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전에 오르자 스토리를 만들어 보라고 한다.
5년 이상을 치매환자인 남편과 보내며 묶여 있어서 자유롭게 내 생활을 못하고 있다고 불만이었어요. 막상 혼자 있게 되고 자유로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2월 초 남편을 요양병원으로 보낸 후 몸도 마음도 지치고 힘들어 우울하게 보내고 있었어요. 의욕도 없었고, 귀찮아져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상태로 지내고 있을 때 트로트 경연대회 참가 신청 링크를 보내줬어요.
트로트를 좋아하고 부르는 걸 즐겨했죠.
이프랜드 트로트 여왕이라는 내겐 어울리지 않은 타이틀도 생겨났으니 말이죠.
하지만 대회는 좀 부담스러웠어요.
언젠가 한번 참가했다가 예선 탈락의 쓴맛을 봤기 때문이었지요.
계속 쳐져서 무의미하게 있을 수 없다. 힘을 얻을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신청했는데 결승까지 오게 될 줄은 몰랐네요.
예선에서 미운 사랑을 불렀는데 남편이 미운짓을 많이 했거든요.
미워졌다고 갈 수 있나요 여기서 제일 와닿았어요. 미워도 사랑했으니까.
본선에서는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를 불렀어요.
배는 항구에 정착해 있을 수만은 없잖아요. 늘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배. 그 배가 떠났다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항구였는데 이젠 항구가 배를 찾아가야 하는 신세가 되었어요.
청룡 가면을 선택한 이유는 용띠라 육십갑자 돌아 다시 시작하는 첫해이고 앞으로의 육십 년을 잘 살아보자는 의미로 청룡의 기운으로 비상하는 한 해를 만들어 보자는 의미로 쓴 겁니다.
결승에는 멋진 인생을 선곡했어요.
살아온 인생과 이프랜드에서의 메타생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인생을 멋지게 살기 위해서 데레사는 달립니다. 아자아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