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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지아 한국언니 Oct 17. 2022

커피 조지아? 와인 조지아!

რა ყავა, საქართველო გაუმარჯოს!

“조지아? 커피 조지아?! 우와 출세했네!”

••••••

서른 즈음에 재미있는 지옥 한국에서 벗어나

지구 반대편 신들의 고향, 지루한 천국 조지아에서

이방인으로 더 치열하지만 온전한 나로 살고 있다.

미국의 조지아주로 착각해 출세했냐며 커피맛이 좋냐는 질문엔 와인잔을 기울이며 웃어넘긴다.


조지아
საქართველო

 내가 이사 온 이곳은 서아시아와 동유럽의 경계에 위치한 8000년이라는 깊은 와인 역사를 자랑하는  ‘국가 조지아’이다.

한국인들에게는 ‘저렴한 스위스’라고도 불린다. 작지만 자연경관이 장관인 나라다. 가끔 사람들이 91년 소련에서 독립한 신생국가라고 하지만 조지아는 기원전 15세기에 생긴 나라로 전 세계 유서 깊은 나라 중 한 곳으로 손꼽힌다. 러시아 문학의 대부 푸시킨은 조지아의 음식을 ‘한 편의 시와 같다.’라고 표현했을 만큼 길거리엔 맛집이 즐비하다. 또한 지리적 특성상 유럽과 아시아의 문화를 동시에 가지고 있어 우리나라와 다른 듯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주변 강대국의 침략을 받으며 전쟁과 식민 지배라는 아픈 역사를 가졌지만 고유 언어와 문자를 지켜온 나라.  

존댓말이 존재하는 노인공경을 할 줄 아는 나라.

이웃이 이사 오면 떡 대신 빵을 구워 내주는 정이 있는 나라.  

해가 떨어지면 엄마에게 속히 귀가하라는 전화가  오는 공감대를 쉽게 형성할 수 있는 나라.

살면 살수록 흥미롭고 가끔은 이런 정겨운 생활 패턴에 드라마 응팔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다.


조지아 사는 한국 언니
კორეელი საქართველოში

 조지아에는 우리나라 인구의 반의 반도 안 되는 약 400만 명이 살고 있다. 적은 인구수로 사돈의 팔촌까지 끝없는 알고리즘으로 서로서로 아는 손바닥 안의 사회이다. 이 작은 사회 속 한인의 수는 300명 정도로 조지아 사람들이 한국인을 만날 기회는 매우 적다.

 검은 머리, 검은 눈을 가진 내게 사람들은 물었다.

 “중국인?, 일본인?, 코로나?!”

타국에서 더 빛난다는 애국심이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나는 그들을 향해 외치기 시작했다.

암 코리안!  메 발 꼬레엘리!
나는 한국인이야!

მე ვარ კორეელ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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