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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주쌤 Jan 28. 2024

심심해서 공부합니다

2024 자기 주도적 시험 계획

외로움이나 무료함을 느낄 때 무얼 하면 좋을까?




이사를 마치고 정리를 80% 이상 끝내고 나니 서서히 일상의 평온함이 다가온다. 남편은 직장에 적응하느라 정신없는데 집에만 있는 나는 심심해지기 시작했다.


재미있어 보이는 취미 생활에는 대부분 도전해 본 것 같다. 하지만 이것저것 다 해봐도 3개월 이상 지속할 만한 건 잘 없었다. 흥미로 한 달, 의지로 한 달 배우다 보면 세 번째 달에는 끝낼 생각뿐이다. 참으로 인내심 없고 끈기 없어 보이는 내가 싫어 뭐라도 찾아보려고 애썼다. 그렇지만 아무리 도전해 봐도 성공할 수 없는 미션이었다. 나는 무엇인가 지속할 수 없는 인간인 걸까? 그렇게 20년이나 흘렀다.


그러다 지난해 가을, 대학원 입시를 준비하며 깨달은 두 가지! '나는 공부할 때가 제일 좋다'와 '공부할 때 에너지가 생긴다'. 아주 어릴 때부터 책 읽기와 배우는 것에 관심이 많았던 건 부모님의 압력 같은 외부요인이 아니라 타고난 특성으로 인한 것임을 발견한 것이다. 배우는 것만큼은 오래 해 왔고 또 할 수 있구나 싶어 나의 정체를 '공부하는 인간'으로 정의 내리기로 했다!


그렇다면 심심함을 타파하기 위해 공부를 해보는 건 어떨까? 공부란 게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지지만 해 본 것들 중 젤 재미있는 방식은 문제를 푸는 거였다. 그중 풀 것이 제일 많은 건 시험 공부지.



일단 평소 관심 있는 것부터 떠올려봤다. 일드나 애니를 좋아하기 때문에 일본어를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을 늘 가지고 있다. 그와 관련된 건 JLPT시험. 또 다문화 사회가 되면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에도 흥미가 있어 몇 년 전 과정 이수해 놓고 시험만 남겨 놓은 한국어교육능력 검정시험(한국어교원 자격증 시험)도 생각났다. 마지막으로 작년에 접수를 실패한 컴퓨터그래픽스운용기능사 시험도 리스트에 넣었다.


이제 일정을 조율할 차례.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은 '1년에 몇 번 칠 수 있는 시험인가'다. 한국어교원 시험은 딱 한 번, JLPT는 두 번, 컴그기 실기는 네 번. 한국어교원 시험을 8월에 넣고, JLPT시험을 그 앞뒤에 배치한다. 컴그기는 다른 일정들과 겹치지 않게 3월에 있는 1회 시험에 도전하는 것이 알맞을 것 같다.


작년에 집으로 데려온 탁상 달력 중 가장 칸이 큰 것을 골라 올해 일정을 정리해 두었다. 월별 행사를 정리한 후 연간 일정 페이지에 시험 기간, 접수 및 시험, 발표일까지 다 적어놓으니 한 해가 아주 알차고 신나게 흘러갈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자투리 시간에 일본어 단어를 공부할 수 있는 앱도 깔아 놓으니 지루할 틈이 없어진 것 같다.


남들이 재밌어하는 걸 한 두 번쯤 해보는 건 색다른 경험이 되고 환기에도 좋다. 하지만 매일 그렇게 살 수는 없다. 잘 맞지 않는 건 오래 하기가 힘드니까.


심심할 땐 일생동안 해본 일 중 제일 자연스럽게 해 온 일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그게 바로 내가 누구인지 찾고 받아들이는 기회가 될 것이다. 나아가 자기 특성을 살려 매일의 삶을 채워간다면 그것보다 값지고 행복한 인생은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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