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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주쌤 Oct 21. 2023

나를 지치게 하는 것들과 작별하는 심플 라이프

안녕하세요, 나오미의 기쁨 도서관을 운영하는 사서 나오미입니다. 지난 주말, 집 근처에 수목원에 다녀왔습니다. 고운색을 뽐내는 단풍을 보니 내 인생의 빛깔도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만일 지금 생애를 돌아보고 새로운 방식으로 살 수 있다고 누군가 기회를 준다면 나는 무엇을 개선하고 싶을까라는 질문으로 자연스럽게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공부를 더 할 걸 그랬나' '돈을 좀 더 모아놓을 걸' '운동을 젊을 때부터 해놓고 싶었지' 등의 생각들이 떠올랐죠. 우리는 왜 그러한 후회를 가지고 그냥 살아가게 되는 걸까요? 누군가 기회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 핑계를 대기엔 우리의 삶이 타인의 것이 아님을 너무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왜 누군가는 인생의 어떤 지점에서 턴하게 되는 걸까요? 그리고 그런 사건은 어떤 정도의 강도를 가져야 사람에게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요? 가까운 사람의 죽음이나 자신에게 닥친 큰 병 또는 사고 등이 예가 될 수 있겠죠. 그래서 오늘은 20대 중반의 나이에 암 진단을 받은 후 인생을 고쳐 쓰기로 결정한 한 여성의 이야기, <나를 지치게 하는 것들과 작별하는 심플 라이프>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저자는 열정을 느낄 수도, 살아있음을 느낄 수도 없는 직장에서 하루하루 죽어가다 25세의 나이에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습니다. 암은 그를 스치고 지나갔지만 투병을 하면서 죽음에 맞닥뜨린 저자는 자신의 삶을 뒤돌아 봅니다. 이제껏 제대로 살아있다 느꼈던 적이 없다는 걸 깨닫고 다시 삶을 설계하기 시작했죠. 이 책은 인생을 적극적으로 마주한 한 인간이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내용이 궁금해지시죠? 누군가에게 맡겨 놓지 않았던 나의 삶을 이제 새롭게 시작할 용기가 필요하신 분들께 <나를 지치게 하는 것들과 작별하는 심플 라이프>를 추천합니다. 그 이유 딱 3가지만 말씀드릴게요.


첫째, 급진적인 저자의 행동 때문입니다. 저자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미니멀리즘'과 '슬로 라이프'를 선택합니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가난을 숨기기 위해 어릴 때부터 유행하는 옷가지들을 어떻게든 장만해 오던 저자는 옛 생활을 버리기로 결정한 후, 자신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것만 남기고 다 처분합니다.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 단순하고 느린 삶을 선택한 저자의 행동이 너무나 용감해서 곧바로 따라 하고 싶어 졌습니다. 두려움을 숨기기 위해 버리지 못한다는 지적에 속이 뜨끔했기 때문이죠.


버릴 때 느끼는 두려움을 적어보자. 무엇이 두려운지를 이해하고 두려움에 맞닥뜨리는 과정이다. 무엇이 두려운지 모른다면 두려움을 마주할 수 없다. 두려움을 솔직하게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 (중략) 나는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중략) 두려움을 속속들이 떠올리면 두려움을 외면했을 때 깨닫지 못한 것들을 발견함으로써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나를 지치게 하는 것들과 작별하는 심플 라이프>
by  제시카 로즈 윌리엄스



둘째, 온전한 자신이 되는 방향을 잃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니멀리즘 입문 초기에 저자는 관련 정보를 너무 많이 습득하는 바람에 '미니멀리즘은 ~라 카더라'에 휩쓸려 개성을 몽땅 잃어버릴 위기에 처하기도 합니다. 미니멀리즘적으로 입기 위해 갖춰야 할 기본 의류를 구입하다 자신에게 꼭 맞는 스타일이 아니란 걸 깨닫게 된 것이죠. 하지만 기쁨을 주는 옷이 무엇일지 고민하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게 되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나다운 것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너무 좋더라고요.


