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수많은 마케팅 활동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습니다. SNS 콘텐츠를 만들고, 광고를 집행하고, 상세페이지의 문구 하나를 고치기 위해 밤을 새우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들이 흩어진 점처럼 느껴지고 뚜렷한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모든 활동의 출발점이 되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놓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바로 "그래서, 우리 제품은 정확히 누구를 위한 것인가?" 라는 질문입니다.
세계적인 마케팅 구루 세스 고딘은 이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 없이는 그 어떤 마케팅도 성공할 수 없다고 단언합니다. 이 질문에 답하는 과정은 단순히 고객층을 설정하는 것을 넘어, 우리 브랜드의 존재 이유를 발견하고 모든 마케팅 활동의 방향을 잡아주는 '나침반'을 만드는 일입니다.
이 글은 당신의 브랜드가 이 가장 중요한 질문에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실용적인 가이드입니다.
가장 흔한 실수는 우리 제품을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20-30대 여성이요" 혹은 "피부 트러블로 고민하는 모든 사람이요"와 같은 대답은 너무 넓어서 사실상 아무에게도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세스 고딘이 강조하는 '최소유효시장(Smallest Viable Market)' 개념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우리 브랜드가 세상에서 사라진다면 가장 아쉬워하고 슬퍼할 단 한 사람, 즉 우리의 '최소유효고객'을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것입니다.
Action Point: 인구통계학적 정보(나이, 성별, 직업)를 넘어, 그 사람의 하루를 상상해보세요.
어떤 아침을 맞이하나요? (예: 아이를 깨우느라 정신없는 아침)
무엇을 보며 출근하나요? (예: SNS 속 반짝이는 타인의 삶)
하루 중 가장 힘든 순간은 언제인가요? (예: 퇴근 후에도 끝나지 않은 집안일)
무엇을 욕망하고, 무엇을 남몰래 두려워하나요? (예: 뒤처지고 있다는 불안감, 나 자신을 잃어가는 기분)
이렇게 한 사람의 구체적인 삶과 감정을 파고들 때, 우리는 비로소 그가 겪는 진짜 '문제'에 가닿을 수 있습니다.
고객은 드릴을 사는 것이 아니라, '구멍'을 사는 것이라는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더 나아가, 고객은 구멍을 통해 '아름다운 액자를 걸고 싶은 욕망'을 실현합니다. 즉, 고객이 진짜로 돈을 지불하는 대상은 제품의 기능이 아니라, 그 제품을 통해 얻게 될 '더 나은 나'로의 변화입니다.
우리의 제품은 고객의 현재 상태(Before)와 그들이 도달하고 싶은 이상적인 상태(After)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해야 합니다.
Action Point: 고객의 'Before & After'를 정의해보세요.
Before: 우리 제품을 만나기 전, 고객은 어떤 감정 상태에 있나요? 예시: 수많은 정보 속에서 길을 잃고 불안하다. 내 선택에 자신이 없다.
After: 우리 제품을 사용한 후, 고객은 어떤 감정 상태가 되기를 바라나요? 예시: 나에게 꼭 맞는 것을 찾았다는 확신과 만족감을 느낀다. 내 삶을 스스로 통제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다.
이 '변화'의 폭이 클수록, 고객은 우리 브랜드에 더 큰 가치를 느끼고 기꺼이 지갑을 열게 됩니다. 이것이 우리가 고객에게 하는 진짜 '약속'입니다.
1단계에서 정의한 '단 한 사람'에게, 2단계에서 약속한 '변화'를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마케팅의 전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의 모든 메시지는 이 두 가지 핵심 요소를 중심으로 일관되게 정렬되어야 합니다.
Action Point: 우리 브랜드의 핵심 메시지를 한 문장으로 만들어보세요.
"우리는 **_______(어떤 사람)**이 느끼는 **_______(어떤 문제)**를 해결하여, 그가 **_______(어떤 변화)**를 경험하도록 돕습니다."
예시: "우리는 바쁜 일상 속에서 나를 잃어가는 기분을 느끼는 여성이, 하루 10분 식물과 함께하며 삶의 주도성과 작은 성취감을 되찾도록 돕습니다." (가드닝 키트 브랜드)
이 한 문장이 완성되었다면, 당신은 이제 모든 마케팅 활동의 방향을 결정할 나침반을 손에 쥔 것입니다.
앞으로 만들 모든 SNS 콘텐츠, 광고 문구, 이벤트는 이 문장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합니다. 이 명확한 초점이 당신의 브랜드를 시장의 소음 속에서 선명하게 빛나게 할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질문에 한 번 답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되물으며 답을 더욱 날카롭게 다듬어가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이야말로 작지만 단단한 브랜드를 만드는 가장 확실한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