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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주쌤 Oct 07. 2023

브레인포그

안녕하세요, 나오미의 기쁨 도서관을 운영하는 사서 나오미입니다. 싸늘한 공기가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가을이네요. 추석이 지나니 확실히 공기가 달라진 것이 느껴집니다. 여러분 잘 지내고 계시지요?


최근 몇 주간 나오미는 머리에 안개가 낀 것 같은 답답함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몸도 피곤한데 정신도 멍한 것 같은 상태가 계속되면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도 무척 힘들고요. 혹시 약하게 코로나를 앓고 있는 것인가 싶어 감기몸살약도 먹어봤지만 크게 소용이 없었답니다.


그런데 며칠 전 서점 사이트에 우연히 들어가게 되었는데 검색창안에 예시로 들어있는 문구에 제 상태가 딱 쓰여 있더라고요.

'머릿속에 안개가 낀 것 같다면?'

실은 다른 책을 조사하려고 하던 건데 위의 문구에 관심이 생겨 바로 클릭해 보았지요. 그랬더니 <브레인포그>라는 책이 등장하더라고요. '내 삶에 몰입과 집중을 되찾는 10가지 방법'이라는 부제에 마음을 빼앗기도 말았죠. 저의 상태가 너무나도 궁금해 견딜 수가 없어 바로 구매버튼을 눌러버렸답니다. 흐흐흐


저자는 미국 워싱턴에서 임상심리사 및 임상심리학자로 활동하고 있는 질 P. 웨버라는 분입니다. 불안장애, 슬픔과 상실감, 통제할 수 없는 분노, 자존감 저하, 스트레스 등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과 다년간 상담했고, 인지행동치료, 변증법적 행동치료, 정신역동치료, 수용전념치료, 대인정신요법 등 증상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책을 읽어보니 브레인포그가  단순히 몸에 생긴 이상이 아니라 스트레스 관리가 잘 되지 않아 발생하는 현상이라고해서 기쁨 도서관에 소개하기로 했답니다. 오늘은 브레인포그의 원인과 해법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브레인포그란?



브레인포그는 머리가 멍해지면서 기억력을 비롯한 인지기능과 집중력, 주의력 등이 저하되는 상태라고 합니다.

브레인포그를 겪는 것은 목까지 차오르는 물속을 걷는 것과 같다. 사력을 다해 물 밖으로 머리를 내밀어 숨 쉬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밀물은 밀려들고 파도는 더 높이 친다. (중략) 지금 당장 힘든데 멈춰 서서 자신을 돌아보는 일 자체가 또 다른 부담일 수 있다. 살다 보면 눈앞의 일을 처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허다하다. 머리를 물 밖에 내밀고 있는 한 죽지는 않으니까, 멈춰서 자신을 돌아보기는 그리 급한 일처럼 여겨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잠깐이라도 멈춰 서서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지 않으면 한 걸음씩 제대로 나아가 안전한 육지에 도달할 수 없다. <브레인포그> by 질 웨버


브레인포그가 생기는 원인


1. 만성 스트레스: 스트레스는 시간이 흐르면서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만성으로 굳어지게 된다고 합니다. 이런 만성 스트레스는 몸뿐만 아니라 뇌에도 영향을 미치는데요. 주변 환경에서 위험이 감지될 때 감정 처리를 담당하는 편도가 시상하부에 즉각 신호를 보내 위협으로 부토 살아남기 위해 튀어나온다는 투쟁-도피 반응이 쉬지 않고 일어나게 되는 것이죠. 외부에 적이 없어도, 큰 위기가 없어도 계속해서 스트레스 반응과 관련된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면 집중력, 주의력, 학습력, 기억력이 감퇴된다고 합니다.


2. 학습된 무력감: 장기간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스트레스에 맞서거나 버티려 애쓰다가 실패하는 패턴이 반복되기 쉽죠. ‘이건 해봤자 또 안 될 거야’ 같은 생각이 들면서 아무 데도 갈 수 없는 쳇바퀴처럼 살 운명이라 체념하게 느끼는 절망적 감정을 심리학에서는 ‘학습된 무기력’이라고 합니다.


3. 자기 연민: 문제 상황이 버텨낼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면 사람들은 자기 연민에 빠지기 쉽습니다. 힘겹고 스트레스가 심한 현재의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없다고 느끼면 그냥 포기하고 삶의 희생양이려니 체념하는 것이죠.


4. 숙달된 행동: 뇌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이미 각인된 익숙한 기존 회로를 계속 작동시키려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브레인포그에 시달리는 사람은 힘겨운 삶을 살지만, 오히려 뇌는 익숙한 그 상황을 편안하게 느끼고 스트레스 요인이 등장할 때마다 기존의 신경회로를 작동시킨다고 해요.


5. 감정 회피: 감정을 회피하면 삶의 여러 측면을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 파악할 수 없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아는 힘이 약해집니다.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면 기쁨과 즐거움도 만끽하게 못하게 되는데 이럴 때 브레인포그가 찾아온다고 합니다.



브레인포그를 해결하는 10가지 방법


1. 브레인포그 진단하기: 자신의 머릿속 안개지수와 스트레스 반응을 확인해 봅니다. 챕터 중간에 등장하는 ‘문제해결 트레이닝’이라는 코너에 제시된 다양한 예시들 중 자신을 설명하는 것들이 몇 개나 되는지 확인해 봅니다. ‘대화 중에 갑자기 무슨 말을 하고 있었는지 잊어버린다, 한 가지 일에만 온전히 집중하기 어렵다, 항상 피곤하고 지쳐 있다’ 등과 같은 문장들이 예로 나와있어요.