스타일은 우리 내부에서 나온다. 스타일은 개인의 취향과 각자의 영감으로 이루어진다. 스타일은 정체성의 일부이지만 가끔은 어떤 스타일인지 발견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유행을 좇기보다 나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진정한 나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나만의 스타일과 유행이 일치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나만의 스타일을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
<나를 지치게 하는 것들과 작별하는 심플 라이프>
by  제시카 로즈 윌리엄스



셋째, 삶을 심플하게 해 줄 방법을 제시하기 때문입니다. [기쁨 목록] 작성하기와 'No'라고 말하기인데요. 먼저 [기쁨 목록]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들을 적은 것입니다. 저자는 이 목록을 가장 큰 기쁨을 주는 순서대로 다시 적으며 스스로가 어떤 일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명확히 알게 됩니다. 부모나 사회가 요구한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일을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해 왔으나 자신에게 긍정적 감정을 주지 못하는 일들을 억지로 해옴으로써 괴롭고 아팠음을 깨닫게 되죠. [기쁨 목록] 하단으로 옮겨진 이러한 일들에 No라고 말하면서 저자의 삶은 달라졌다고 합니다. 추억, 공간, 관계, 물건, 생각 등 모든 것이 매우 심플해진 것이죠.


내가 하기 싫어하는 것들, 예를 들어 기쁨 목록 맨 아래에 있는 것들에 '노(No)'라고 말하기 시작하면서 심지어 내 다이어리도 정리됐다. 그 작지만 강력한 '노'라는 한마디를 하는 법을 배우자 내 삶 전체를 계획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나는 '노'라고 말하지 못해 늘 지치고 벅찬 삶을 살아야 했다. 다른 사람을 실망시키면 안 된다는 생각이 늘 마음에 자리 잡고 있었다. 버리기 어려운 습관이었다. 내게 '노'라고 말할 선택권이 있는지 몰랐다. 거절하는 것은 실패하는 것이고, 갈등을 일으키고 상대를 화나게 해서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질까 두려웠다.
<나를 지치게 하는 것들과 작별하는 심플 라이프>
by  제시카 로즈 윌리엄스


<나를 지치게 하는 것들과 작별하는 심플 라이프>라는 책이 제 눈에 들어온 건 제 삶이 지난 몇 주와 비교할 때 크게 달라졌기 때문일 겁니다. 브레인포그 상태를 경험할 정도로 저를 몰아붙이던 '효율성, 시간관리, 생산적인 삶'이라는 실체가 없는 목표들을 제거하고 나니 요 며칠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스스로가 아무렇지도 않아'라며 기분 좋은 의아함을 느끼고 있는데요. 남들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제게는 맞지 않는 일들이 있음을, 아무리 제가 좋아한다고 해도 그게 지금 상황에 맞지 않을 수도 있음을 받아들이자 너무나 편안해졌습니다.


제가 우울증을 진단받았을 땐, 주변에서 우울증으로 퇴직하는 사람을 찾아보긴 힘들었습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모임도 관계도 모두 멈춰버리고, 저를 돌보는 일에만 몰두했던 시간들이 이 책을 읽는 동안 다시 떠올랐습니다. 저자도 책 속에서 너무나 급진적인 자신의 행동에 주변 사람들이 매우 당황하며 말리고 그렇게 하지 말라는 설득을 당하기도 했다 밝히고 있는데요. 새로운 삶을 선택했다면 과거와 다른 모습이 되고 싶고,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고, 또한 지지도 받고 싶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기를 선택했다면 누구도 내 편이 되어주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미리 수용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하게 되었답니다.


혹시 쳇바퀴 돌듯 반복되기만 하는 삶에 지쳐 쓰러질 지경이시라고요? 또는 이제는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배워 새롭게 살고 싶으시다고요? 그렇다면 <나를 지치게 하는 것들과 작별하는 심플 라이프>를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저자의 역동적인 인생 파워가 여러분의 마음을 고양시켜 변화하고 싶은 용기에 불을 붙여 줄 것입니다. 그리고 다르게 살고 싶은 마음이 절대 이상한 것이 아니며 오히려 더욱 행복한 삶을 가져다줄 거라는 기대를 하실 수 있게 되실 거예요.


나라는 존재는 살아가는 주체일 뿐 아니라 방향과 방법을 선택하는 주체이기도 하다는 걸 가슴속 깊이 느끼도록 해주는 좋은 책이랍니다.


지금까지 나오미의 기쁨 도서관 나오미였습니다.

좋은 책과 함께 평안한 시간 보내세요!

나오미의 목소리로 들어보세요!


◆ 북 큐레이션 '나오미의 기쁨 도서관'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9779


◆ 나오미의 프립 <자유를 찾아가는 글쓰기> 시즌2

https://www.frip.co.kr/products/167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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