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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dust Sep 14. 2023

부부의 세계 : 부부싸움으로 가지 않으려면

상대에게 반응하여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다




우선, 남편과 잘 살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는다.

그러고 나니 부담감에서 해방이 되어서일까, 밝아진 나를 보며 남편 또한 밝아졌다.




남편과 잘 살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고 나니

오히려 사이가 좋아졌다.

그리고 이제는 사이가 좋아진 것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 내가 행복한 것에 의미를 두게 되었다.









한동안 가시지 않던 분노라는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 현재와 과거가 조금이라도 비슷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을 때마다 켜켜이 묵혀있던 과거의 분노는 점점 힘을 더 키워 종국엔 내가 집어삼켜질 것 같았다.



처음엔 이 분노라는 감정을 생성하게 만든 남편을 경멸했고 시댁을 증오했었다.

그러나 증오와 경멸을 하는 것만으로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았다. 잠시 줄어들었다가 이내 더 큰 분노에 휩싸여있는 나를 마주하곤 했기에 분노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너무나 절실했다.



내가 한 노력은 '남편과 잘 살아보려는 마음'을 버리고 '분노라는 감정에서 온전하게 벗어나 보려는 노력'이었다.








분노라는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 분노가 어디에서부터 시작된 것인지를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나의 경우는 남편의 무신경한 행동도 행동이지만, 남편의 말이 분노의 씨앗이었다.

그래서 남편의 말을 뜯어고쳐야지만 잘 살 수 있겠다고 생각했을 땐, 앞이 보이지 않아 막막했다.

왜냐하면 남편의 말은 관계를 망치는 핵심 키임에도 불구하고 말버릇이기에 고치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이고, 내 상태는 그 시간을 기다려 줄 여유가 바닥이 난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내가 남편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오건 반응을 하지 않아야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러나 말이 쉽지, 어떻게 들리는 말을 안들을 수가 있을지 막막했다.




도움이 될만한 책들은 죄다 찾아 읽었다.

분노에서 벗어나기, 이 결혼생활에 만족해 보기, 아이들 곁에서 부모의 자리를 지키기는 한동안 나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일로 여기고 하루하루 지옥 같은 그 감정에서 벗어나려 노력하면서 책벌레처럼 하루종일 책을 읽어나갔다.



그러면서 점차 과거에서부터 켜켜이 묵힌 분노의 감정에서 벗어나 현재를 살게 되었다.

생각보다 너무나 간단했다.

분노와 경멸의 감정에서 벗어나는 것이 말이다.

7년간 쌓아온 그 감정으로 이혼을 목전에 둔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 했는데 생각지도 않게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바로 '너에게 반응하여 나의 마음을 뺏기지 않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었다.

그 방법은 상대가 나보다 저급하다는 생각을 깔고서 무시하는 방법으로 썼을 땐 전혀 효과가 없었다.

늘 그 저급하다 여긴 그가 나의 아이들의 아버지였고, 아무리 무시한다 해봤자 상대가 하는 말을 저급하다 느끼려면 말의 의도를 파악하려 노력해야만 했기에 늘 내 감정은 그의 말에 매도되곤 했고, 경멸해 봤자 내가 잘살아지는 데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그래서 상황을 올바르게 바라보고 파악하고 싶었다.

경멸이란 감정도 증오라는 감정도 모두 내가 만든 것이었다. 그리고 그 감정은 상대에게 반응하여 나의 마음을 빼앗겼기 때문에 생성된 감정이었다.




올바르게 상대에게 반응하여 나의 마음을 뺏기지 않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이제야 무슨 말을 듣더라도 거리를 둘 수 있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나의 생각을 독립적으로 갖게 되었다.

'아 그것은 너의 생각이구나'라고 받아들이니 서서히 나를 쥐고 흔들던 그의 손아귀에서 나의 존재를 나의 손아귀로 가져올 수 있게 되었다. 생각해 보니 나를 그의 손에 들려준 것은 나였다.




예를 들어, 아이 두 명을 먹이고 씻기고 입히고 재우는 것을 모두 혼자 하고서 남편 밥을 저녁 9시가 넘어 차려주면, 남편은 맛 평가를 종종 하곤 했다.

평소 같으면 너무 힘이 든 상태에서도 끼니를 준비했는데 맛이 없더라도 아무 말 없이 먹었으면 하는 서운한 감정이 순식간에 분노의 감정으로 옮겨 붙었을 텐데, 남편의 맛없다는 반응은 '남편의 생각'이라고 받아들이니 화가 날 것도 서운할 것도 아니었다. 남편의 입맛에 안 맞는다고 나의 노력이 허사가 되는 것 또한 아니었다.

입에 안 맞는 것은 남편이지, 남편의 입맛까지 내가 어떻게 해 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상대의 생각과 내 생각이 다른 것은 다름이지 틀림이 아니므로, 나를 틀림으로 받아들인 상대가 무슨 말을 하여도 그의 말을 내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 말은 온전히 그에게 돌아간다는 이치를 받아들이고 나니 대부분 다툼으로 가기 전에 감정이 해소되곤 하였다.





부부로서 잘 지내기 위해 내가 내 자신을 보살필 여유도 남겨놓지 않고, 남편에게 맞추어 살려고 노력하다보니 관계를 포기하고 싶어지는 순간이 왔고, 그 순간을 극복하는 데에는 서로를 올바르게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했다.

상대에게 반응하지 않는 방법으로 서로의 거리를 적절하게 유지하면서 생겨난 안전거리 안에서 상대를 이해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는 여유를 확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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