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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F Dec 08. 2022

포스트리트가 뭔데요? 로스쿨 입시에서 실제로 중요한 것

스물아홉의 어쩌다 로스쿨 도전 04

LEET를 끝내고 숨을 돌리고 있었다. 공부는 안 했지만, 일단 당일은 최선을 다하여 봤으니까 휴식이 필요하다. 그러던 중 LEET 시험장 앞에서 받은 전단지를 보게 되었다.


포스트 리트..?


로스쿨에 가기로 결정한 뒤, 블로그 글들을 탐색하며 봤던 단어다. 하지만 무엇인지 정확히는 몰랐다. 전단지에는 포스트리트가 더 중요하며, 설명회를 한다고 적혀있었다. 그래서 그게 뭔데?


핸드폰을 붙잡고 다시 검색을 시작했다. 모든 답은 인터넷에 있다. 원서 접수와 자기소개서 작성, 면접 준비를 통칭 POST LEET라고 일컫는 것 같았다. 학원은 저마다 포스트 리트 패키지를 몇 백만 원에 팔고 있었고, 벌써 매진된 상품도 수두룩 했다. 갑자기 마음이 조급해지고, 두통이 슬며시 올라왔다. LEET만 보면 끝인 줄 알았는데, 이게 시작이었다니! 머리가 핑 돌았다.


로스쿨 입시는 원서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대학 입시 때는 공개된 배치표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모든 정보가 암암리에 거래되는 것 같았다. 나 빼고는 다들 벌써 준비 중인 것 같고, 나만 놀고 있던 것 같았다.


심지어 나는 앞으로 제주도를 거의 일주일 동안 갈 예정이었다. 와중에 퇴사까지 겹치며 점점 정신은 아득해져 갔다.


일단 로스쿨 준비 카페에 가입하고, 정보를 수집했다. 모두가 알지만, 나는 몰랐던 포스트리트는 다음과 같다.


1. 공인 영어점수는 커트만 넘기면 되는 것이 아니라, 고고익선이다. 원서접수일까지 시행되는 모든 토익시험을 보는 사람이 많았다.


2. 자기소개서는 로스쿨 재학생, 현직 변호사, 학원 등의 루트를 통해 첨삭받는 모양이었다. 도무지 끝이 없는 자기소개서 쓰기. 취준하고 이직 준비할 때 쓰는 걸로는 부족했나 보다.


3. 면접은 법학 지식 및 리걸 마인드가 필요하기에 미리미리 강의를 듣거나 스터디를 진행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원서 접수였다. 내가 가진 모든 요소를 엑셀로 작성하고 꼼꼼히 뜯어봐야 한다. 뿐만 아니라 다른 지원자들의 요소도 최대한 감안하여 지원 대학원을 설정하여야 한다. 대학 입시도 그러하듯, 정량 요소가 높다고 더 좋은 입시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강점에 맞는 곳을 잘 골라서 지원하여야 하는 것이다.


잠시 나의 장점을 살펴보았다.


- 학점? 코로나 시국 이후의 학점들과 상대가 안된다. 또한, 천성이 노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굉장한 학점을 보유하고 있다. 학점은 조금 보는 곳으로 가야지.


- LEET? 이건 좀 된다. 리트를 많이 보는 곳으로 가자.


- 자기소개서? 내가 또 사회경력이 있지. 하지만 칼 졸업을 선호하는 학교도 많으니 자만해서는 안된다. 말 그대로 양날의 검인 셈.


- 면접? 이건 일단 자기소개서를 끝낸 이후에 확인하자.


이건 드러나있는 요소들에 불과하다. 로스쿨 입시에선 이외에도 신경 써야 하는 요소들이 있다. 가령, 예비번호가 몇 번까지 도는지, 실제 합격생들의 이런저런 통계는 어떻게 되는지, 입학 전형에 기재된 가시적인 반영 비율 이면의 실질 반영비율은 얼마인지 등등. 이런 모든 요소들을 다각도로 분석하여야 한다.


로스쿨을 간 친한 선배도 없고, 친구도 없는 나로서는 굉장히 난감할 따름이었다. 그래서 그냥 튼튼한 두 다리로 뛰기로 했다. 그 이야기는 다음 편에 풀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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