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소통의 3박자 전제는 관심과 경청

돈,시간,마음 소통의 3박자를 다시 생각한다

by 생각의 힘 복실이

학이 목을 빼고 간절히 기다리는 듯 노심초사하던 일이 해결되었다.
며칠 전, 런던의 큰 딸에게 보낸 소포가 마침내 배달완료 되었다는 EMS 문자를 받았다.

목이 따끔거리고 아파 깊은 잠을 못자니 평소 다니던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보내거나 안되면 약을 사서 보내달라는 카톡을 받은게 이주일 전이었다.

"그래. 내일 당장 병원가서 알아보고 겨울 옷이랑 챙겨 보내마."했더니, 쿠팡 장바구니에 필요한 물품 모아둘테니 도착하면 함께 보내달라고 했다. 딸이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이 하나둘 도착하더니 일주일쯤 지나자 이제 보내달라는 연락이 왔다.

월요일 병원 일정으로 화요일 오후 부랴부랴 우체국으로 달려가 직원의 도움을 받아 꼼꼼히 포장해서 마감 전에 등록하고 예상일정을 물으니, 다음주 화요일경 도착할거라고 했다.

"이번주 도착하면 주말에 약먹고 좋아하는 누들면 먹을 수 있을텐데..."하는 마눌의 근심에 아침저녁으로 배송조회 버튼을 눌러댔다.

예상보다 빨리 수요일 비행기가 도착했고, 목요일 통관절차를 거쳐 금요일 집앞에 배송완료했다는 메시지가 왔다.

딸에게 소식을 전하니, 뛸뜻이 기뻐한다. 저녁에는 "왠 누들면? 오랫만에 먹으니 살 것 같아요"라는 카톡이 왔다.

마감에 쫒기는 우체국 직원에게 양해를 구하면서까지 근처 마트에서 기어코 누들면을 사서 보낸 마눌의 심정과 먹으니 살 것 같다는 딸의 마음을 헤아리며, 소통의 3박자를 다시 생각한다.

나는 평소 소통을 위해서는 돈과 시간, 마음을 써야한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오늘 보니 진정한 소통을 위해서는 평소 관심과 경청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낮, 광주사는 누나도 시골에 들러, 처음 보는 빨간 조끼를 걸치고 엄마가 떡볶이를 드시는 영상을 올렸다. 회관에 다른 아짐들은 춥다고 다 조끼입고 있다는 엄마 얘기를 듣고 시장에서 오천원 주고 사서 입혀 드렸다고 한다.


비싸고 싸고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비싸다고 값진 선물이 되고 소통의 지름길을 열어주지는 않는다.

때로는 이천원짜리 누들면이나 오천원짜리 조끼 한 장이 마음을 흔들고 눈시울을 글썽이게 만드는 힘이 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재발을 진단받고 다시 시작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