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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형근 Dec 04. 2021

꾸준히 글을 쓰기 위한 네 가지 팁

일주일 만에 글을 씁니다. 50일 동안 1일1포스팅에 도전할 때는 어떤 일이 있어도 글을 쓰며 하루를 마무리했는데, 쓰고 싶을 때만 글을 쓰니 글쓰기의 우선순위가 한 발짝 밀렸어요.


일에 치여

동료와 술잔을 기울이느라

반납이 얼마 남지 않은 책을 읽느라


핑계답지 않은 핑계를 애써 만들고 글쓰기를 미룹니다.


아무도 시키지 않는 일,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하는 데는 강력한 의지가 필요합니다. 저도 다섯 권의 책을 쓰고, 틈틈이 블로그에 글을 발행하면서 글쓰기가 습관이 되었다고 믿었지만 사흘만 글을 쓰지 않아도 다시 글을 쓰는 게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오늘은 어떻게 하면 "꾸준히 글을 쓸 수 있을까"를 주제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스스로에게 다시금 건네는 말이기도 합니다. 네 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1. 용기, 남에게 드러내라.


글쓰기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습니다. 첫째는 자신을 마주하는 것이고 둘째는 타인과 교감하는 것입니다. 글쓰기는 내면을 응시함과 동시에 남에게 나를 봐달라고 손짓하는 행위입니다. 남몰래 일기를 쓸 때도 누군가가 봐줬으면 하는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남에게 공감받고 싶은 욕망을 본능적으로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글쓰기의 두 번째 목적을 이루기 위해 남에게 내 글을 공개하세요. 글이 이상하다며 꽁꽁 감추지 마세요.


누구나 처음은 서투릅니다. 저는 제 첫 번째 책을 볼 때마다 놀랍니다. 맞춤법, 띄어쓰기 실수는 기본이고 문법에 맞지 않은 문장도 수두룩합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글을 꾸준히 쓰고 있는 건 첫 번째 책 덕분입니다. 쓰고 드러내고 고치고 표현하면서 글이 조금씩 나아졌습니다.


신기하게도 글을 발행하는 순간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게 되고 다음에 더 좋은 글을 써야겠다는 욕심이 생깁니다. 필력이 늘고 글쓰기가 익숙해집니다. 글을 보여주는 재미에 빠집니다. 글쓰기가 점점 좋아집니다.


'남이 내 글을 흉보지 않을까?, 비웃지 않을까?'


두려워하지 마세요. 평소에 글을 쓰는 사람은 압니다. 한 편의 글을 쓰는 게 얼마나 힘든지를요. 글을 공개하는 순간 비난이 아닌 격려를 받게 될 것입니다.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문장에 다른 사람은 공감할지 모릅니다. 좋고 나쁨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고 감동하는 지점도 제각각이니까요. 염려하지 말고 내 정성이 담긴 글을 나눠주세요.



2. 루틴, 나만의 패턴을 만들어라.


글쓰기 원칙을 세우세요. 사흘에 한 번씩 1,000자 글을 쓰거나 일주일 동안 체험한 걸 주말에 쓰는 것처럼요. 글쓰기에 부담이 느껴지지 않는 선 안에서 자신과 약속하세요.


하루에 200자 원고지 10장씩 쓴다거나 날마다 그럴듯한 글을 쓰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우는 것도 훌륭하지만 목표가 높은 나머지 제풀에 쓰러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합니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글을 쓰고 서서히 목표를 높여 나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글이 가장 잘 써지는 시간, 장소, 환경을 찾아보세요. 저는 새벽에 글이 가장 잘 써집니다. 창밖의 새소리가 들릴 만큼 고요한 시간에 키보드를 두드리며 희열을 느낍니다. 제때 일어나지 못할 때가 많아 아쉽지만요.


집에서는 글이 안 써지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노트북, 메모장을 들고 카페, 도서관, 공원 벤치에 가세요. 글이 잘 써지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세요.


클래식, 재즈 음악을 들을 때 글이 잘 써진다면 음악의 힘을 빌려보세요. 음악이 끝날 때까지 글을 써보세요. 샤워한 뒤 글이 잘 써진다면 샤워하고 자리에 앉아보세요. 전철 안에서 글이 잘 써진다면 출퇴근길에 글을 쓰세요.


