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제가 구글에 다닐때 썼던 글인데요. 지금은 구글을 나왔지만, 그래도 그 생각은 유효해서 공유합니다. 가치관이 맞는 회사를 다닌다는 것은 가능한가? 에 대한 생각입니다.
최근에 저는 구글에서 layoff가 된 경험을 [구글임원에서 실리콘밸리 알바생이 되었습니다]라는 책을 썼습니다. 정리해고로 내보내졌는데도 여전히 구글에 대한 사랑이 있더라구요. 그 회사 성공한거죠? ^^ (아님 제가 너무 이상한걸까요? ㅎㅎ)
가치관이 맞는 회사를 다닌다는 것은 가능한가?
회사는 일을 하면 돈을 받습니다. 어떨 때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받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하기 싫은 일을 하면서 돈을 받습니다. 아니면 그저그런 일을 하면서 돈을 받습니다. 그런데 내가 갖고 있는 신념과 동일한 가치를 갖고 있는 회사에서 일하면서 그 가치를 실현합니다, 심지어 거기에 돈까지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 너무 단순화한 말일 수도 있지만, 저희 경우입니다. 저는 구글에 다니면서 일도 하고, 제가 갖고 있는 신념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일하며 돈까지 받는데, 가차관까지 맞는다면 금상첨화이지요. 돈까지 받아가며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 (모든 사람이 함께 사는 세상 만들기)를 실천할 수 있는 곳.
그런 면에서 저는 항상 감사하고 럭키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든 사람이 다 그렇지 않으니까요. 물론 구글이 신념이나 가치만을 추구하는 비영리 단체가 아니고, 이익을 내야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기대수준에 따라 다소 실망하는 부분이 있기도 하고 또 그런 실망한 사람들은 회사를 떠나 다른 기회를 찾아 가기도 합니다. 공개적인 비판이 미디어를 통해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저의 경우는 실망 보다는 구글 안에서 더 큰 기회를 보았고,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임팩트를 보았습니다. 제가 그동안 했던 성소수자 지지 활동이나 청소년 활동, 뉴스 생태계 활동 등은 제가 다른 회사에 있었다면 그런 큰 지지를 받아가면서 과연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헤이조이스 5편 참조)
2주전에 조지 플로이드 George Floyd 이 폭력적 경찰에 의해 사망하고 #blacklivesmatter 운동이 미국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을 쓰면 총을 쏠것이다'라고 비인권적인 트윗으로 인종차별의 근원적인 문제 해결을 고민하는 사람들과 대척점 서면서 미국 전체 사회는 코비드 이후 혼란에 빠졌습니다. 지난 화요일 (6월 9일)에 구글은 순다 피차이 CEO가 전 직원에게 “블랙 커뮤니티를 지지한다"라는 제목의 메일을 보내어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전체 동일한 시간에 조지 플로이드를 기억하는 추모시간을 갖자고 했고 많은 직원들이 참여했습니다. 회사에서는 조지 플로이드의 처참한 사망으로 힘들어하는 블랙 커뮤니티와 대화를 바로 나눠 어떤 식으로 도울 수 있는지를 즉각적으로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저희 팀에서는 전체 팀미팅을 취소하고 이시간에 각자 블랙 커뮤니티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자고 하고, 서로 챙겨주는 시간을 갖자,라고 했습니다.
저는 세월호 침몰 사건 때가 생각났습니다. 구글 코리아에서도 즉각적으로 홈페이지에 노란 리본을 달자라고 의견을 내고 포털/검색 엔진중에는 가장먼저 블랙 리본을 달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렇게 가치와 신념을 표출할 수 있는 회사. 가치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회사를 찾는다면 그리고 거기서 일하면서 돈까지 받는다면, 너 기쁜 일이 있을까요? (또 자랑질이 되었네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