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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큐브 Oct 27. 2020

긱 이코노미의 습격

더 이상 미래가 아니다

긱 이코노미가 뭐지?

우리에게는 생소한 긱 이코노미.
긱 이코노미의 Gig은 1920년대 미국 재즈 공연 주변에서 짧은 시간 동안 공연하던 단기 연주자를 의미했습니다. 현대 사회에 대입하자면 일용직 노동자 또는 프리랜서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프리랜서랑 뭐가 달라? 벤처기업을 스타트업으로 다르게 부르는 거랑 같은 거 아니야?"

하지만 기존 프리랜서와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바로 최근 성장하는 온디맨드 (On-Demand) 경제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겁니다. 온디맨드란 온라인에서 요구하는 서비스나 상품을 오프라인으로 즉각 제공하는 것인데요. O2O (Online to Offline)의 형태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급속도로 성장하며 이에 대한 단기 형태의 계약직이 필요하게 된 것입니다.

과거의 프리랜서는 공급자가 수요자를 찾아야 했다면, 현재는 O2O 플랫폼을 통해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해준다는 것이 큰 차이점입니다. 또한 과거에는 프리랜서로써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었다면 지금은 본업을 가지고 있으며 부업으로 언제 어디서나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차이점입니다.

아직 낯선가요? 그렇다면 다음의 서비스를 확인해보며 차근차근 알아볼까요?



세계 최대의 승차 공유 서비스인 우버

미국에 가본 적이 없어도 국내를 떠들썩하게 했던 우버입니다. 운전자가 우버에 차량등록을 하면 고객은 우버 앱을 통해 운전자를 부를 수 있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운전자는 이 과정에서 고객을 목적지까지 데려다주고 요금을 우버와 함께 쉐어링하게 됩니다. 이런 방식의 서비스를 라이드 헤일링 (Ride Hailing)이라 하는데요. 우버의 플랫폼에서 호출 시에만 운전하는 운전자는 긱 이코노미 속의 긱 워커라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우버 그리고 경쟁사 리프트는 캘리포니아 주와 소송전이 진행 중인데요. 흥미진진한 소송은 결론에 추가하도록 하겠습니다.



인스타그램이 아니에요! 미국에서 핫한 식료품 배달 서비스!

인스타카트는 미국에서 핫한 식료품 배달 O2O 서비스입니다. 한국에 유사한 서비스로는 배달의민족의 B마트, 나우픽 등이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로 오프라인 스토어에 나가는 걸 꺼려지며 비대면으로 주문을 하는 경우가 폭증했다고 합니다.

인스타카트의 긱 워커들은 직접 마트에서 고객이 주문한 주문서에서 맞춰 물건을 구매한 후, 고객에게 직접 자가용으로 전달하게 된다고 합니다. 우버와 마찬가지로 수익은 인스타카트와 긱 워커가 서로 셰어를 하게 된다고 합니다. 투자자들에게 가장 각광받고 있는 회사이기는 하나 우버와 마찬가지의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세뇌교육 시리즈를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오늘날 한국의 Z세대에게 가장 핫한 서비스라면 단연코 파이버라 할 수 있습니다. 로고도 이름도 처음 들어보시는 이 서비스가 한국의 Z세대에게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핫합니다. 유튜브에서 인기 있는 세뇌교육 시리즈 역시, 파이버의 'wow guys'라는 방글라데시의 긱 워커가 생일 축하 영상을 제작해주겠다며 업로드한 서비스였습니다. (안타깝지만 현재는 사라졌습니다.) 최소 5달러부터 제작 가능한 생일 축하 영상을 보고 감탄한 한국의 Z세대가 해당 유저에게 영상 제작을 요청하며 일파만파 커지게 되었죠.


Z세대라면 모를 수 없는 Team Azimkiya의 영상


위와 같은 사례가 아닐지라도 포토샵, 영상제작, 프로그래밍 등등 업무를 하다 보면 필요한 부분이 생길 수 있는데요. 그런 부족한 부분들에 대해 파이버 서비스를 통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업무에 대해 공고를 올리면 해당 기술이 있는 능력자들이 원하는 업무를 해주고 이에 대한 페이를 받게 되는 것이죠. 최소 5달러부터 시작하는 이 서비스는 기술의 난이도 또는 업무의 연장성에 따라 더욱 비싼 금액으로 올라가기도 합니다. 코로나로 인한 실업 여파와 함께 가장 큰 수혜를 본 회사이기도 합니다.


