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 덥다 너무 덥다
스리랑카의 한 초등학교 교실.
한국의 초등학교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무더운 나라임에도 선풍기 하나 보이지 않았고, 벽이 모두 뚫려 있다.
바람의 길이 필요할테니.
책상은 소박했다.
1인용 책상은 찾아볼 수 없었고,
분홍색으로 칠해져 있었지만 그 아래로 여러 겹의 색이 겹겹이 숨어 있었다.
몇 년간 여러 아이들이 쓰고 또 쓰며 닳아가던 책상.
그때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 덧칠하고 또 덧칠해왔을 것이다.
벽이 없으니 방음이란 게 있을 리 없고,
선생님의 목소리는 자연스레 커질 수밖에 없다.
그만큼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교실 곳곳에 활기차게 퍼져나간다.
교실 한쪽에는 게시판이 놓여 있었지만,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려한 장식이나 멋진 작품들은 없었다.
단출했지만, 나름의 따뜻함이 느껴졌다.
그런데도 신기하다.
아이들의 목소리는 맑고, 웃음소리는 청아한 종소리 같다.
그들의 미소는 마치 오래도록 보지 못한 친구를 반갑게 맞이하는 것처럼 따뜻했다.
그리고 수업 분위기는 오히려 오아시스처럼 시원했다.
우리는 흔히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고 말하지만,
이곳에 오면 그 환경이 때로는 아무 의미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겉으로 보면 부족해 보이고,
늘 무언가 없어 보이는 곳일지도 모르지만,
하지만 이곳에 오면,
마음은 언제나 가득 채워진다.
그래서 이곳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