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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주쌤 Jan 26. 2024

이 시험, 쳐? 말어?

생각할 게 너무 많아 걱정부터 되는 시험!

어떡하지?




작년 상반기에 컴퓨터 학원에 다녔다. 출판사를 하고 싶어서 시작한 과정은 나의 요구대로 매우 촘촘하게 커리큘럼이 구성되었고 7개월 과정을 다섯 달 만에 완료해 버렸다. 포토샵, 일러스트, 인디자인 프로그램을 배우는 내용이라 그래픽과 관련된 시험을 통과할 수 있는 강의도 포함되어 있다. Adobe사의 ACP 자격증, GTQ, 컴퓨터그래픽스운용기능사, 이 세 시험을 치를 준비가 되는 것이다. ACP는 통과했고 GTQ나 컴그기는 둘 중에 하나만 있으면 된다.


하지만 커리큘럼이 끝나는 시점에 시험 하나를 완료하지 못했다. 바로 '컴퓨터그래픽스운용기능사(이하 컴그기)' 시험이다. (GTQ 대신 컴그기를 선택했음!)


컴그기는 필기와 실기로 구성된다. 필기시험은 산업 디자인 일반, 색채 및 도법, 디자인 재료, 컴퓨터 그래픽스 등의 과목에 대한 내용으로 컴퓨터에서 객관식 문제를 푸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실기는 제시된 문제지에 있는 포스터를 그대로 만드는 것을 요구한다.


지난해 6월, 필기는 쉽게 통과했다. 문제은행 방식이라 전체 내용을 훑은 후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공부했더니 어렵지 않은 느낌이었다. 문제는 실기 시험. 문제지에 제시된 포스터와 아주 비슷하게 만들어야 한다. 지시사항에 따라 일러스트로 그림을 그리고, 포토샵으로 효과를 준 후 인디자인에서 파일을 불러와 사이즈를 줄이고 출력해야 한다.


컴퓨터그래픽스운용기능사 실기 시험 공개문제 1번


몇 년 전까지 기출이 공개되지 않고 불합격하는 사람이 많아 최근 25개의 문제가 공개되었다. 그러니까 공개문제 중에서만 출제를 하겠다는 취지다. 난도가 아주 쉬움에서 매우 어려움까지 여러 단계지만 미리 준비할 수 있으면 통과가 가능하니 진입장벽이 조금 낮아진 느낌이었다.


기능사 시험은 매해 4회에 걸쳐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는데 나는 필기를 3회 시험에 응시했기에 실기도 3회에 응시하려 계획했다. 하지만 사회복지사실습 기간과 접수일이 겹치면서 접수에 실패했다. 컴그기 시험은 접수가 시작된 후, 딱 10초 후에 마감이 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어도비 프로그램 버전이 최신인 곳, 환경이 좋다고 소문난 곳은 경쟁이 치열하고, 그런 곳이 아니더라도 응시생에 비해 시험장 수가 적어 접수일 10시 전부터 대기하지 않으면 접수를 못한다고 보면 된다.


그 후, 4회 시험 때 실기를 보려고 했으나 대학원 시험을 갑자기 준비하게 되면서 응시를 과감히 뒤로 미뤘다가 새해에 다시 응시하려는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완전 독학, 인강, 교재 등에 대해 정보를 수집했다. 일단 시험장을 미리 정해두는 것이 좋다는 조언과 접수 4일 전부터 사전 입력 기간이 있기에 그것을 이용하면 접수일에 빠르게 신청할 수 있다는 꿀팁을 얻을 수 있었다.


시험장을 1순위, 2순위, 3순위로 정해놓고 공부방식은 독학으로 결정했다. 많은 사람들이 컴그기 관련 사항을 공유하는 카페는 이용하되 인강은 듣지 않기로 한 것이다.


그러다가... 충격적인 사실 하나를 발견하게 됐다. 올해 공개문제가 54개로 확대된 것이다. 25개도 적지 않은데 54개라니.. Q-net 사이트에서 자료를 다운로드하여 놓고 한참을 고민했다. '이 시험 지금 쳐? 말어?' 내년이 되면 54개 모두 풀이가 완료될 것 같은데 기다릴까? 아님 일단 도전해봐?


그런 심정으로 계속 검색했더니 시험장 컴퓨터가 좋지 않아 중간중간 저장을 하지 않으면 낭패를 본다거나 학교가 시험장일 경우 평일에는 무척 시끄러울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어 더욱더 시험을 치기 싫어졌다. 뭔가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자아내는 시험 같아서 도망가고 싶어졌다.


고민을 지인들에게 나눴더니 중요한 시험이 아니니 너무 근심하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하라, 마음에 준비가 되면 하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시험보다 네가 더 소중하단다'라는 마음으로 대답해 준 그들의 진심이 느껴져 매우 마음이 편해졌다.


그러고 나니 반대로 '쳐보자!'라는 용기가 솟았다. 난도가 여러 수준이라면 내가 치는 시험에는 쉬운 게 나올 수도 있으니까! 접수에 성공해 원하는 곳에서 시험을 볼 수도 있는 거니까! 이제까지 컴그기 시험을 너무 크게 여겼기에 안 될 거 같다는 생각에 빠져 될 수도 있다는 긍정적인 면을 보지 못하게 한 것 같았다.


그래서 일단 작년에 미리 공개된 25개의 문제를 확대 프린트했다. 두 장을 하나로 붙여놓고 공부할 준비를 완료했다. 이번에 접수가 안 되거나 떨어지면 내년에 보기로 결심하니 부담감이 확 준 느낌이다.


돌아보니 너무 심심하기도 하고 학원 다녔던 내용들을 더 까먹기 전에 시험을 쳐보려는 가벼운 의도로 시작한 거였다. 초심으로 돌아가 무리하지 않고 재미있게 공부해야지!


김효주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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