2. 무력한 뇌 깨우기: 자신의 일상에서 통제할 수 있다고 느끼는 영역이 많아질수록 브레인포그는 줄어들게 됩니다. 또한 뇌는 신경가소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습관과 사고 패턴을 바꾸면 뇌의 회로도 물리적으로 바뀌게 된다고 하니 뇌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3. 고립에서 빠져나오기: 사람의 뇌는 타인과 교류하도록 만들어져 있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과 교류라는 근본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외로움에 고통받고 예민해지며 우울해지기도 하므로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정립하고 꾸준히 사회활동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해요. 


4. 회피라는 자기 학대 벗어나기: 감정을 회피하는 일에는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기 때문에 삶의 초점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하지만 감정은 굉장히 일시적이기 때문에 직면하는 것이 매우 건강에 중요합니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서 분리되어 나를 관찰하기, 가상의 상담사에게 편지 쓰기, 편도 이완시키기 등의 활동을 통해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해요.


5. 진짜 자기 돌봄: 브레인포그가 발생한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자신을 잘 돌보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합니다. 따라서 건강하게 자신을 돌보는 루틴을 설계하고 실천하는 것이 서서히 브레인포그에서 빠져나오는 최상의 삶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수면 사이클, 활동량, 사회적 상호작용, 운동, 식사 등이 건강하게 잘 자리 잡는다면 브레인포그는 서서히 사라지게 되는 것이죠.


6. 생각 멈추기: 사람들은 흔히 ‘내 생각이나 내 감정은 나다’라고 잠재적으로 의식하는 경향이 있지요. 그래서 부정적인 마음이 들 때면 ‘나는 망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이런 패턴은 감정 관찰하기를 통해 멈출 수 있는데요. 넘쳐나는 생각에 갇히는 대신 ‘걱정하는 생각이 의식 안으로 들어온다’, ‘건강에 대한 생각이 의식 밖으로 흘러간다’처럼 관찰한 대로 규정하다 보면 생각과 나를 분리시켜 자멸적 사고습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7. 마음 챙김: 부정적인 생각에 빠지게 되면 힘들었던 과거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일을 상상하고 걱정하는데 에너지를 쏟게 됩니다. 마음 챙김을 통해 지금 이 순간, 즐겁고, 고통스러운 모든 경험에 차분하고 따뜻한 태도로 집중하면 나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쉬워지고 내면이 편안해지면서 집중력이 강화되고 인내와 공감 능력의 상승효과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8. 자기 공감: 사람들 안에는 스스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많은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다른 사람을 지나치게 인식하게 만들기도 하지요. 자신을 사랑하고 공감해 주는 일은 내면의 두려움을 잠재워 브레인포그를 해소하는데 매우 큰 영향을 줍니다.


9. 진정한 놀이: 어린이의 놀이를 관찰, 연구해 보면 노는 일을 통해 인간은 배우고 성장하며 놀라울 정도의 몰입감을 경험합니다. 기쁨과 즐거움은 가장 깊은 내면의 자아에게 에너지와 생명력을 불어넣기에 잘 노는 성인은 회복탄력성을 강해져 스트레스를 잘 대처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10. 지금 당장 행동 개시: 자신의 스트레스 상황을 파악하고, 스스로를 돌보기 위해 실천해보고 싶은 것을 골라 계획을 세워봅니다. 자신의 상태를 살피고 아주 작은 것이라도 한 발짝 뗄 때마다 브레인포그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마음 깊이 새기는 건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합니다. 


나오미의 브레인포그


최근 저의 상태를 다시 돌아보았어요. 효율적인 시간관리를 위해 3P 바인더를 구글 양식에 맞게 적용한 것을 구입하여 사용하기 시작했고, 하루를 보람 있게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더라고요. 하지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향으로 삶을 턴하면서 저를 돌보는 일에 소홀해졌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브레인포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사람들이 이런 모습을 남부끄럽게 여기기 때문이다. 거짓 자아가 여기서 등장한다. 생활이 망가지고 있는데도 아무 문제없는 척 동료, 가족, 가까운 친구를 대한다. 이렇게 브레인포그를 숨기는 데에는 많은 에너지가 낭비된다. 반면 내 상황을 남에게 알리면 새로운 에너지가 흘러들어와 의욕이 생기고 긍정적 습관을 계속 실천하는 데 도움이 된다. <브레인포그> by 질 웨버


책을 다 읽은 후, ‘효율성’이라는 덕목을 버리기로 했습니다. 목표설정, 시간관리도 좋지만 ‘나’ 자신이 더 중요하다는 걸 다시 깨닫게 되었거든요. 돌아보니 몇 주간 너무 저를 몰아붙이기만 하고 쉴 틈을 주지 않았던 것이 브레인포그를 경험하게 된 이유임을 알게 되었죠. 지인들에게 저의 상태에 대해 알려주고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돈이 안 되지만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함께 계획해 보고, ‘어린이용 블록’을 주문해서 남편과 같이 놀기로 했습니다. ‘증명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기쁘게 살고 싶다’는 마음을 먹으니 브레인포그가 서서히 사라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답니다.


혹시 여러분도 저처럼 집중력이 떨어지고 온몸에 무기력감과 피곤함으로 지쳐 있다는 느낌을 받고 계신가요?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으시다고요? 그렇다면 <브레인포그>를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책 속에는 브레인포그의 다양한 상황들이 묘사되어 있어 원인에 따른 처방을 얻으실 수 있습니다. 또한 건강한 자기 돌봄의 여러 가지 방법도 배우실 수 있지요.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기쁨 넘치는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좋은 책이랍니다!


지금까지 나오미의 기쁨 도서관 나오미였습니다.

좋은 책과 함께 평안한 시간 보내세요!

나오미의 목소리로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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