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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은 한낱 기분이 아니다

<어나더레벨>_강민호 마케터 지음

by 편은지 피디

"요즘 열정이 식었어."라는 얘기를 흔히 듣고 흔히 한다.

나 또한 의욕이 사라졌을 때 저런류의 말을 가볍게 뱉곤 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열정과 기분의 차이에 대해 강민호 마케터의 책을 읽고 명확하게 구분하게 됐다.

실제로 다독가라는 강민호 마케터의 책은 유명인의 인용구만으로도 건질 것이 굉장히 많았다.


실제로 나도 볼품없는 블로그일지라도 내가 모아둔 인용구만큼은

탄탄하고 사유가치가 있는 것들이라고 확신한다. 오랜기간 책을 사랑하면서 모아둔 것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가 낸 세 권의 책을 다 읽었지만,

<어나더레벨>은 도입이나 글 중간에 삽입된 인용구들도 저자가 손수 골랐다고 확신할 만큼 대부분이 좋았다.


그중 열정과 기분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가장 와닿았다.


그에 따르면 열정은 생각보다 뜨겁거나 화려하지 않고

차라리 조용하고 지리한 것이었다.


실제로 내가 꾸준히 애정을 쏟는 일 또한 지루하고 볼품없을 정도로 변함없는 것들이었다.


특히 글을 쓰고 읽는 것을 사랑하는 행위는 중2 겨울방학 때 가장 정점이었는데, 여전히 매일 일상이 달라져도 지속하는 것 중 하나다.


그것은 기분과도 상관없고 나의 처지와도 상관없다.

그러나 그것의 우등함과 열등함은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것과 상관없이 오래 지속했다는 것의 힘은 꽤 막강하다고 느낀다.


글을 쓰면 내 처지가 대단치 않아도 살아있음을 느끼고

키보드를 칠 때면 건반으로 무언가 음률을 만드는 듯한 착각에 단단히 빠지기도 한다.


그리고 내가 열정이라고 생각했던 무수히 많은 것들은 그저 당시의 기분이 지나지 않았음을 또 한 번 느낀다.


일시에 떠올랐다 푹 꺼졌던 많은 인간관계들,

뭔가 된 거라 착각했던 수많은 시도와 포기들.


그것은 열정이 찼다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일시적인 기분이었기에

내 삶의 빈도, 강도, 유지 기간 그 모든 것이 미달이었음을 말이다.


이 책을 읽고 남긴 필사를 아래에 남기며,

책을 보며 우연히 알게 된 강민호 작가님의 쾌유를 빌며 글을 마친다.





사람들이 기분과 쉽게 혼동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열정’입니다. 대부분 무언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또는 순간적으로 벅차오르는 감정을 열정이라고 착각합니다. 주위에서 우리가 무심코 열정적인 사람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해 보면 열정보다는 좋은 기분을 잘 유지하는 사람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열정과 기분은 완전히 다른 형태의 기질입니다. 기분에는 데드라인이 존재합니다. 기분을 일으키는 이벤트는 물리적으로, 시간적으로 멀어질수록 약화됩니다. 반면에 열정은 감정이라기보다는 습관에 가깝습니다. 특정한 이번트와 명분에 상관없이 꾸준히 작동되는 행동이며 따라서 열정은 소멸되는 데드라인이 없습니다.

흔히 “열정이 식어간다.”라는 표현을 일상에서 자주 사용합니다. 하지만 열정은 식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열정이란 직관적으로 떠올리는 것처럼 뜨겁거나 차가운 것이 아니며, 따라서 온도가 내려가거나 올라갈 수 있는 형태가 아닙니다. 열정은 그 상태 그대로 꾸준히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열정이 식어가는 것을 느끼고 있다면 그것은 열정이 아닙니다. 그냥 기분이 사라지는 것일 뿐입니다. 그리고 열정이라고 생각했던 그 기분은 생각보다 꽤 오래갔다는 사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것입니다.


열정에는 조건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빈도, 강도, 기간’입니다.

-<어나더레벨> 강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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