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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료한 Oct 21. 2022

[어쩌다 들은] 인간은 모두 어떻게든 개조되어 살아간다

youra, ‘서울 사이보그‘ 감상기

오늘의 ‘어쩌다 들은’


추천 플레이리스트는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 어떻게든 사람 마음에 콕 박히는 모르는 노래를 큐레이팅 해주기 때문이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노래가 태반이지만, 그중에서도 가끔은 어떤 방식으로든 기억에 남아 여러 번 반복해도 좋을 노래를 발견하게끔 해준다. 최근에는 이런 노래가 있었다. youra의 ‘서울 사이보그’가 그것. 노래의 결도 마음에 들었지만 꽤나 명확하게 들리는 가사가 의뭉스러우면서도 따스해서 좋았는데, 막상 노래 제목은 당혹스럽고 차가운 느낌이라 신기했다.


가사는 수수께끼 같지만, 확실한 것은 노랫말을 읊조리는 화자의 상황이 그리 녹록지만은 않다는 것, 그러면서도 사랑이라는 것의 힘을 믿고 있다는 것이다. 왜 서울 사이보그라는 말을 꺼내며 노래를 부르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서울이라는 도시가 주는 으레의 감각과 사이보그라는 말이 전하는 날카로우면서도 여전히 인간에 맞닿아있는 느낌, 결국에 우리는 모두 개조되어 있다는 점에서 사이보그와 다름없다는 느낌을 고민해보게 된다.


서울 사이보그, 이 말을 들으면 우선 생각나는 상징물, 잠실 롯데타워.


서울의 한 복판에서 이토록 따뜻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가수의 힘이 대단하다고 느낀다. 물론 나는 서울을 정말로 사랑하는 편에 속하는 사람이지만, 사람으로 발 디딜 틈조차 없이 북적이는 곳에서 외딴 감각을, 동시에 사랑을, 모든 희망의 말들을 떠올리고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히 대단한 일이다. 얼핏 가수가 엄마를 생각하면서 쓴 노랫말이라고 본 것 같은데 확실하지는 않지만 듣고 보니 과연 그런 노래라는 생각이 들고, 수수께끼처럼 적힌 앨범 소개글의 내용, 자신을 드러내는 일부분이라는 가수의 말을 곱씹어보게 된다. 앞으로 자주 youra를 마주치기를 기대해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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