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씽 The One Thing : 당신이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일, 그것을 함으로써 다른 모든 일을 쉽게 혹은 필요 없게 만들 바로 그 일은 무엇인가?
4n 년을 살아온 지금 자주 지난날을 되돌아본다. 열심히 살아온 날이 열심히 살지 않았던 날들보다 훨씬 더 많은 것 같은데 왜 나는 항상 지난날에 대한 후회와 미련으로 가득한지.. 억울했다.
그런데 그 의문에 대한 답을 ‘원씽’에서 찾을 수 있었다.
중학교 시절부터 나에게는 원씽이 있었다. 어린 시절의 치기로 큰 꿈을 꾸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현실을 살아감에 따라, 위대하고 남다른 성과를 꿈꾸었던 내 마음에 여러 이유로 두려움이 스며들었고, 노력해도 결국 안될 것이라는 생각에 굴복한 나는 적당한 결과에 만족하는 OK고원(이 책에서 나오는 표현으로, 이만하면 됐다고 만족하는 것)에서 주저앉았다. 그 결과 그 분야에서 그저 그렇게 적당히 잘하는, 전문가는 아니게 된 나는 매일 해내어야만 하는 to do리스트 사이에서 바쁘기는 하나 자기 만족감은 제로인 평범한 일반인 1이 되었다.
첫 번째 원씽을 잃어버린 후 오랫동안 ‘저스트 원씽’을 찾지 못해서 힘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좋아하는 것,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것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가 세월을 많이 허비했다. 정보화 시대에 내 눈에 보이고 귀에 흘러 들어오는 것은 많은데 과연 그것들이 나에게 맞는 옷일지, 나의 인생의 후반을 책임져주고,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저스트 원씽일지 확신하지 못했다.
최태성 선생님의 ‘역사의 쓸모’라는 책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꿈은 동사여야 한다고, 명사가 아니라. 다시 말해 변호사, 의사와 같은 명사를 꿈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남을 돕는 사람이 될 테다’, ‘인생을 향유하는 사람이 될 테다’ 등과 같은 동사를 꿈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변호사를 꿈꾸었다가 그것이 되지 못하면 꿈을 이루지 못한 인생이 되어버릴 테니 평생 열패감에 젖어 살아갈 수도 있는 문제가 된다. 반면 동사를 꿈으로 삼는다면,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어떤 일을 하든 남을 돕는 사람으로 거듭나면 되지 않겠는가.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자유롭게 생각하고 , 주어진 삶을 창의적으로 꾸려나갈 수 있지 않은가 싶어 최태성 선생님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지금 생각하면 과거의 나는 명사로 되었던 꿈을 꾸었다. 그 꿈을 이루지 못하자 오랫동안 나는 꿈을 꾸었으나 결국 이루지 못한 루저쯤으로 나를 인식했던 것 같다.
원씽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동사의 꿈을 꾸기로 했다. 예전부터 나를 사로잡고 있던 어느 동사 하나가 생각났다. 그 동사를 나의 ‘목적의식’으로 삼으면 어떨까 상상해 보았다. 수많은 가능성들이 펼쳐졌다. 그 동사의 꿈은 돈을 벌 수 있는 일이 아니었으나 그 꿈을 이루어 가기 위해서 돈이 필요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재정적으로 부유한 사람이란 목적의식에 부합한 돈 이외에도 충분한 돈을 버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행복은 더 많은 재산보다는 더 큰 목적의식을 가졌을 때 나타난다. 그래서 행복은 만족으로 가는 길에 나타난다고 하는 것이다.”
돈을 벌기 전에, “내가 돈을 벌고 난 후 이 돈을 어디에 쓸 것인가, 나는 왜 이 돈을 벌고 싶나”를 아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내 삶의 목적, 내 삶의 의미가 설정된다면,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돈이 필요할 테고, 나를 행복하게 해 주는 그 목적을 이루어가는 여정에 내가 벌어들인 돈이 쓰이며, 충분히 쓰고도 넘친다면 그 모든 순간이 얼마나 행복할까 싶다.
원씽을 완독하고 나니, 조금은 현타가 온다. 저스트원씽을 위해 달려가는 사람들은 슈퍼맨쯤 되어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일단 인생의 저스트원씽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저스트원씽을 위해 원대한 꿈을 꾸어야 한다. 그 누가 뭐래도 그 꿈을 지켜낼 수 있는 배포가 있어야 한다. 원씽을 위해 매 순간 초점질문을 해야 한다. “내가 나의 일생을 통해 해야만 하는 단 하나의 일을 위해 지금 이 순간 해야 할 단 하나의 일은 무엇인가?”
그 일을 위해서, 나를 괴롭히는 잡다한 의무들과 사람들로부터 최대한 나를 떨어뜨릴 수 있는 냉정함도 갖추어야 한다. 그와 동시에 때를 놓치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소중한 것들(이를 테면 가족, 건강과 같은 것들)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저스트원씽을 위해서라면 워라밸 따위는 중요하게 생각해서는 안되지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도 휴식시간이며, 결코 몸건강, 마음건강을 놓쳐서도 안된다.
원씽을 좇다 보면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될 무질서와 혼란(예를 들어 원씽에 몰두하다 보니 시간이 부족하여 집 청소를 하지 못하는 경우 등)에 대해서는 눈을 질끈 감을 수 있는 무던함도 필수이다. 그리고 결코 멀티태스커가 되면 안 된다.
나는 이 모든 것을 해낼 만한 사람인가. 사실 백 프로 자신은 없다. 나의 자신 없음을 이미 알고 있는 저자는 책의 마지막에 나를 위로한다. 완전히 성숙한 것을 처음부터 손에 넣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고. 어느 누구라도 처음에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은 작은 것과 그것을 크게 키울 수 있는 기회뿐이라고. 매시간, 매일, 매주, 매달, 매년 저스트원씽을 위해 살 때 그 모든 순간이 쌓여 결국 남다른 삶을 살 수 있게 되는 거라고.
그런 사람들이 받을 선물은 ‘후회하지 않는 삶’이라고.
정말 가슴 뛰지 않는가. 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내 인생을 돌이켜 보았을 때 ‘난 정말 후회 없이 살았구나’ 깨닫는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말이다.
지금 내 앞에는 '후회 없는 인생'을 향해 수많은 도미노가 늘어서 있다. 도미노가 멋들어지게 쓰러지기 위해서는 첫 번째 조각인 내가 장렬히 온몸으로 다음 조각을 부딪쳐야 할 테다. 그리고 나에게는 이미 그럴 용기가 있음을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