코로나가 불러온 고용불안 그리고 자유로운 Z세대

코로나 이후 실업률은 폭증하게 됐습니다. 미국의 실업률은 코로나 이전 3.5%대의 실업률에서 최고 14.7%로 순간적으로 약 5배 가까이 오르기도 했습니다. 실업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안정적인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고 해석됩니다.

스펙이 충분한 능력자임에도 취업하기 치열해지면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긱 이코노미에 몰려들고 있는 형국입니다. 계약직, 아르바이트와 같은 주 40시간 근무보다 언제든지 내가 일하고 싶을 때 일하며 취업도 준비하는 긱 워커가 되는 것이죠.

직장에서는 날카로운 이 대리님이 주말에는 치킨 배달을?

직장인들에게 역시 긱 이코노미는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주중에 회사에서 일을 한다 할지라도 별도의 고용계약 없이 주말 또는 저녁에 근무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현금 파이프라인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물론, 회사 입장에서는 업무에 지장을 줄 수 있어 달갑지 않겠지만요. 학생, 취준생, 직장인 등 누구나 긱 워커가 될 수 있을 정도로 프리랜서 시장이 개방되었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원하는 시간에 일을 할 수 있어서 좋아요"

Z세대에게 긱 이코노미는 자유로운 업무환경이라는 메리트로 다가옵니다. 코로나로 인해 새로운 시대를 일찍이 맛 본 그들은 더 이상 시간, 공간의 제약을 받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사이버 강의로 돌아선 지금, 배민 커넥트 또는 쿠팡 플렉스와 같이 부업에 나서며 나름의 학교 스케줄을 새롭게 짜고 있습니다. 자전거와 전동 킥보드를 타고 언제나 자유롭게 일 할 수 있다는 것을 맛 본 Z세대에게 긱 이코노미는 지속적으로 성장 중입니다.


긱 이코노미는 능사일까?

위에서 긱 이코노미의 핫한 부분들을 보여줬다면 이제는 어두운 부분을 보여줄 차례입니다.

Z세대에게 긱 이코노미는 아르바이트의 진화된 형태로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규직이 중요한 기성세대에게 과연 긱 이코노미는 최선이라 생각할 수 있을까요?

우버와 리프트는 공유경제를 타고 순풍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 사태로 인해 우버와 리프트의 이용자가 감소하였고 어쩔 수 없이 우버와 리프트 드라이버의 수익 역시 감소하며 점차 악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타이밍에 지난 5월 캘리포니아주는 우버와 리프트가 AB-5 (Assembly Bill 5) 법을 어기고 있다며 소송을 걸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우버와 리프트에서 근무 중인 긱 워커들이 독립 계약자가 아닌 직원으로 분류되어야 하며 직접 고용을 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입니다.

인스타카트의 파업 이미지

물론 우버와 리프트는 다가오는 11월, AB법을 회피하는 발의안 제22호를 통과시키고자 노력 중이라 합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코로나로 인한 수요 증가와 함께 사회 곳곳에서 마찰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5월 1일 인스타카트 노동자들은 코로나 상황에서의 긱 워커 보호가 미흡하다며 집단 파업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기

긱 이코노미는 현재 사회에서 양날의 검입니다.
긱 이코노미라는 멋들어진 단어로 포장이 되어있지만 어디까지나 일용직의 진화형에 불과합니다. 계약직의 경우 최소한의 계약기간이라는 안전장치가 있지만 긱 워커들은 사회적 보호장치가 없기 때문입니다.

최저시급과 퇴직금 제도 등의 안전장치로 아르바이트생들의 최소한의 고용 안정이 이루어질 수 있었지만 새롭게 등장한 긱 이코노미는 '건 바이 건' (건당 수수료를 받아가는 방식)을 바탕으로 하는 경제 시스템이기에 모두에게 낯설게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긱 이코노미의 성장은 이제 돌이킬 수 없습니다. 90년대까지 흔치 않았던 아르바이트라는 고용방법이 2000년대 IMF사태 이후 자리 잡았듯, 코로나로 촉발된 긱 이코노미의 성장은 이제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새로운 뉴 노멀 시대입니다.

여러분은 준비가 되셨나요?


필자의  마디
Gig Economy  이상 Geek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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