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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표탐구자 Jul 23. 2023

발표 연습을 '이미지트레이닝'으로 한다고?

나는 반댈세

발표 준비 시에는 스크립트를 작성하는 게 맞다. 


경험상 '대본을 작성하지 않아도 괜찮다. 머릿속에 다 있다.'라고 해놓고선 실제 발표에선 말이 꼬여 헤매는 사람들을 참 많이 봤다. 자신감이 있는 건 좋은데, 실전에선 다르다는 걸 모르는 거다. 무대에 올라 청중과 눈빛만 마주쳐도 그 자신감은 절반으로 뚝뚝 떨어지고, 한번 꼬이기 시작하면 주체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어쩌다 한번 발표를 하는 보통 사람이라면.


장표, 슬라이드를 사용하는 발표를 하는 사람일수록 스크립트가 중요하다. 장표는 장표일 뿐 대본이 아니다. 장표의 콘텐츠를 줄줄이 구어로 써놓고 읽는 것이 아니라면, 장표를 설명할 말은 따로 있다. 그걸 미리 정리하라는 것이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댈 시간에 시간을 내어 작성해야 한다. 무대 위에서 횡설수설할 바에야 차라리 정리된 스크립트를 읽는 게 낫다.


스크립트를 작성하면 또 다른 이점도 있다. 


우선 장표를 구어로 정리하며 콘텐츠 구성의 논리를 점검해 볼 수 있다. 막상 장표 작성 시에는 큰 문제없이 넘어갔는데 말로 풀어내다 보면 어색하거나 중복되거나, 불필요한 부분을 찾아낼 수 있다. 콘텐츠의 정교화 작업이 되는 것이다. 


다른 이점은 발표 시간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첫 페이지부터 끝까지 스크립트를 작성한 후 주욱 읽어보면 발표에 소요되는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시간이 정해진 발표에서는 더더욱 필수적이다. 머리로만 준비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가 시간을 못 맞추거나, 시간에 쫓겨 청중에게 할 말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것이다.


스크립트로 연습하고 틀려도 괜찮다.


실전에서는 '좀' 틀려도 된다. 보고 읽는 것이 아니라면, 스크립트를 꼼꼼하게 작성하고 연습했다 해도 실전에서 약간의 실수는 당연히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전체 스크립트를 미리 작성하며 내용 정리가 되었기에 약간 실수를 해도 완전히 딴 길로 빠지지 않는다. 나는 스크립트 작성을 포함한 발표 연습을 제대로 한 사람에게만큼은 꼭 이런 말을 전한다. 


"어차피 틀려도 청중은 몰라요."


단, 이 말은 머리로만 연습한 사람에게는 절대 해줄 수 없다. 한 번 틀리기 시작하면 뚝이 무너지듯 정신없이 더 틀릴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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