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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윤미 Jun 11. 2024

문해력 특강 2편

말하기란

말하기가 쉽지 않다면 자기 생각에 확신부터 가져야 한다. ‘내 말이 초라해 보이려나?’, ‘내 생각이 맞는 걸까?’라는 불신이 말을 주저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말을 주저하게 되는 순간 말은 힘을 잃고 더 나아가 자존감을 잃게 할 수도 있다. 잘 말하기 위해선 확신에 찬 소재가 필요하단 얘긴데, 그 간단한 예가 바로 솔직한 생각이다. 솔직할 때 나오는 거침없는 말본새는 힘 그 자체니까 말이다.


솔직한 말의 힘은 어느 정도일까? 7년 전 사이판으로 가족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호텔 수영장에서 다양한 몸 개그를 펼치며 아이들과 놀아줄 때 별안간 열 살짜리 한국 남자애가 우리 틈에 끼더니 장남 행세를 하며 놀기 시작했다. 얼마나 심심하면 저렇겠냐며 놀아줬더니만, 아이는 대뜸 이렇게 물어왔다. “근데 이모는 왜 이렇게 아줌마 같아요?”


뭐? 아줌마? (아 놔~ 이 검은 머리 어린이가) 그 순간 마동숙이 된 나는 토실토실한 아이를 닮았을 그 집 엄마를 조용히 수색했다. 보자마자 경악하며 “너네 엄만 왜 저렇게 멧돼지 같아?”라고 반격할 계획이었다. 잠시 후 아이를 찾으러 온 그 집 엄마는 예뻤다. 날씬도 했다. 목소리도 고왔다. 벙어리 마동숙 냉가슴은 몹시 분하고 쓰렸다.


솔직함은 응당 좋은 속성이지만, 솔직하기만 한 말이 가지는 힘은 파괴력이다. 종종 “솔직히 말해서….”로 시작하는 당당한 말이 우리 뼈를 아프게 하지 않던가. 솔직함보다 중요한 건 말은 상대의 귀에다 대고 하는 게 아니라 마음에다 대고 한단 사실이다. 듣는 이를 헤아리며 하는 말이 진짜 말이자 대화다.


말하기는 당연히 쉽지 않다. 확신에 찬 솔직한 말로 재미와 감동을 섞어 분명한 목적을 제시하면서 거기다 상대를 헤아리기까지 해야 하니 쉬울 리가 있겠나. However, 한 가지만 잘 지킨다면 당신도 예쁜 말을 가질 수 있다. <‘내 말’이 아니라 ‘네 말’을 한다> 나 좋자고 하는 말은 나만 좋지만, 너 좋자고 하는 말은 홍익인간이니까 말이다.


잘 들으면 월드 피스! 잘 말하면 홍익인간! 세상 살기 참 쉽다. 내친김에 다음 이 시간 ‘읽기란’으로 세계 정복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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