나만의 글쓰기 원칙, 글이 잘 써지는 시간, 장소, 환경을 찾고 습관으로 만들어보세요. 하나만 찾아도 꾸준히 글을 쓰는 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3. 의미, 글을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왜 글을 쓰나요?


글쓰기를 통해 무엇이 바뀌기를 바라나요?


글을 쓰는 이유가 분명할수록 오래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어떤 이유건 괜찮습니다. 책을 내서 인세 수익을 벌겠다는 목적도 좋고, 마음에 쌓인 응어리를 풀겠다는 바람도 좋습니다. 일상을 기록하고 다른 사람과 경험을 나누겠다는 생각도 좋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만큼 글을 쓰는 이유도 각양각색일 것입니다.


글을 써야만 하는 나만의 이유를 찾으세요. 아무도 내게 글을 쓰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내 몸을 의자에 앉히고 어깨를 눌러야 합니다. 이유가 명확해야 오래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제가 처음 글을 쓴 이유는 내 이름으로 된 책을 출판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책을 내려고 했던 이유는 인세 수익을 거두고 강의를 하면서 직장이 아닌 다른 경로로 성공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여느 책 쓰기 학원 광고처럼 출간만 하면 돈방석에 앉는 줄 알았습니다. 아니었습니다. 책을 쓰면 인세를 받고 강의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반드시 책 쓰기에 들인 시간과 노력만큼 보상받는 건 아닙니다.


지금은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좋고, 생각을 가다듬고 공부하는 게 좋아 글을 씁니다. 인세 수익과 강의 기회를 얻는 건 감사한 덤입니다. 책이 대박 나서 직장을 그만둘 정도가 되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괜찮습니다. 글쓰기가 제 삶에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으니까요.


글을 쓰는 이유를 찾아보세요. 애드포스트 수익이 목적이어도 좋고, 공모전에 응모하는 게 목표여도 좋습니다. 목적이 무엇이든, 어떤 종류의 글을 쓰든 환영합니다. 글을 쓰는 이유가 있는 사람은 이유가 없는 사람보다 꾸준하게 글을 쓸 확률이 높습니다.



4. 글벗, 남과 함께 써라.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습니다. 글쓰기는 고독합니다. 혼자서 내 마음 깊숙이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하는 외로운 작업입니다. 혼자서 글을 쓰는 게 익숙해지기 전까지 다른 사람과 함께 글을 쓰는 걸 권합니다.


온, 오프라인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는 직접적인 방법도 좋고, 이웃의 글에 하트와 댓글을 남기며 서로의 글쓰기를 응원하는 간접적인 방법도 좋습니다.


저 역시 이웃의 관심과 응원을 받으며 글을 쓸 힘을 얻습니다. 블로그를 개설하기 전에는 책을 쓸 때만 집중해서 글을 썼지만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글쓰기가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웃 덕분입니다. 누군가가 내 글을 읽어주는 데 감사한 마음이 들고 이 마음이 다시 새 종이와 펜을 꺼내게 만듭니다. 앞서 남에게 내 글을 보여줘라고 권했습니다. 내 글을 보여주고 내 글에 감응하는 사람을 찾았다면 그와 함께 서로의 글쓰기를 응원하세요. 오랫동안 글을 쓸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겁니다.




어른의 글쓰기는 자립입니다. 학창 시절 백일장을 쓰듯 등 떠밀려 쓰는 게 아닙니다.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일렁거려 글을 쓰고,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서 쓰는 것입니다. 자발적인 글쓰기만큼 좋은 글은 없다고 단언합니다.


이렇게 긴 글을 읽었다는 건 글쓰기에 관심을 두고 있거나 이미 글을 쓰고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는 증거입니다.


글쓰기에 관한 관심을 행동으로 옮기고, 행동을 또 다른 행동으로 연결하세요. 글을 쓰면서 내가 모르는 나와 만나고 다른 사람과 눈빛을 교환하세요.


당신의 글을 기다립니다.

당신의 글쓰기, 그리고 꾸준한 글쓰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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