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인이 보는 광고에 담긴 이야기'입니다
고난과 역경은 삶의 변곡점
일단 야심 차게 브런치를 시작했지만, 내가 앞으로 어떤 글을 주로 쓸 것인지에 대한 소개를 안 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번 발행 글에서는 내가 앞으로 주로 쓸 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작가 소개글에도 써 놓았지만 나는 광고를 사랑하는, 광고회사를 다니는 광고인이다. 아쉽지만, 특별한 반전은 없다. 광고에 대한 글을 주로 쓰고자 한다. 큰 관심이 없는 분들은 여기까지 읽고 '그렇구나, 앞으로 광고에 대한 글을 쓸 거구나.' 해주시면 되지만, 조금 더 관심이 있는 분들은 끝까지 읽어 주시면 앞으로 쓸 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실 것이다.
그렇다면,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해보겠다. 전반적인 시장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광고업계도 최악의 불황을 맞았다. 상반기부터 체감된 불황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것 같다. 내가 다니고 있는 광고회사 역시 그 불황이라는 한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 많은 광고주들이 빗장을 걸어 문을 잠갔고 이에 따라 여러 PT로 정신없는 연초, 캠페인 온에어로 분주한 상반기는 없었다.
보통 광고회사들은 연초에 PT를 수주하고 그 캠페인을 연간 집행하며 1년을 보낸다. 대기업 산하 계열사 광고회사들은 든든한 모기업의 물량이 기본적으로 있기에 PT 수주 여부에 따라 회사가 휘청이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다니고 있는 곳과 같은 작은 독립 광고회사들의 경우, 연초에 연간 캠페인을 수주하지 못하면 단건의 캠페인이라도 수주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PT에 참여해야 한다. (그마저도 수주하지 못하면 힘든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연이은 PT로 인해 1월부터 3월까지는 조금 바빴다. 그러나, 수주한 건이 없어 1월 말에 수주한 단건의 캠페인 온에어가 끝나고 결과 리포트를 광고주에게 전달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일이 거의 없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일이 없고 2주 동안은 "그래 이렇게 가끔 PT 걱정 없이 편안하게 쉬는 때도 있으면 좋지. 광고회사라고 늘 바쁘라는 법은 없구나."라며 좋아했다. 근무 시간에 동료분들과 예쁜 카페도 가고, 팝업 스토어 구경도 가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편안함보다는 불안함이 엄습했다. "나는 1년 차도 되지 않은 신입이고, 지금은 바쁘게 일하며 많은 것을 습득하고 성장할 시기인데..."라는 생각을 늘 할 수밖에 없었다. 대학생활 내내 광고라는 하나의 길만 보고 달려왔고, 그 광고 일을 할 수 있는 회사에 들어왔지만 일이 없어 일을 할 수 없는 상황. 이 상황이 내겐 너무 절망적이었다. 5월부터 8월 현재까지, 나는 이 절망적인 상황으로 인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고 보내고 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8월 중순 이후에 접어들며 조금씩 괜찮아지고 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이 체감되는 요즘이다. 나를 작정하고 무너뜨리려고 했던 폭풍도 결국은 지나가는구나.)
브런치 첫 글로 발행한 '내가 브런치를 시작하게 된 이유'에서도 말했듯, 최근 힘든 시기를 보내며 '글'을 통해 이 상황을 극복하려 노력했고, 여전히 그렇게 극복 중이다. 글은 흐트러지고 어지로운 나의 마음을 가지런히 정리해 주었고, 나 자신에게 집중하게끔 해주었다. 나 자신과 많은 대화를 하게끔 도와주었다. 이러한 극복 방식은 앞으로 나의 인생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줄 것이라 확신한다. 현재도 조금씩 내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느낀다.
그러니까, 나는 상황이 도와주지 않는다고 해서 절망만 하고 있기에는 내 황금 같은 시간이 너무 아까웠고, 일이 없다고 그냥 놀기보다는 그 시간을 나를 위한 시간으로 썼다. 영어 공부도 하고, 브런치도 읽고, 그간 많이 보지 못했던 광고 레퍼런스도 많이 보고, 유튜브에서 인문학 강의도 들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며 내 노션 속에는 나의 다양하고 많은 생각과 양질의 정보들이 쌓였고, 그것들을 나만 볼 수 있는 노션에 보관하기보다는 가공하여 사람들과 공유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광고에 담긴 인간의 삶
작년부터 브런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기에 브런치 계정은 만들어 놓았지만, 어떤 글을 써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때의 나는 '사람들은 어디서 그렇게 이야깃거리를 척척 만들어내는 거지?'라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이번 기회를 통해 나는 이야깃거리는 척척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발견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번의 이 시기를 거치며 나는 나 자신에 대한 생각뿐만 아니라, '내가 하고 있고, 하고자 하는 광고 일'에 대한 생각을 하는 시간도 많이 가졌다. 그러면서 '이 일을 계속해야 할까?'라며 나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에 대한 대답은 'YES'였다. 그러면서 이 업과 이 업의 본질, 성격에 대해 자연스레 깊게 생각해 보게 되었다.
