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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피아 Jan 25. 2024

극내향 엄마의 아이를 통한 사회생활

그나마 인프제라 다행이야…




나는 대문자 I다. MBTI 테스트를 하면 내향성이 한 85프로 정도... 아마 거의 100프로였을텐데 15프로는 사회생활을 하며 후천적으로 발현된 것이 아닐가 싶기도 하고?


아무튼 이런 극내향성 엄마를 둔 아이는 또 파워 E인것 같다. 타고난 성격이란 참 신기한게 2살 3살 아이들만 관찰해봐도 쭈뼛쭈뼛 못 다가가는 애, 돌진하는 애, 친구 장난감 뺏는 애, 뺏기는 애 등등.. 사회화가 이루어지기 전 아이들이지만 정말 극명하게 다른 모습을 보면 모든 것은 다 뱃속에서 정해져서 나온다는 말이 맞지 싶다. 어차피 다 정해져 나오니깐 조상님들은 사주를 믿었나?


대문자E아이를 둔 집순이 엄마는 괴롭다. 매일 놀이터에 한두시간은 가야 직성이 풀리고 모르는 집단 사이에 껴서 너무 잘 노는데, 그러면 엄마들끼리도 자연스럽게 인사를 하고 말을 터야하기 때문이다. 추우나 더우나 밖에 나가야 하는 아이와 집에만 있으면 그저 행복한 엄마는 놀이터를 나가녜 마녜 하면서 팽팽한 줄다리기 싸움을 가끔 한다.


밖에 나가서 그냥 노는 건 괜찮다. 나는 벤치에 앉아서 보기만 하면 되니깐. 난이도 순위를 정하자면 1순위는 집에서 놀기, 2순위 아이는 무리랑 놀고 나는 벤치에서 구경하기, 3순위 아는 집이랑 약속잡고 같이 놀기 - 보통 이 땐 엄마들의 소셜 게더링이 동반됨 - 4순위는 모르는 엄마랑 말 틀때 ㅠㅠ ㅋㅋ


사실 집 안에서만 노는 건 또 그것대로 괴롭다. 옛날엔 꾸역꾸역 아이 데리고 여행가고 추운데 더운데 나오는 가족들이 신기했는데 이제는 십분 이해한다. 집 안에만 있으면 부모가 괴롭거든.. 아이랑 역할놀이 대결놀이 이불집 짓기놀이 인형놀이 레고놀이 미술놀이 밀가루반죽놀이 욕실에서거품놀이 목청 터져라 책읽기놀이 등등.... 하다보면 소재 돌려막기도 어려워서 그제서야 나오는 것이었다. 하아 그놈의 역할놀이 언제까지 해야하나요?


놀이터에서

내향인으로서 외향인을 동경해왔지만, 막상 자식이 에너지 넘치는 외향인이니 쉽지 않다. 이 아이의 미래에는 외향성이 더 득이 될 거라 믿으니 이 영겁의 시간을 소중히 보내보자.


항상 복기한다. 육아는 언젠가는 그리워질 유기한 과업이라고. 이 시절이 그리워질 때가 또 오겠지? 젊은 엄마가 젖살 통통한 아이의 말랑말랑한 작은 손을 잡고 놀이터로 향하는 빛나는 순간을 또 그리워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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