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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란 Nov 07. 2024

말의 외상 응급처치

월간말톡 10월호

말은 커다란 덩치에 비해 어울리지 않게, 겁이 많고 잘 놀라는 예민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의도치 않게 갑작스러운 몸놀림으로 인해서 다리와, 얼굴 등 여러 곳에 외상이 생기기도 한다. 생산농가에서는 여러 가지 종류의 크고 작은 외상을 현장에서 발견할 때가 심심치 않게 있을 것이다. 가끔은 겉보기에 사소한 상처로 보이지만, 올바른 진단과 그에 맞는 수의학적 처치가 지연될 경우 치료기간이 크게 연장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월간 말톡 10월호는 상처를 처음 봤을 때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 그리고 수의사가 오기 전까지 응급처치를 어떻게 해야 안내하고자 한다. 또한 평소에 준비해 놓을 물품과 상처 발생 예방법을 전달하여 생산농가에 도움을 드리고자 한다. 


뭐 하다가 다쳤을까? 


말은 강한 훈련이나 경주 중이 아닌 휴식 중에도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다친다. 그중 가장 흔한 외상의 원인은 울타리의 날카로운 곳, 문틈, 마방 안의 날카로운 모서리, 밧줄 등에 의한 상처다. 또한, 갑자기 놀라거나 미끄러지는 경우, 머리나 다리, 턱의 일부 등이 틈새에 걸리는 경우가 있다. 


그 다음으로는 말이 놀라서 울타리(펜스)를 뚫고 나오거나, 마방 안에서 몸을 잘못 놀려서 생긴 요동으로 인한 상처, 또는 다른 말에게 물리거나 도망가면서 생기는 외상 등으로 다치는 경우가 많다. 심한 경우에는 경우에 따라 골절, 인대파열, 뇌진탕, 실명 등이 생기기도 하므로, 말의 외상을 발견한 후에는 전체적인 말 평가 검사가 필요하다. 


위치에 따른 상처 대처법  

 

아래쪽 다리 


말의 네 다리 아래쪽은 피부 밑에 연부조직과 근육이 적고, 뼈와 힘줄 등으로만 구성되어 있다. 또한 관절이 계속 움직이고, 혈류 순환이 적기 때문에 외상이 생기면 관리가 힘든 부위다. 


또한 다리 아래쪽은 흙과 오물 등으로 오염이 되기 쉬워서 감염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고, 그런 경우에는 주위 조직까지 염증이 진행될 수 있다. 또한 다른 부위보다 혈류 공급이 적어서 치유 과정 중에 육아조직이 생성되기 쉽고, 피부 장력이 세기 때문에 상처의 크기가 커질 수 있다. 


아래쪽 다리의 깊은 상처로 건이나 인대까지 영향을 받은 경우에는 운동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관절까지 관통한 상처 역시 예후가 좋지 않기 때문에 건이나 인대, 관절 근처에 깊은 상처가 났을 때는 신속하게 수의사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몸통 및 목, 상체 


몸통과 상체는 근육이 많은 부위이다. 그래서 범위가 크고 근육까지 광범위하게 손상이 되더라도, 범위가 근육까지로 한정된다면 치유가 잘 되고 흉터도 최소화된다. 수술까지 필요한 큰 외상의 경우에는 골든 타임 안에 유합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수송 차량 준비 및 수의사 전화를 신속히 해야 한다.  


수의사에게 중요한 정보 


말이 상처가 난 것을 발견한 후, 수의사에게 전화를 할 때에는 아래의 상황을 이야기해야 한다. 


Q. 찢어진 부위가 어디인지?

  : 관절이나 활막, 뼈와 가깝다면 감염이 문제가 될 수 있다.

Q. 상처의 크기와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 뼈, 근육, 힘줄까지 보이는 상처는 항상 수의사가 평가해야 한다.

Q. 오염은 얼마나 되었는지?, 출혈이 얼마나 많았는지? 

  : 상처에서 혈액이 펌핑되듯이 나오는 경우에는 즉시 지혈을 해야 한다.

Q. 다리를 절룩거리는지? 걸을 수 있는지? 말이 지금 안전한 위치에 있는지? 

 : 말의 이송 가능성과 상처의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서 필요한 정보이다. 


응급 키트 준비물 


가벼운 상처 치료를 위해서, 뚜껑과 손잡이가 있는 상자 안에 아래의 키트를 구비하여 놓으면 내용물이 건조하게 유지되고, 이동성이 있어서 편리하다. 


가위, 멸균 거즈, 붕대 재료 (솜 재질, 탄성밴드 재질), 상처 젤, 반창고, 방수 테이프, 세척제, 체온계

 

상처 치유 중 수의사를 불러야 할 경우 

 

외상 봉합 등의 수의사의 처치 이후 상처가 아무는 기간 동안 생산농가는 지속적인 치료 관리를 하게 된다. 치유되는 동안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수의사를 불러서 검사를 다시 받아봐야 한다. 


첫째, 상처가 치유되기 전에 봉합사가 풀어지거나 상처가 열린 경우

움직임이 많은 부위에서는 상처 조직을 자꾸 잡아당기고 치유를 지연시키기 때문에 봉합사가 장력을 버티지 못할 수 있다. 이때에는 수의사의 재평가가 필요하다. 


둘째, 악취가 나는 고름이 증가하는  경우

감염이 되면 농이 증가하고 악취가 나는 삼출물이 많아진다. 이런 경우 상처 치유가 지연될 뿐 아니라 주위 조직까지 감염원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셋째, 부종이나 파행이 증가하는 경우 

다리의 상저가 있는 경우 부종이 커지고, 파행이 증가하는 경우에는 정밀검사를 신속히 받아야 한다. 


넷째, 식욕감퇴 및 고열 

식욕감퇴와 고열 등 감염과 염증이 의심될 때 신속한 추가 평가가 필요하다. 


상처 발생을 예방하는 방법 


말에게 상처를 나게 하지 않도록 완전히 말을 보호하는 법은 없다. 하지만 흔한 외상을 유발하는 인자를 면밀하게 제거해 주는 것만으로도, 상처 발생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첫째, 사료통과 물통에 날카로운 부분 완전히 제거 

손잡이 후크, 갈라진 부분 등 말은 기상 천외한 방법으로 사고를 내기도 한다. 따라서 날카로운 듯한 손잡이 등 의심이 되는 것은 아예 테이프로 덮던지 배제시켜야 한다. 


둘째, 울타리와 초지 바닥 확인 

울타리에 철사가 있는 부분은 피해야 하고, 목초지에는 이물질이 없도록 항상 살펴야 한다. 


셋째, 사이가 좋지 않은 말 분리 

사이가 좋지 않은 말은 합사 시키면 안 된다. 만약 서로 안 맞는 경우 간격을 둔 울타리를 두어야 한다. 암말 사이에 씨수말을 두면 안 된다. 


외상은 빨리 처치할수록, 제대로 처치할수록 치료 효과가 높다. 가벼운 상처처럼 보일 지라도, 전체적인 평가와 수의사의 판단, 그리고 농가의 상처 예방 관리가 함께 이루어진다면 조금 더 외상 발생 대처에 의연해지며, 건강한 말 관리가 이루어질 것이다. 


출처: https://www.hannahcoxphysio.co.uk/post/proud-flesh-explained


* 참고자료 

1. petmed.com/horse/would-care-horses

2. irongateequine.com/education/equine-emergencies

3. horsehealthprogramme.co.uk 

4. Eqine wound management, Cristine Theo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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