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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inepapa Feb 18. 2021

유람의 시작

내일의 진에게 보내는 아빠의 영화유람기(1)

나의 딸, 진아.

2018년 어느날부터, 아빠는 진이 너에게 영화에 관련된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두서없이 그냥, 불현듯.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21년. 이제껏 써왔던 글들과 앞으로 쓰게될 글들을 여기 이 곳에 기록해, 내일의 너와 나누고 싶다. 이제 유람을 시작해 볼까? 


온갖 잡동사니가 놓여져있지만, 그래도 블루레이&DVD장


진아, 아빠가 모으고 있는 Blu-ray 와 DVD는 시간이 지나면, 어쩌면 못보게 될지도 모른다. 아빠 어렸을 적엔, 카세트테잎과 그걸 재생하는 플레이어가 있었는데 지금은 사용하질 않으니 거의 사라져 버렸다. 흔적을 찾아보려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즈> vol.1 을 봐라. 주인공 스타로드가 귀에 꽂고 듣는게 카세트테잎 앨범이다. 어쨌든, 네가 볼 수 있을 때까지 보고 필요가 없으면 중고로 팔아도 된다. (엄마랑 가끔 하는 이야기가 있지. 나중에 커서, 용돈 필요할 때마다 하나씩 꺼내가면 웃기겠다고 말이야. 근데 사실, 그만한 가치가 있는 희귀템은 거의 없어서, 네 주머니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


아빠가 이것들을 모은 기준은 아래와 같다.


1. 감명깊게 봐서, 계속 주기적으로 보고 싶은 영화

2. 네 인생을 살면서 언젠가는 고민하게 될 주제, 화제가 담겨있는 영화

3. 그냥 블루레이/DVD 판매가가 싸게 잘 나와서 ㅎㅎ

4. DVD는 80% 이상 중고구매란다. 물론 새것도 있어. 명작인데, 드라마나 서사가 비주얼을 압도하는 영화일 경우 비용을 고려해 DVD로 구매했다. 너무 선명한 고화질 영상은, 오히려 삭막함을 주기도 한단다. 물론, 지금은 블루레이가 일반적이지만, 앞으로는 하나 윗단계인 4K UHD 도 뛰어넘는 압도적인 화질과 사운드를 자랑하는 물리매체가 등장하겠지. 그때가 되면 블루레이도 DVD나 VHS 취급을 받을것 같아.


물론, IPTV나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결제만하면 아무때고 볼 수 있을만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뭐 짐이라고 생각되면 버려도 좋아(ㅠ) 하지만, ‘무언가’를 ‘어떤 목적’을 가지고 ‘모은다(collect)’는 것은, 다른 말로, 스크랩 또는 편집(edit) 나아가 큐레이팅이라는 용어와도 연결해 볼 수 있을거야. 역사가(家)가 역사를 쓸 때, 과거 또는 현재의 어떤 인물 또는 사건을 취사 선택하여 특정한 시점(또는 관점, 또는 프레임등) 즉 사관(史觀)에 입각해 기록하게 되는데 이때 그 '취사 선택'의 행위가 바로 스크랩 또는 편집(Edit)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겠지. 아빠가 역사를 기록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이 시점※(2018년 여름이야. 아주 더워, 역사적으로)에 너에게 남기고 싶은 것들을 아빠의 관점에서 취사선택한 것이 바로 이 영화들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말이 길었다.


※ 이 시점_이 시점에 대해서는 01차 2018년. 02차 2020년. 이 여는 글(유람의 시작)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조금씩 수정하고 있단다. 근데 생각해 보니, 그냥 수정을 안하는 게 나을 것 같네. 조지루카스가 <스타워즈> 오리지널 시리즈를 만든 후에, 디지털 기술이 발달해서 자기 영화 중 미흡하다고 생각한 부분을 조금씩 수정했다고 해. 정말, 오리지널 시리즈 3번째(스타워즈 에피소드 6) 엔딩신에서 요다, 오비완,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환영이 등장하는데.. 프리퀄 시리즈(에피소드 2에서 첫 등장)에 등장하는 아나킨(헤이든 크리스텐슨)이 딱 하고 나오는거야. 뭐지? 에피6는 1983년 제작인데, 거기에 2002년 작품에 등장하는 사람이 나오다니!! 뜬금없다고 생각했는데, 이전의 글을 다시 매만지고 있자니, 그거랑 똑같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사족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어, 사족을 남기네.

 

원래는 모으고 있는 영화들을 감상하고, '한 줄'이나 '100자' 정도로 글을 적어볼까 했어. 근데, '한 줄'이 아닐 수도 있으니 놀라진 말고. 스포일러 비슷한 내용도 있으니, 원치않으면 읽지말고, 영화를 본 후 읽어봐도 된단다. 스포일러 부분은 {스포일러구간} 표시를 해 놓을거야.


글은 크게, 개별 '영화'에 대한 감상평과 '블루레이&DVD 구매'와 관련해서 그때그때 생각나는 이야기들을 두서없이 써 나갈 거 같아.


추가)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몰입도라고 생각해. 시간이 언제 이렇게 지났나? 하게 만드는 그런 몰입도. 그리고, 답을 주는 영화보다, 질문을 던지는 영화가 아빠는 좋아. 한 영화 평론가는, 좋은 영화는 ‘극장 밖에서 시작되는 영화다’, 라고 이야기하기도 했지. 물론, 액션영화는 그런거 다 필요없다. 잘 때리고 부수기만 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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