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디에디토 Apr 06. 2021

브랜드를 만든 기록 속 그들의 작은  이야기들

블로그, 어쩌면 브랜드 히스토리의 작은 시작



 이런저런 이유로 오래전부터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는 해외 블로그에 관심을 두며 찾아보는 것을 퇴근 후의 하나의 작은 루틴으로 삼고 있었다. 오랜 습관처럼 새로운 아티클과 멋진 포스팅을 작은 클릭 동작 하나로 찾아 헤매는 나의 랜선 라이프의 시작은 15년 전부터 시작되었는데, 이때 알게 된 해외 블로거들의 신선한 포스팅은 현재의 유명 블로거나 인플루언서의 그것보다 훨씬 더 새롭고 획기적이었다.


지금은 "퍼스널 브랜드"의 전성시대라 많은 이들이 각각의 분야에서의 전문가 또는 인플루언서가 되는 하나의 수단으로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기도 하지만, 2000년도 중반 즈음만 해도 활용할 수 있는 소셜 미디어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웹에서 개인이 자신의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은 "블로그_Blog"와 "페이스북_facebook" 정도였고, 이곳을 통해 서서히 유저들 사이에서 소통되기 시작하며 커뮤니케이션이 조금씩 활발하게 형성되는 시기였다. 








  자신의 스토리를 담아내는데 적합한 양식을 띤 <블로그_Blog>는 꽤나 다양하고 진지한 이슈 그리고 블로거의 개성을 그대로 담아내며 하나둘씩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는데, 독특한 스타일과 스토리텔링으로 특히 패션 쪽에서 이름을 알려나가는 블로거들이 이때부터 눈에 띄기 시작했다. 2000년대 중반 경부터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에서 남다른 스타일링 센스와 톡톡 튀는 문장력, 그리고 거기에 자신들이 찍은 자유분방한 사진까지 함께 포스팅하면서 점차 이슈가 되기 시작한 인기 있는 패션 블로거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2006년부터 3년 정도 뉴욕에 머무르던 때가 있었는데, 이미 그 이전부터 블로거들의 인기가 이미 시작되고 있었고, 그 결과 잘 나간다는 패션 매스컴과 매거진들도 점차 그들의 이야기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블로거들이 인기가 많아지기 시작한 그때부터 유명 명품 브랜드들이 자신의 컬렉션을 런웨이에 선보일 때 프런트 로우, 즉 쇼의 맨 앞자리에 파워 블로거들을 앉히기 시작하는 현상이 갑자기 유행처럼 확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유명 배우나 카리스마로 무장한 잡지사의 편집장같이 누가 봐도 한눈에 존재감을 일으키며 이목이 집중되는 이들과 함께 온라인에서나 유명한 파워 블로거들을 콧대 높기로 유명한 스타 디자이너의 쇼 맨 앞 줄에 함께 앉히고 있었다. 패션 인더스트리에서 시작되는 신선한 움직임의 시작이었다. 


쇼의 앞자리에 앉아있는 그들이 과연 누구인지 사람들의 궁금증은 더 해갔고, 그 이슈를 통해 블로거들의 유명세가 더욱더 상승되기 시작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블로거들이 영 제너레이션인 20대 위주였고, 그들의 패션 스타일링은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덕분에 그들이 등장하는 순간부터 포토그래퍼들의 카메라 셔터까지 바쁘게 움직였고, 덕분에 대중들의 볼거리는 늘어났으며 패션 인더스트리의 이슈도 훨씬 풍부해졌다.


 


2006년부터 현재까지 패션 블로그를 시작으로 브랜딩을 이어온 인플루언서 Susie Bubble의 web-site (사진 출처 : stylebubble.co.uk)




Brayn Boy  (사진 출처 : @Braynboy의 인스타그램)




  브랜드의 히스토리는 물론이고 자유롭지만 전문적인 장편 패션 에세이까지 멋지게 쉴 새 없이 기록했던, 더불어 톡톡 튀는 파격적인 패션 스타일링으로 무척 유명했던 특별한 존재감의 수지 버블_Susie Bubble, 독특한 스타일로 이슈가 되었던 브라이언 보이_Bryan Boy, 영국에서 활동한 한국계 패션 블로거로 클래식한 느낌의 스토리텔링과 아웃핏으로 명품 하우스의 러브콜을 받아오던 parkandcube의 Shini Park.


