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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해도 될까요?

『연구소의 승리』 언론 서평 모음

by 배대웅

『연구소의 승리』가 출간된 지 사흘이 지났습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자랑할 일이 생겨서 브런치에도 써보려고 합니다. 물론 겸손이 브런치의 미덕이자 사회상규임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자주 있는 일은 아니라서, 또 자랑이 아닌 척하면서 쓰면 더 재수가 없을 것이라서, 대놓고 ‘자랑’이라며 써보겠습니다. 그러니 자랑에 대한 항마력이 부족한 분들은 바로 백스페이스를 누르시기 바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읽으시겠다고요? 그렇다면 마음의 준비 겸 노래부터 한 곡 들으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조심스럽게 얘기할래요. 용기 내 볼래요. 나 지금부터 내 책을 자랑해도 될까요?


자랑이란 다름이 아니라, 『연구소의 승리』에 대한 언론의 서평들입니다. 출간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주요 일간지의 서평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저 출간 소식을 알리는 ‘단신’이 아닙니다. 책을 진지하게 읽고 쓴, 깊이 있는 ‘서평’입니다. 그것도 대부분 선임기자 타이틀을 가진 고참 급 기자분들이 쓰셨습니다.


<조선일보>는 세계사를 이끈 연구소의 두 얼굴 - 영광과 원죄 - 을 흥미롭게 조명했습니다.


<중앙일보>는 연구소의 역사적 조감도를 세밀히 제시한 것은 긍정적이나, 서사의 전개에 아쉬움도 있다는 비평도 덧붙였습니다.


<매일경제>는 노벨상 수상자만 31명을 배출한 막스플랑크협회, 코로나19 팬데믹 극복에 앞장선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의 사례가 특히 인상적이라고 합니다.


<경향신문>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에 기여한 연구소의 역할에 주목합니다.


<국민일보>는 연구소가 탐구한 ‘쓸모없는 지식’이 세상을 바꿨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서평입니다.


<세계일보>는 사적 호기심이었던 과학이 연구소라는 국가적 엔진으로 확장된 과정을 추적합니다. 기사 마지막에 인용한 문단은, 제가 썼지만 저도 잘 썼다고 자평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문화일보>는 국가와 과학이 연구소라는 무대에서 만나면서 일어난, 세계사적 변화에 주목했습니다.


<언론출판독서TV>는 미래를 바꾸는 힘이 연구소에서 나온다는 교훈을 강조했습니다. 영광스럽게도 저를 사회학자라고 소개해주셨네요. 정말 학자였으면 저도 참 좋았겠지만, 현실은 하루하루 근근이 살아가는 K-직장인입니다(…)


이 밖에도 <한국일보>, <연합뉴스>, <서울경제신문>, <교수신문> 등도 책 내용과 함께 출간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 정도면 자랑할 만하겠지요? 그간 브런치에서 많은 출간작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주요 일간지들의 지면을 석권한 책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연구소’라는 미개척의 주제를 탐구한 덕분인 듯합니다. 사실 저는 5년간 브런치를 하면서 메인을 한 번도 못 갔는데요. 그 대신 제 글이 언론에 이렇게 많이 소개되었으니, 이제는 여한이 없습니다. 브런치 메인 따위 가든지 말든지, 제 알 바 아닙니다.


다만 아직 책의 판매량은 그닥입니다. 이미 예상한 일이기는 합니다. 『연구소의 승리』는 『해리 포터』처럼 마법 지팡이가 날아다니지도 않고, 『삼체』처럼 우주가 멸망하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총, 균, 쇠』처럼 인류사를 통째로 뒤집는 혁명적 서사를 펼치지도 않습니다. 그보다는 우리 시대의 과학과 제도에 대한 이해를 조금 더 깊게 해줍니다. 과학에 대한 덕후력은 약간 필요하지만, 읽으면 그만큼 시야가 넓어집니다.


아직 구매하지 않으셨다면, 언론이 먼저 알아본 그 장점들을 확인해 보셔도 좋겠습니다. 마법도 없고, 우주적 파국도 없고, 역대급 혁명 서사도 없지만 – 현재 인류 문명의 한 단면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들은 들어 있다고 자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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