마음속으로 헤아리게 하였다. 그 결과 20세 전후의 참가자들은 3분을 3초 오차 이내로 지각하였다. 그러나 중년층은 3분 6초, 60세 이상은 3분 40초를 3분으로 지각하여, 노화와 함께 생리 시계가 느려져 실제 시간은 빨리 흐르는 것으로 지각한다는 것을 보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시간 수축 효과 [Time-Compression Effect]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발췌>



© thomasbormans, 출처 Unsplash


이처럼 나이 들수록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것은 과학적으로 받아들여야만 하는 당연한 순리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시간이 조금 천천히 흐르도록, 방법을 찾아야만 하지 않을까?

그냥 이대로 있다가는 순식간에 올 한 해가 또 끝나 있을 것만 같아 불안하고 초조하다.

바로 내 마음이 요동치는 이유이다.


시간을 천천히 흐르게 하려면 매 순간 좀 더 가치를 부여하고 다양하고 새로운 경험을 시도하는 수밖에는 없다. 

어찌 보면 그런 관점에서 요즘 세대를 바라보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너무나도 빨리 변화하는 이 시대이기에 우리가 새롭게 배워야 할 것들이 넘쳐 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변화에 적응하고 대처하려면 한발 내딛는 용기가 필요하다.


나만 해도 벌써 생각으로는 이미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시도하고 있어야 하는데, 그 한 발을 내딛지 못해 아직도 미적거리고 있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니 말이다.

나이 들어 그런 것 같아서 울적해지기도 한다. 

새로운 환경에 변화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실행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고, 매일 새로움에 도전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나이를 앞세운 핑계에 불과한 걸까? 


© brett_jordan, 출처 Unsplash

                                                                     

새해가 시작되고 1월 안에는 꼭 뭔가 실행을 하고 싶었는데, 그 소중하고 귀한 시간을 그냥 언저리만 맴돌다 보내버렸다.

이렇게 일 년이 금방 지나갈 것 같아 그 사실이 너무나 두렵다.

더 이상 이렇게 있을 수는 없다. 

정말 뭐라도 결과물을 남기자....

그래도 올해는 나 혼자 홈택스로 부가세 신고를 하지 않았던가!


처음 블로그를 할 때처럼 무조건 시작해 보는 거다. 

그럼 뭐라도 되지 않겠는가!

사실 블로그를 할 때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기에 아쉬움이 많았던 건 사실이다.

그 경험 때문에 지금 이렇게 망설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제대로 공부하고 시작했으면 인플루언서라도 되었을 텐데 그냥 막무가내로 한 덕분에 잡블로거가 되어 버렸다. 그렇다고 블로그를 다시 새롭게 시작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그 사실 때문에 새롭게 뭔가를 시작하려면 잘 알고 시작해야겠다는 그런 생각으로 자꾸 언저리만 맴돌고 있는 것이다.


2월은 신학기 준비로 바쁠 때이다.

그래도 무언가 작은 것 하나라도 새로운 시작을 해볼 생각이다. 

거창하게 잘할 생각은 버리고, 우선 먼지 같은 작은 성공이라도 해 보도록 하자!!


내 잠재의식에게 명령한다. 그냥 발을 내 디디렴. 제발!!!


© enginakyurt,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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