지금도 물론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그 당시 그들의 패션 포스팅과 스타일링은 새로운 이슈와 신선함으로 한동안 신나게 패션계에 이야깃거리를 던져 주었다. 톡톡 튀는 그들의 감각적인 콘텐츠가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








  블로거와 함께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이들도 있다. 길거리 패션을 사진에 담는 "스트리트 전문 포토그래퍼"가 그들인데, 이와 같이 그들 모두의 등장은 패션계의 작은 새로운 문화 현상의 시작을 알려주었다. 뉴욕의 패션 인더스트리는 덕분에 신선하고 풍성했다.


존재감이 남다른 사토리얼리스트_The Sartorialist의 사진작가인 스콧 슈만_Scott Schuman은 여전히 현재에도 멋진 스트리트 사진을 찍고 있다. 그 명성으로 한창 유명할 때 우리나라에 다녀간 적이 있고, 여러 권의 포토 북을 출간하기도 했다. 나 또한 그의 빅 팬으로, 그 당시 하루에 한 번은 그의 사이트에 출석 도장을 찍다시피 하며 멋진 콘텐츠를 놓치지 않으려 했던 적이 있다.




스콧 슈만의 책, 사토리얼리스트_The Sartorialist (2009)




스트리트 패션 블로그 잭앤질_Jack & Jill을  시작으로 활발하게 활동한 포토그래퍼 토미 톤_Tommy Ton, 그리고 늘 자전거와 함께 파란 재킷을 입고 사진을 찍었던, 잊을 수 없는 빌 커밍햄_Bill Cunningham까지 기억에 남는다.




포토그래퍼  빌 커밍햄_Bill Cunningham   (사진 출처 : 인스타그램   #billcunningham)








  스트리트 사진 블로그를 시작으로 패션계에서 유명해진 라이프스타일러 가랑스 도레, 자신의 블로그에 패션 아티클을 패션 매거진보다 더 재미있는 편집으로 선보인 린드라 메딘, 그리고 대체 불가 프랑스의 멋진 모델 겸 블로거 잔느 다마스까지.


그녀들 또한 수년간 블로그를 기반으로 점차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수년간 쌓아 올린 성실한 인지도로 자신들의 브랜드를 설립했고, 현재는 모두 브랜드 창립자 겸 라이프스타일러가 되었다. 온라인 세계에서 조그맣게 시작했던 블로그를 꾸준히 이끌어 온 결과, 15년 이상의 세월이 지난 지금에는 자신의 이름을 건 대체 불가 브랜드로 그들의 세계에서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받는 브랜드를 이어가고 있다.

초창기 시절 통통 튀는 감각이 묻어나는 기사의 헤드 타이틀, 거침없는 내용과 신선한 느낌의 사진은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하고 독특한 콘텐츠였다. 당당했던 그들의 블로그가 첫출발의 시작이었던 것을 알고 있어서인지 꽤 긴 시간들이 흐른 지금, 그녀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라이프스타일과 패션 브랜드의 모습에 깊이가 느껴진다. 



  결국은 꾸준함과 성실함이 주는, 누구나 아는 다소 정직한 결과물이 결국은 그들의 브랜드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무엇인가의 시작선을 이미 통과했다면, 얇고 약한 끈 일지라도 힘들어도 놓치지 말고 계속 이어가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성실한 기록을 통해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자 하는 작은 바람, 그래서 그 기록이 하나하나 뭉쳐져 언젠가는 큰 덩어리의 긍정적 결과물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다.







 D.EDITTO  ::  #슈퍼노멀라이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