광고계에 있다 보면 많이 듣는 말 중에 하나가, '광고인은 생각을 파는 사람들이다.'라는 말이다. 그렇다. 광고인은 생각을 파는 사람들이다. 그 생각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담겨있고 함축되어 있다. 그러니까, 하나의 광고를 만들기 위해 AE, AD, CW 등 다양한 직무의 사람들이 합심하게 되는데, 그 합심의 과정에서 그들의 인생 경험, 삶의 지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등이 하나씩 튀어나와 그것들이 여과되어 하나의 메시지, 크리에이티브로 귀결 및 정리된다. 이것이 내가 광고가 가장 매력적인 업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다.
하나의 광고 안에는 많은 것이 담겨있다. 하나의 광고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인생이 녹아든 생각이 필요하다. 그래서 광고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간의 삶을 볼 수 있고, 인생 선배들의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고,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경험할 수 있다. 나는 앞으로 이러한 광고에 담긴 우리의 인생에 대한 글을 써보고자 한다.
나는 이를 통해 우리가 일상 속에서 무심히 지나친 광고 속에는 우리의 생각을 바꾸고, 인생을 바꾸고, 세상을 바꿀만한 무엇인가가 존재하고 있음을 알리는 광고인이 되고 싶다. 광고 중에는 사람들이 '굳이' 찾아가서 보는 광고도 있다. 그만큼 단순 광고로 보기에는 아까운 광고들도 많고, 사람들에게 하나의 '즐길 콘텐츠'로 받아들여지는 광고도 많다. 많은 사람들에게 광고가 하나의 '즐길 콘텐츠'로 받아들여지는 날이 언젠간 오길 바란다. (이미 그런 날이 온 것 같긴 하지만..)
업계의 한 선배님께서는 "광고는 사양산업이다."라고 하셨다. 또 다른 선배님께서는 "팔 물건이 있는 한 광고는 없어지지 않는다."라고 하셨다. 나는 광고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선배님의 말씀처럼, 팔 물건이 있는 한 광고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광고가 단순 '광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많은 사람들에게 '즐길 콘텐츠'로 인식이 되는 날까지 광고를 계속하고 싶다. 그런 광고를 만드는 광고인으로 남고 싶다.
마지막으로, 브런치 작가를 신청할 때는, 두 가지 질문에 300자 이내로 답을 해야 한다. 첫 번째 질문은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질문'이고, 두 번째 질문은 '브런치에서 어떤 글을 발행하고 싶은지'이다. '작가님이 궁금해요. 작가님이 누구인지 이해하고 앞으로 브런치스토리에서 어떤 활동을 보여주실지 기대할 수 있도록 알려주세요. (300자)'라는 첫 번째 질문에 나는 이렇게 답했다. (300자로 축약하기 전의 초안이라 300자가 훨씬 넘는다.)
<광고로 위로받고, 울고, 웃는 광고인이 광고로 보여주는 삶과 삶의 지혜, 인생, 세상 이야기>
안녕하세요, 저는 광고를 통해 웃고, 울고 위로받는 광고인입니다. 광고는 종합 예술이라고 누군가가 말했습니다. 광고는 과학이라고 또 다른 누군가가 말했습니다. 맞습니다. 사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친 광고에는 인간의 삶이 있고 그 삶의 지혜가 있으며 세상이 있습니다. 하나의 광고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필요합니다. 그들의 삶과 인생에서 빌려온 시각과 통찰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광고 속에 담긴 메시지를 인문학적 시각으로 바라본 것을 나누고자 합니다. 광고인이 광고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대하는 다양한 시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이 광고의 깊은 곳에는 어떤 메시지가 있고 그 메시지가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알리는 광고인이 되고 싶습니다. 광고를 통해서도 인생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광고인이 되고 싶습니다. 또한, 저의 글을 통해 광고가 사람들에게 기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웃고 싶을 때, 위로받고 싶을 때, 동기부여받고 싶을 때, 인생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때 ‘찾아보는’ 콘텐츠가 되는 세상이 오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 질문은 '브런치스토리에서 어떤 글을 발행하고 싶으신가요? 발행하고자 하는 글의 주제나 소재, 대략의 목차를 알려주세요. (300자)'인데, 이건 미리 알려주면 재미없으니 차차 하나씩 공개하도록 하겠다.
광고로 위로받고, 웃고, 우는 광고인이 광고로 보여주는 삶과 삶의 지혜, 인생, 세상에 대한 이야기.
앞으로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