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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죠슈아 오 Mar 17. 2021

1PAGE 아트 레시피,Page 9

길을 걷다가 또 걷다가 만난, 독야청청 루소의 꽃다발

Bouquet of Flowers with China Asters and Tokyos, 1910

                          






앙리 루소 (HENRI ROUSSEAU, 1884-1910)

길을 걷다가 또 걷다가 만난, 독야청청 루소의 꽃다발





코로나가 길어지고 죠슈아 역시 여러가지로 몸과 마음이 힘들어졌다. 미술관들은 다시 폐관을 했고 다행히 제인하트 갤러리를 비롯한 몇 곳의 갤러리들은 오픈을 하고 있다. 죠슈아는 습관처럼 갤러리 탐방을 위해, 힘차게 기지개를 펴고 파리 3구에 위치한 Galerie Marian Goodman (갤러리 마리안 굿맨)으로 향한다. 


Après(~후에)라는 제목의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전시회는 코로나 후의 세계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1층과 계단참의 영상작업과 조각설치작품을 본 후, 지하 전시장으로 내려가니 4개의 흰 스크린이 커튼처럼 펼쳐져 살랑살랑 움직이고 있다. 

가만히 들여다 보니, 사슴과 새 등을 담은 평온한 자연의 여러가지 모습 뒤로 화면 가득하게 고통받고 슬퍼하는 흑백의 사람들이 나타나고 또 사라져간다. (아트히어가 픽한 세계미술 6번째 컬럼 참고 - Elle HWANG)


‘어디에서 이 장면을 봤을까?’라고 생각하던 죠슈아의 눈 앞에, 루소의 <Fight Between a Tiger and a Buffalo 물소를 습격한 호랑이>, (1908) 작품이 보인다. 평화롭고 신비로운 열대 우림 속에서 익숙하게 물소를 물어 뜯고 있는 호랑이와 모든 걸 체념한 채로 이를 받아들이고 있는 물소의 모습이다. 너무나 익숙하고 평화로운 모습의 이면에는 슬프면서도 충격적인 것들이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은 죠슈아는, 갤러리를 나와 힘없이 길을 걷고 또 걸어서 집으로 향한다.


집으로 돌아온 죠슈아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심신을 달래기 위해 바닥에 매트를 깔고 스트레칭을 하기 시작한다. 운동을 시작한지 얼마나 지났을까? 양팔과 양다리를 곧게 뻗어 밀어내면서 이마가 바닥에 닿는 순간, 죠슈아는 앙리 루소의 <au Bouquet of Flowers with China Asters and Tokyos – 중국 과꽃과 도쿄 국화꽃 꽃다발이 담겨있는 흰색 화병>, (1910) 작품이 놓여 있는 테이블 앞에 앉아 있었다. 


죠슈아는 이 그림을 처음 보았지만 앙리 루소의 그림이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 <Bouquet of Flowers with China Asters and Tokyos>, (1910) 작품은, 열대우림에 한 번도 가보지 않고 식물원이나 동물원 등에서 본 이미지를 자신의 상상력을 더해서 그렸던 루소의 풍경화 속 일부분을 도려낸 것 같았다. 

루소의 다른 그림과 마찬가지로 꽃 그림 역시 꽃잎이나 잎맥까지 상세하게 그렸으나 실물과는 다르게 그려진 탓에 초현실적인 아우라를 자아내고 있었고, 곧게 뻗어 우아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특히 차분하고 진한 빨강색과 초록색의 배경색으로 인해 더욱더 우아함이 절정에 이르러 보이기까지 했다. 


놀랍게도 죠슈아는 자신도 모르게 몸과 마음의 응어리가 풀어지고 자신감이 회복됨을 느끼며, 기분 좋게 몸을 일으켜 세운 후 활짝 웃으며 생각한다. 

‘위축됨이라곤 없는 <Bouquet of Flowers with China Asters and Tokyos> 작품 속 꽃들의 당당함에, 나도 절로 당당해지는 걸 보면 그림의 힘은 실로 대단해!’














                                                                    




참고 서적  김선현, «그림의 힘», Eight Point, 2021

참고 글  Elle HWANG, «아트히어가 픽한 세계미술 6번째 컬럼»,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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