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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성환 Dec 29. 2022

'일은 그저 일, 회사는 회사'라는 생각이 들 때

모르텐 알베크, 삶으로서의 일

팀장님이 '비전, 꿈' 이런 이야기하는 것 좀 불편해요. 제게 일은 그저 일이고, 회사는 돈을 버는 곳입니다. 팀장님처럼 일과 회사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는 않아요.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행복입니다.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여가생활을 보내면서 만족감을 느끼고 있어요. 회사에서 주어진 일은 열심히 하지만, 회사생활은 제 삶에서 꿈과 행복과는 거리가 있어요.


예전에 1on1 중에 팀원이 내게 한 말이다. 


난 그저 당황해서 '그래... 그렇지'하고 다른 주제로 넘어가고 말았다. 





쉽지 않은 문제이다. 설명하기는 더 어렵다. 


얼마 전에 읽은 모르텐 알베크'삶으로서의 일'이라는 책에서 인생을 자전거의 바퀴에 비유한 설명이 내게는 참 와닿았다.


자전거 바퀴는 무수히 많은 바큇살이 지탱하고 있다. 바큇살이 엉성하면 바퀴는 쉽게 부서진다. 


인생을 자전거의 바퀴에 비유하자면, 바큇살은 건강한 인생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라 할 수 있겠다. 대체로 건강, 가족, 취미, 명예, 부, 자유, 성취, 일 등이 있을 것이다.


바큇살 중 하나가 빠질 수도 있다. 어떤 바큇살은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것도 있다. 누군가는 건강이라는 바큇살이 취약할 수 있고, 누군가는 가족이라는 바큇살이 아직 없을 수도 있다. 어떤 바큇살이 약하면 다른 바큇살에 의지해서 살 수도 있다.


일이라는 것도 그저 하나의 바큇살이다. 


다만 안타깝게도 일이라는 바큇살은 우리에게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바큇살이다. 더구나 삶에서 일을 뺄 수는 없다.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없는 셈 치고 살아가기에는 매일매일 마주치는 일상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실 인생은 자전거 바퀴가 아니라는 것이다.


인생이 바큇살이라면 '가족 바큇살'과 '일 바큇살'을 분리할 수 있겠지만, 사람은 그렇지 않다. 누구나 한 사람이다. '가족과 보내는 나'와 '일하는 나'는 분리되지 않는다. 연속된 시간 속에 존재하는 한 사람이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일하는 시간에 영향을 미치고, 일하는 시간이 다시 가족과 건강까지 연결되기도 한다. 


일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거나 외면할수록, 오히려 삶의 전반적인 만족도가 낮아지는 건 당연하다.


우리의 일은 그저 일이 아니라 삶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어려운 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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