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ur Oct 30. 2020

글이 주는 힘


한국에서도 그렇고 두바이에 와서도 가끔 마음 편할 때는 꼭 서점에 들른다. 비행 없는 날, 아무 약속도 없는 날, 내 마음도 편안한 그런 날.


꼭 어떤 책을 사러 가는 날 말고 그냥 빈 마음으로 갈 때는 항상 내 마음속에 작은 희망을 안고 길을 나선다. 어떤 책이든 오늘 내 심금을 울리는 한 줄만 찾으면 좋겠다는 생각. 그리고 대부분 그 생각은 이루어졌다. 이십 대 초반 미래에 대해 걱정을 할 때 서점에서 찾은 한 줄은 ‘스크루 테이프의 편지’에서 나왔다.


미래만큼 영원과 닮지 않은 건 없어. 미래는 시간 가운데서도 가장 완벽하게 찰나적인 부분이지. 과거는 꽁꽁 얼어붙어서 더 이상 흐를 수 없고, 현재는 영원의 빛으로 찬란하게 빛나고 있으니까.


회사 최종면접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던 시절에는 ‘딸아 너는 나의 보석이란다’ 책에서,

딸아, 나를 기다려라. 나의 타이밍은 항상 완벽하다. 네가 여러 가지 일로 염려하는 것도 알고, 너의 마음에 둔 모든 계획에 열정이 있는 것도 내가 안다. 네가 간절히 날고 싶어 하는 것도 잘 안다. 그러나 포도원 재배자가 포도나무를 기르며 추수할 때는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것과 같이 나도 네가 많은 열매를 맺도록 준비시키기 위해 지치지 않고 일 하고 있다. 나보다 앞서 달리거나 나의 계획이 이루어지기 전에 날아오르려고 하지 마라. 너의 힘은 너를 실망시키고 너의 꿈을 시들게 할 것이다.


소심한 성격에 나 자신의 자질이 의심되었을 때는 ‘사하라 이야기’

‘나는 잘 알고 있어. 인생은 단 한 번 뿐이라는 걸. 아주 진실한 한 번 뿐이라는 걸······. 그래서날이 갈수록 안타까워. 더 용감하고 유쾌하게 인생과 대면하지 못한 게 참 아쉬워.’


시간이 많이 흐르고 나는 어른이 된 것 같은데 결혼이라던지 남들 다 하는 미래 투자에 대해서 머뭇거릴 때는 무심코 집어 든 영어 동화책의 두 단어였다.


‘RISK’=‘REWARD’ 위험과 보상은 항상 함께 다닌다는 그림과 함께.

작가의 이전글 로스트 앤 파운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