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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주쌤 Sep 30. 2023

하마터면 행복을 모르고 죽을 뻔했다

안녕하세요, 나오미의 기쁨 도서관을 운영하는 사서 나오미입니다. 지난여름이 유독 많이 더워서일까요? 환절기가 되면서 몸과 마음이 무척 피곤하다는 느낌입니다. 이렇게 심신이 피로해질 때면 이부자리 밖으로 나오기 싫어지곤 하죠. 이럴 때 여러분은 어떤 방법을 떠올리시나요? 나오미는 책 장에 꽂힌 책들 중 평소에 눈에 띄었던 책을 하나 꺼내봅니다. 책장에는 읽었던 책도 있고 완독 하지 않은 부분을 남겨둔 것도 있기 때문이죠.


다시 펼쳐보니 '이제야 딱 맛나게 익었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 있어 오늘 소개하려고 합니다. 바로 <하마터면 행복을 모르고 죽을 뻔했다>입니다. 동생이 사서 읽고 저에게 넘겨준 것이었는데, 초반부 내용이 이해가 되지 않아 덮어두었다가 이번에 다시 꺼내보았습니다. 이런 내용이 나오거든요.


고통을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내가 깨달은 것이 있다면, 영적 접근법이나 심리 치료법이나 모두 강점과 약점이 있다는 것이다. (중략) 내 개인적인 경험에 따르면,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접근법, 구체적으로 말하면 영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접근법과 심리 치료법을 적절하게 결합할 때 삶의 문제들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하마터면 행복을 모르고 죽을 뻔했다> by 바바라 버거


책을 다시 읽으며 왜 이제야 <하마터면 행복을 모르고 죽을 뻔했다>가 저에게 의미 있게 다가오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첫째, 저자의 연구 행적을 공감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저자, 바바라 버거는 미국 출신으로 1960대 중반 컬리지를 중퇴한 후 스웨덴과 덴마크에서 살면서 음식이 몸과 정신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신 분입니다. 이후 80년대 초반에 건강식만으로 진정한 행복을 얻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자 마음의 과학과 의식의 본질 및 형이상학을 연구하기 시작하여 전통적 영성과 심리학까지 공부하게 되었다고 해요.


우울증에 걸린 적이 있고, 극복했다고 저를 소개하면 '우울증 극복을 위해 무엇을 해보셨나요?'라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습니다. 그러면 '이것저것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보았습니다.'라고 대답하곤 합니다. 다시 질문이 돌아옵니다. '그중에서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이었나요?' 참으로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인데요. 저자도 같은 질문을 받았고 또 그 답을 찾느라 연구의 장이 확장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나오미는 우울증을 진단받으면서 '심리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흥미를 두지 않았던 사람의 마음에 대해 집중적인 연구를 시작했죠. 우울증 극복을 위한 다양한 노력은 '사람은 왜 불행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시도이기도 했습니다. 이후 인간관계, 스트레스 해소, 수면의 질 등도 우울증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운동과 식단 역시도 사람의 심리를 좌우할 수 있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야 왜 저자가 건강식에서 마음, 형이상학, 영성, 심리학까지 모두 섭렵하려 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만한 때가 온 것이죠.


둘째, 생각에서 불행이 시작된다고 주장하기 때문입니다. <하마터면 행복을 모르고 죽을 뻔했다>의 원제는 <Sane Self Talk>으로 '건전한 자신과의 대화' 정도로 번역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는 인간의 불행은 자신의 생각에 기원을 둔다고 설명합니다.


생각은 경험의 원인이기 때문에 우리 머릿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괜찮은 접근법인듯하다. 달리 말하면,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살펴보자는 것이다. 이렇게 할 때 우리는 머릿속에서 내적인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내적인 대화는 잠시도 쉬지 않고 진행된다. (중략) 나는 우리 머릿속에서 진행되는 이런 내적인 대화를 주로 '자신과의 대화(self talk)'이라고 칭한다. (중략) 당신이 자신과의 대화에서 무엇을 찾아내든 간에 중요한 것은 '당신이 자신과 규칙적으로 대화하는 내용을 결국에는 경험하게 된다!'라는 것이다. <하마터면 행복을 모르고 죽을 뻔했다> by 바바라 버거


최근 몇 년 간, 저는 부모님 원망을 참으로 많이 한 것 같습니다. 내 인생이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불행해진 이유가 엄마와 아빠의 탓이라 생각하니 처음엔 통쾌하기도 했죠.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두 분의 말씀에 공감하고 그들의 장점을 자랑스러워하던 학창 시절엔 지금보다 좀 더 행복했다는 걸 떠올렸기 때문이죠. '내가 지금 별 볼 일 없게 된 것은 모두 부모님의 문제야'라는 불평이 제 안에 self talk으로 가득 차 버려 마치 족쇄처럼 저를 옥죄고 있음을 발견한 것입니다. 그래서 머릿속에 가득 찬 생각을 풀어내 보았습니다. 어린 시절 좋아하던 부모님의 장점과 함께 어른으로서 바라본 그들의 한계도 하나하나 나열했지요. '객관적으로 아주 크게 나쁘지 않고 그렇다고 매우 사랑이 넘치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이구나'라고 그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그러자 잔잔한 호수처럼 마음에 평화가 임하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셋째, 급진적인 태도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읽는 이에 따라 상당히 공격적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질문'이 많은 편입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그런 질문들이 우리 안에 견고하게 자리 잡은 잘못된 생각들이 '정말 바람직한 것인가?'라며 사고의 전환을 촉구하는 저자의 외침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모두가 누구에게도 구속받지 않고 자유롭기를 원한다. 이런 바람은 우리의 본성이고 자연스러운 욕구다. 누구도 자신의 자유가 방해받는 걸 원하지 않는다. 당신은 어떤가? 당신도 자유를 방해받지 않기를 바라면서, 왜 다른 사람의 자유를 간섭하려는 것인가? (중략) 당신의 간섭이나 통제를 원하지 않는 사람을 굳이 통제하려고 애써야 하겠는가? 그렇다면 다음과 같이 당신 자신에게 물어보라. 거두절미하고 이 사람을 통제하려는 이유가 무엇일까? 왜 이런 마음이 생겨난 것일까? <하마터면 행복을 모르고 죽을 뻔했다> by 바바라 버거


올해로 우울증 연구를 해온 지 10년이 되어 갑니다. 만일 우울증 진단을 받았던 그때, 제가 지금 알고 있는 것들을 알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 책을 선물 받은 건 3년도 채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때 저는 이 책을 소화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무슨 맛이 나는지 맛볼 정도로까지는 성장한 듯합니다. 그간의 몸부림이 사라지지 않고 제 안에 차곡차곡 쌓여온 것 같아 뿌듯한 마음도 드네요.


혹시 마음의 고통이 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끊임없이 다가오는지 궁금하신가요? 또는 이제는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버리고 가볍고 즐겁게 살고 싶으시다고요? 그렇다면 여러분은 <하마터면 행복을 모르고 죽을 뻔했다>를 읽을 준비가 되신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 책을 통해 나의 몸도 나의 감정도 내가 아니며, 나는 그 누구에게도 상처를 줄 수 없다는 현실을 직시함을 통해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맛보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나오미의 기쁨 도서관 나오미였습니다.

좋은 책과 함께 평안한 시간 보내세요.

나오미의 목소리로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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